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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엔해양총회 부산 개최, 글로벌 해양강국 도약 기회로
부산이 해양 분야에서 가장 큰 국제 행사인 유엔(UN)해양총회 개최지로 결정됐다. 해양강국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해양수도 도약을 추진 중인 부산으로서는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글로벌 해양 어젠다 설정을 주도한 유엔해양총회는 해양올림픽이라고 불릴 만큼 큰 상징성과 영향력을 갖고 있다. 특히 유엔해양총회 개최지로 선정되는 것은 그 도시가 글로벌 해양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부산으로서는 이번 개최를 통해 세계 무대에 글로벌 해양도시로서의 진면목을 알릴 절호의 기회를 갖게 된 셈이다. 부산과 우리나라의 위상을 세계에 제대로 선보일 수 있도록 빈틈없는 준비에 나서주길 당부한다.
해양수산부는 10일 제4차 유엔해양총회 개최도시선정위원회를 열어 부산을 개최도시로 선정했다. 이에 앞서 유엔은 지난해 12월 한국과 칠레를 차기 유엔해양총회 공동 개최국으로 결정했다. 제4차 총회는 2028년 6월 중 2주간 개최될 예정이다. 해수부는 이에 따라 그동안 국내 개최지 공모와 서류심사를 진행했다. 이번 공모에는 부산과 제주가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부산은 향후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은 유엔해양총회 준비위원회 의결과 유엔 통보를 거쳐 제4차 총회 공식 개최지로 확정된다. 일찌감치 대대적인 총회 유치 준비를 벌여온 부산시의 발빠른 총력 대응이 결실을 거뒀다는 점에서 무척 고무적이다.
유엔해양총회에는 193개국에 달하는 유엔 회원국과 국제기구, 비정부 기구 관계자 등이 참여한다. 해수부는 제4차 총회에 정상급 국빈 40명 이상, 총 2만여 명이 방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해양경제와 해양오염, 지속가능어업, 기후변화 등 다양한 의제를 다룬다. 해양수산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과 북극항로 문제도 논의한다. 더욱이 격변하는 국제질서를 반영한 새로운 국제 해양협력을 위한 큰 틀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속 가능한 실질적 연대 구축이라는 핵심 메시지를 총회 의제로 설정한 만큼 부산이 글로벌 해양 협력을 상징하는 도시로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최대의 무역항이자 해양 중심지인 부산은 다양한 해양 인프라와 노하우를 갖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해 해수부 부산 이전을 시작으로 실질적인 해양수도로서의 위상을 갖춰가고 있다. HMM 등 해양기업들의 본사 이전도 이어지는 중이다. 북극항로 거점항만 도약을 위한 시범 운항 등도 앞뒀다. 정부도 부산과 울산, 경남 등 동남권을 남부 해양수도권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상황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유엔해양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는 너무도 절실하다. 정부와 부산시는 총회 개최 효과를 극대화하고 대한민국과 부산의 해양 역량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도록 개최 준비에 만전을 기해주길 당부한다.
2026-08-11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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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폭염·가뭄에 낙동강 녹조 창궐, 먹는 물 고통 언제까지
극한 폭염과 가뭄, 복합재난이 덮친 부산·울산·경남에 이번엔 먹는 물 비상이 걸렸다. 8월 들어 낙동강에 녹조를 일으키는 유해 남조류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환경당국 조사에서 지난 3일 매리·물금 지점 유해 남조류가 1mL당 5만 6949세포까지 치솟았다. 전주보다 10배 넘게 뛰며, 조류 경보가 ‘경계’로 상향될 상황이다. 경계는 유해 남조류가 2회 연속 1mL당 1만 세포 이상일 때 내려진다. 지난달 초·중순에 이어 다시 위기다. 상황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부산 취수량 33%를 공급하는 물금취수장도 지난 3일 3만 5005세포이던 유해 남조류가 지난 7일 7만 7603세포로 늘었다. 수치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당장 낙동강에 가 보면 강 전체가 녹조 범벅이다.
