은행권, 부울경 ‘생산적 금융 시장’ 뜨거운 쟁탈전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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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산업·5극3특 등 성장 잠재력
신한, 서면센터 ‘기업 금융’ 돌입
하나, 특화 중기 대상 밀착 영업
BNK ‘500억 펀드’ 조성 수성전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은 지난 2월 한국벤처투자, 기술보증기금과 동남권 혁신기업 성장 기반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BNK금융그룹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은 지난 2월 한국벤처투자, 기술보증기금과 동남권 혁신기업 성장 기반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BNK금융그룹
신한은행은 지난달 11일 ‘신한SOL클러스터 부산’ 개소식을 열고, 동남권 전략산업을 겨냥한 기업금융 영업에 들어갔다. 부산시 제공 신한은행은 지난달 11일 ‘신한SOL클러스터 부산’ 개소식을 열고, 동남권 전략산업을 겨냥한 기업금융 영업에 들어갔다. 부산시 제공

동남권 전략산업을 둘러싼 은행권의 ‘생산적 금융’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시중은행이 동남권 산업 현장에 특화한 금융 거점을 구축하며 지역 기업금융 시장을 파고드는 가운데, 지역 대표 금융기관인 BNK금융그룹도 지역 밀착 영업망을 앞세워 수성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기업대출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별 공급망을 묶어 금융을 제공하거나 정책금융기관과 연계해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경쟁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향후 동남권 전략산업 성장 과정에서 어느 금융회사가 강점을 잘 활용하고 약점을 보완하느냐가 생산적 금융 선점 경쟁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IB 역량 강점’ 시중은행 공략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부산 부산진구 서면금융센터에 ‘신한SOL클러스터 부산’을 구축하고 동남권 전략산업을 겨냥한 기업금융 영업에 들어갔다. 지난 7월 운영을 시작한 신한SOL클러스터 부산은 지역 산업과 기업별 특성을 분석해 기업 발굴부터 자금 수요 파악, 여신 지원, 정책금융 연계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금융 거점이다.

주요 지원 분야는 조선·방산·함정 유지·보수·정비(MRO)다. 항만·물류 분야까지 지원 범위를 넓혀 대형 조선사와 방산·해운기업 등 앵커기업은 물론 기자재·부품·정비업체 등 협력기업까지 금융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수주·납품 이전 운전자금과 원재료 구매자금, 수출입금융, 설비투자금융 등 성장 단계별 금융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산업별 기업금융 전문가와 본점 기업여신심사부 소속 전문 심사역을 배치해 기업 발굴부터 여신 검토, 정책금융 연계까지 지원한다. 부산·경남 지역 출장소도 확대해 산업 현장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하나은행도 영남영업그룹을 중심으로 부울경 기업과 밀착 영업을 이어가며 기술혁신형 중소기업과 산업단지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정책금융기관과 협업을 바탕으로 특화산업 중소기업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기업금융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3월 부산시·부산상공회의소·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과 ‘부산·영남권 거점기업 육성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기보 52억 원, 신보 100억 원 등 총 152억 원을 출연해 동남권 중소기업에 5056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한다. 이 중 2656억 원에는 2년간 0.6%포인트(P)의 보증료를 지원한다.

■‘네트워크·밀착력 강점’ 부산은행 수성

시중은행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지역 금융시장 수성에 나선 BNK금융그룹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BNK금융은 지난 7월 부산은행·경남은행·BNK캐피탈·BNK벤처투자가 공동 출자한 500억 원 규모의 ‘BNK 생산적금융 전략펀드’를 조성했다. 조선·해양, 항공·우주, 에너지·화학, 방산·모빌리티 등 동남권 전략산업과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그룹 차원의 생산적 금융 플랫폼이다.

지난 4월에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한국수출입은행과 ‘지역 특화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동남권 방산·공급망 분야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LP 성장펀드에 100억 원을 출자했다. 정책금융기관과 지방은행이 협력해 지역 전략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BNK금융은 지난 3월 두산에너빌리티와 친환경 에너지 사업 금융협력을 추진하고, 한국해운협회와도 동남권 해양금융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지역 특화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BNK금융의 강점은 지역 네트워크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지역 기업들과 장기간 거래하며 시중은행이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려운 기업 정보를 축적해왔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은 앵커기업뿐 아니라 기자재·부품·서비스업체 등 공급망 전반에서 금융 수요가 발생하는 만큼 기존 거래 관계가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BNK금융이 대출 확대에 그치지 않고 펀드 출자와 정책금융기관 협업을 통해 동남권 전략산업과 혁신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며 생산적 금융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다. 지역 네트워크와 거래 노하우를 앞세워 기업금융 주도권을 지키려는 전략이다.

■자금 공급 넘어 산업 생태계 선점 경쟁

동남권에서 은행들이 생산적 금융 경쟁에 앞다퉈 뛰어드는 것은 지역 산업 성장으로 금융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조선업 회복과 방산 수출 확대가 이어지는 데다 함정 MRO와 항만·물류 등 연관 산업에서도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 자동차·기계 등 기존 제조업에 항공우주와 미래 모빌리티 등 신산업까지 성장하면 금융권이 공략할 기업의 범위도 넓어진다. 정부가 ‘5극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에 맞춰 생산적 금융 기조를 강조하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 금융권에서는 시중은행이 우량 기업 자금 조달에 강점이 있지만, 자금 역외 유출 방지와 지역 재투자·사회공헌 등 지역 상생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있다고 진단한다. 지방은행은 자본력을 앞세운 시중은행에 맞서 차별화된 특화 금융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자본력과 금융투자 역량, 지방은행의 지역 밀착성과 네트워크를 산업별 전문성과 어떻게 결합하고 어떤 기업·산업 생태계를 선점하느냐가 관건”이라며 “향후 동남권 기업금융의 승패는 단순 대출 규모가 아닌 산업 생태계 선점과 상생 구조 구축에서 갈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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