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이야기] 알면서 못 고치는 식습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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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주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영양팀장 동남권항노화의학회 식품영양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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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식습관은 항노화에서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골고루 먹으며, 가공식품을 피하고 야식을 제한하며 싱겁게 먹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흔히 배 고프지 않은데 야식을 찾거나, 해로운 줄 알면서도 자극적인 음식을 선택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과식하거나 단 음식을 찾기도 한다. 잘못된 식습관이라는 걸 알면서도 왜 우리는 고치지 못하는 것일까?

이 문제는 최근 수십 년간 영양학뿐 아니라 행동과학과 심리학 분야에서도 활발히 다뤄져 왔다. 1990년대 이후 습관 형성 연구가 축적되면서, 식습관은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반복된 행동이 만들어낸 자동화된 습관 패턴에 가깝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의 ‘의지박약’ 때문이 아니라 ‘뇌의 보상회로’와 ‘환경적 요인’의 복잡한 상호작용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프린스턴대 심리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설탕이나 정제 탄수화물, 지방이 든 음식을 섭취한 쥐의 뇌에서는 마약 중독과 유사한 수준의 도파민이 관찰됐다. 뇌는 이 강렬한 즐거움을 기억해 두었다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곤할 때 생존 본능처럼 그 음식을 다시 찾도록 명령하는 것이다. 여기에 현실적인 요인들도 겹친다. 바쁜 일과로 인해 외식 및 배달음식 의존도가 높고, 스트레스는 자극적이고 고칼로리 음식을 찾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억지로 참는 방식에서 벗어나 환경을 바꾸는 실질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더 강한 의지’를 갖는 것이 아니라 ‘자동화된 습관 패턴’을 새로운 방향으로 재설계하는 것이다. 한 번에 모든 습관을 바꾸려 하기 보다 하나의 작은 습관부터 시작하는 것이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 야식을 완전히 끊기보다 ‘주 2회로 줄이기, ‘탄산음료 대신 물 한 잔을 먼저 마시기’처럼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섭취 순서의 변화도 좋다. 전문의들도 식사할 때 채소, 단백질, 탄수화물 순서로 먹으면 포만감이 빨리 느껴져 식사량이 자연스럽게 줄고, 채소와 단백질에 의해 탄수화물 흡수 속도가 늦춰져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감정적 허기와 신체적 허기를 구분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먹고 싶은 충동이 든다면, 먹기 전 잠시 멈추고 진짜 배가 고픈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는 것만으로도 습관적인 무의식적 섭식을 줄일 수 있다. 식사 기록이나 식사 사진 남기기처럼 자신의 패턴을 눈으로 확인하는 습관은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던 행동을 의식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경계해야 할 것은 건강식품이 식사를 대신할 수 있다는 착각이다. 비타민과 오메가3 등은 꼬박 챙기면서 정작 끼니는 라면이나 빵으로 해결하는 것은 건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어리석은 행동이다.

잘못된 식습관을 고치는 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완벽하게 바꾸려는 시도가 실패에 대한 좌절감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이전 습관으로의 회귀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식단이 아니라 꾸준히 개선하려는 노력과 그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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