올여름 녹조는 낙동강 너머까지 흘러들고 있어 위기감이 더 크다. 지난달 초 경남 양산 원동면 화제리 논과 밭에까지 녹조가 흘러들었다. 회야댐 물을 식수로 쓰는 올산도 초비상이다. 가뭄으로 회야댐 수위가 낮아지면서 낙동강 원수로 충당하고 있는데, 회야정수장 유입 원수에도 유해 남조류가 나왔다. 낙동강 표류수 의존도가 높은 창원은 지난 6월 수돗물에서 냄새 물질이 검출됐다. 창원 수돗물 불안은 한두 번이 아니다. 문제는 올해 낙동강 녹조가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이다. 폭염과 가뭄으로 높은 수온, 풍부한 영양염류, 느린 유속 등 폭발적인 녹조 증식 조건이 갖춰진 것이다.
정부가 세운 대책도 약발이 듣지 않는다. 녹조 사태가 심각해지자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올해 처음 도입한 녹조 계절관리제를 시행,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등 낙동강 하류 4개 보를 순차 개방했지만 그 이후 일부 구간에서 녹조가 더 창궐하는 결과가 나왔다. 보 개방 이후 각 지점 유해 남조류가 적게는 1.4배, 많게는 11배까지 늘었다. 상류 녹조가 하류로 몰리는 역효과도 났다. 폭염과 가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 개방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수위를 낮춰 유속을 높여도 전체 수량이 부족하면 강 전체 냉각 효과가 줄어 녹조가 더 창궐할 수 있다”는 전문가 지적대로다.
이번에 녹조가 원인이 됐지만 부울경 물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사태 후 벌써 30년이 넘었다. 부울경이 분통을 터트리는 것은 한강이 비슷한 상황이라면 이런 땜질식 처방만 반복됐겠느냐는 의구심에 있다. 정부가 올 2월 2030년까지 낙동강 수질을 1등급으로 만들겠다며 대책을 내놨지만 이후 이렇다 할 진척이 없다. 이런 와중에 또 녹조 사태를 겪으니 지역에서 “또 목표만 거창했다”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부울경에 물 문제가 지역의 지속 가능성까지 좌우할 사안이 됐다. 부산과 경남, 경남 내부, 울산과 경북, 대구·경북과 부울경 등 다양한 갈등들이 실타래처럼 얽혔다. 결국 정부의 강한 의지와 갈등 조정 능력에 기대 풀 수밖에 없는 문제다.
2026-08-1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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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차 공공기관 이전 성장 잠재력 높은 지역에 집중해야
수도권에 밀집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정책이다. 2019년 완료된 1차 이전 이후 내년부터 본격화할 2차 이전의 방향성을 놓고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것은 그 때문이다. 아직 2차 이전의 대상과 장소 등이 확정되지 않은 지금은 그 고민의 초점을 제대로 맞춰야 할 시점이다. 초점은 우선 기존에 진행된 1차 이전의 결과와 효과를 분석하는 데부터 맞춰지는 것이 타당할 터이다. 때마침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이에 대한 냉정한 분석을 내놓았다. 그 분석은 공공기관이라는 희소한 자원을 10개 혁신도시로 골고루 나누는 데 주력한 1차 이전의 방향성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파급효과와 혁신도시 거점화 방향’ 보고서에서 공공기관 이전 이후 혁신도시들의 인구 유출입 결과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각 혁신도시들은 2010년대 중반까지 수도권으로부터 인구 순유입이 발생했으나 이후 급감해 3년 전부터는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일자리 창출 면에 있어서도 서비스업 고용 증가만 도드라질 뿐 그 공간적 파급 범위도 혁신도시 소재 읍·면·동으로부터 약 10km를 넘어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 골고루 배치해 놓은 혁신도시들의 산업적·공간적 파급효과에 뚜렷한 한계가 드러났다는 산업연구원의 결론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이 같은 결론을 토대로 산업연구원은 공공기관 이전을 위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안한다. 전국에 흩어놓은 혁신도시들의 공공기관 이전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자원이 너무 분산됐기 때문이므로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산업연구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아예 광역시 등 인프라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 공공기관을 이전해야 인구 유입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유리하다고까지 지적한다. 사회적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곧잘 언급돼 온 ‘선택과 집중’을 공공기관 이전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뜻이라 할 것이다. 공간적 파급효과를 통한 지역 균형발전 효과 극대화를 위해서는 더더욱 이 같은 방향성이 필요해 보인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목적은 전국에 공공기관을 골고루 흩어놓는 것이 아니다. 공공기관이 이전한 혁신도시에 집적경제를 창출해 지속적 성장을 이룸으로써 지역 균형발전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게 목적이다.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혁신도시가 공공기관 밀집의 장점을 내세워 기업 이전이나 신·증설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이는 인프라 접근성이 높고 인력 공급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지역이 아니고선 쉽지 않은 일이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은 이 같은 방향성을 토대로 진행돼야 마땅하다. 아울러 이전 대상지가 되려는 지역도 인프라 조성과 집적경제 창출을 위한 잠재력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2026-08-10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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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버스 하우스'에서 살라니… 2030 청년들 분통 터진다
청년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주거와 일자리 안정이다. 하지만 수도권의 집값은 터무니없이 높고 취업 기회는 갈수록 줄어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혼과 출산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게 대한민국 20~30대의 현실이다. 역대 정권마다 청년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정책 추진을 장담했지만 모두 말뿐이었다. 이재명 정부도 기존 청년 정책 재편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청년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이런 와중에 더불어민주당 3선인 황희 의원이 폐기되는 버스를 주거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청년들에게 제공하자는 충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귀를 의심할 만한 어처구니없는 의견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황희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폐·중고 선박 리모델링 주택 사례를 언급한 뒤 ‘버스 하우스’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그는 “리모델링 비용을 5000만 원 정도만 잡아도 1만 세대면 전체 5000억 수준에 불과하다”며 “청년들이 안정된 주택을 마련하기 전 단계까지 임시 주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충분히 검토할 가치는 있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특히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이 민간 의존도가 매우 높은 관계로 그 속도가 더딜 수 있다”는 점을 의견 제시 이유로 들었는데 이 자체가 여당과 정부의 부동산 정책 민낯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버스 하우스’ 발언 이후 SNS 등에는 “대체 청년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청년이 난민인가” “의원님부터 들어가서 사시라” “청년들은 집 사지 말고 폐기 버스를 수리해서 살라는 이야기 같다”는 등 분통을 터뜨리는 의견들이 이어졌다. 폐기된 버스를 쌓아 올린 인공지능(AI) 이미지도 쏟아져 청년들의 분노를 대변했다. 심지어 같은 당 소속인 김보미 전 강진군 의장도 “본인들은 쾌적한 넓은 집에 살면서 청년에게는 폐버스를 던져주는 내로남불, 생존이 걸린 주거 문제를 고민 없이 툭 던져보는 탁상공론”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민주당 인사는 “해프닝으로 봐달라”고 밝혔는데 너무나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이번 문제의 본질은 정부와 여당이 청년 주거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제대로 된 생활의 터전이다. 여당 중진 의원이 ‘버스 하우스’라는 비정상적인 주거 공간 제공을 아이디어로 제안한 것 자체가 청년 정책 현주소를 내비친 듯해 무척 씁쓸하다. 특히 정부는 지난 3일 부동산 세제개편안 발표 뒤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자 비거주 1주택자 예외 연장, 청년 대출 완화 등을 시사하는 등 국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버스 하우스’ 망발은 청년 주거 문제의 절박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당과 정부는 청년들이 왜 분노하고 있는지 그 이유부터 제대로 직시하길 바란다.
2026-08-10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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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수부 청사 북항 시대, 해양수도권 이끌 구심점 돼야
작은 어촌 마을 항구로 출발해 150년간 역사의 격랑 속에 오늘의 한국을 일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국제무역항이 부산 북항이다. 20년 전부터 항만 기능을 하나둘 부산 신항으로 넘기고, 해양과 대륙을 연결하는 거점 공간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북항은 여전히 대한민국의 해양 관문이다. 해양수산부가 바로 이곳, 북항에 신청사를 짓겠다고 6일 발표했다. 당연한 귀결이며, 밝은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판단이다. 해수부가 동해와 남해가 만나고 대양을 오가는 절묘한 지점에 자리해 ‘남부 해양수도권’을 주도하고, 부산 미래 거점 공간에서 ‘해양수도 부산’을 이뤄나가길 바라마지 않는다.
해수부는 올해 시설 규모를 확정하고 2030년까지 신청사 건립을 완료하기로 했다. 철저한 준비와 신속한 추진으로 해양수도 부산을 상징하는 멋진 건물이 들어서길 기대한다. 당장 이번 결정으로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이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신청사 입지는 북항 1단계 구역 핵심 부지인 복합항만지구(부산 동구 초량동 1270번지 일원)다. 현재 부산국제여객터미널 주차장 자리로 쓰이고 있어 제약도 적다. 여기에 랜드마크 부지 등 1단계 구역의 미 확정 부지들 활용 방안도 빠르게 나오길 바란다. 1단계가 잘 마무리 돼야 2·3단계 개발로 이어져 북항이 제 모습을 갖출 수 있다.
해수부 신청사 입지 결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부산 지자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만큼 높은 기대를 걸었던 이면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속뜻이 있다. 북항을 비롯한 부산에 국가 해양 기능을 집적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해양·항만 유관 기관, 부산해사국제상사법원 등이 빠르게 자리 잡도록 추동하는 동시에 동삼혁신지구 해양수산 연구개발 기관들, 해양진흥공사 등 기존 기관들이 잘 작동할 수 있는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 해양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HMM 등 해운 기업에 더해 수산 대기업도 부산 이전이 가능한지 적극 검토해 주길 바란다.
부산·울산·경남은 ‘남부 해양수도권’이라는 틀로 미래를 열어가기로 방향이 정해졌다. 글로벌 물류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국가 간 경쟁도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부울경의 강점들을 살려 대응하자는 전략이다. 하지만 기존 산업들을 독려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기술까지 더하는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다. 우리 실력을 키워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기회인 북극항로 개척도 경쟁국들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어, 기술 개발, 인력 양성, 국제 협력 등 여러 문제를 동시에 풀어가야 한다. 해수부가 망설임 없이 ‘북항 시대’를 연 것이 남부 해양수도권 구심점이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해수부가 중심에 서고, 부울경과 한 몸이 돼야 한다.
2026-08-07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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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 국립대 전면 무상 교육, 지역 혁신의 씨앗 되길
정부가 내년에 지방 국립대에 입학하는 학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해 사실상 무상 교육을 추진한다. 교육부가 5일 대통령에 보고한 하반기 업무 계획에 따르면 기존 국가장학금을 확대해 등록금을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소요되는 2000억 원의 추가 재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지방 사립대 우수 학생에 대한 지역균형장학금 확대도 함께 검토된다. 이는 국가균형발전의 큰 틀에서 볼 때 시의적절한 조치다.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지 못하면 지역 대학이 무너지고 산업과 지역 공동체도 동반 쇠락한다. 장학금 확대는 악순환을 끊는 출발점이자 지역 재생의 전기가 돼야 한다.
대학을 혁신의 중심축으로 세우려는 시도는 역대 정부에서 꾸준히 이어져 왔다. 노무현 정부의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NURI) 사업이 대표적이다. 대학이 지역 산업의 연구개발을 이끌고, 인재를 양성하며, 지자체와 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이었다. 이 접근법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로 이어졌다. 하지만 수도권이 기업과 일자리, 문화와 교육 자원을 흡수하는 블랙홀 현상은 심화했고 우수 학생의 ‘인서울’ 행렬은 이어졌다. 학생과 인재 유출을 막지 못한 지역에는 결국 소멸의 경고장이 날아들었다. 문제는 대학 중심 지역 혁신을 뒷받침할 산업·일자리·정주 여건이 함께 갖춰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방 국립대 등록금 면제로 수도권 집중이 저절로 완화되지는 않는다. 지방대 졸업생이 지역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정책의 효과가 지속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5극 3특 전략과 3대 메가 프로젝트,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그런 점에서 중요한 기회다. 대학 혁신과 권역별 산업 전략은 긴밀하게 맞물려야 한다. 부산·울산·경남은 해양수산과 항만물류, 조선·기계, 원전과 에너지, 금융, 디지털 산업, 가덕신공항과 북항 재개발 등 지역 성장동력을 대학 교육과 연구에 접목해야 한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대학이 신속하게 길러내고, 졸업생이 지역 기업과 공공기관에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의 안착이 관건이다.
대학 무상 교육은 파격적인 정책이다. 지역의 혁신 생태계 형성을 촉진하는 불씨 역할이 요구된다는 측면에서 ‘반값 등록금’ 같은 복지 정책과 결이 다르다. 따라서 퍼주기식으로 흘러 정원 유지 수단에 그치면 실패다. 지역 산업 기여도와 취업·정착 성과, 산학 협력과 교육 혁신 수준 등 지원 요건을 강화해 긴장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 역내 협업 체제도 성패를 좌우한다. 대학 혁신과 기업 유치, 산업 육성, 일자리, 정주 여건 개선을 묶은 패키지 추진에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 대학을 지역 혁신의 구심점으로 삼자는 구호는 반복됐지만 추세 반전은 역부족이었다. 이번에 실패하면 다음 기회는 없다는 통렬한 각오가 필요하다.
2026-08-0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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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면1번가 '복붙 용역'으로 상권 활성화 되겠나
부산 부산진구 서면1번가 자율상권구역은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부와 부산시가 주관한 ‘2027년 상권 활성화 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 이 구역은 서면로68번길과 신천대로62번길 일원으로 직선거리 약 730m 규모의 전형적인 중심 상업지역이다. 부산진구는 이번 사업 공모를 통해 총 7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으며, 내년부터 2031년까지 최대 5년간 상권 특성에 맞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빛거리 및 특화거리 조성, 빈 점포 활용 사업, 축제 개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포함된다. 하지만 서면1번가 활성화를 위한 용역 결과와 사업 선정 근거가 부실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부산진구는 지난해 8월 ‘자율상권구역 지정 및 상권 활성화 종합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해 올해 3월 마무리했다. 부산진구의회는 사업 의견 청취를 통해 이 용역이 같은 업체가 금정구에서 수행했던 용역 결과 보고서 내용과 틀을 그대로 가져와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연구 개요, 사례 분석 등 금정구 상권 활성화 종합계획 수립 연구와 중복되거나 일부 유사성이 있다는 것이다. 부산진구의 행정 현황을 설명하는 단원에는 금정구의 새 ‘까치’가 버젓이 나온다. 보고서 일부에는 ‘부산진구’ 대신 ‘금정구’라는 표현이 나와 ‘복붙 용역’ 논란도 인다. 부산진구가 용역 보고서 내용도 제대로 검수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서면1번가 일원이 상권 활성화 사업대상지에 선정된 데 대한 타당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용역이 시작된 지난해 8월 당시 서면1번가 자율상권구역은 미지정 상태였다고 한다. 이때 상인, 임대인, 토지주 등으로부터 자율상권구역 지정 동의 접수를 받았고, 용역이 종료된 올 3월 자율상권구역 지정 승인을 받았다. 전포카페거리, 서면 만취길 등 부산진구 타 상권과 객관적 비교·분석 없이 초기 단계부터 서면1번가를 사업대상지로 사전 지정했다는 것이다. 상권 쇠퇴 근거로 제시한 사업체 감소 현황도 서면1번가 통계가 아니라 부전2동 전체여서 자료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상황이 이러니 용역 타당성과 사업 선정 근거에 대한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침체한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예산을 지원하는 ‘상권 활성화 사업’은 2024년 시작됐다. 부산에선 동구와 남구가 2024년 선정됐고, 지난해에는 금정구, 사하구, 기장군이 뽑혔다. 부산진구가 올해 선정되면서 젊음의 거리, 전포카페거리 등 인근 상권에 비해 유동인구가 감소해 침체한 서면1번가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용역 보고서에 대한 부실한 감수와 사업대상지 추진 절차의 행정적 하자 등 논란으로 사업의 부실이 우려된다. 부산진구는 사업 추진의 밑그림이 될 용역을 제대로 검수하고 행정적 절차에 대한 타당성을 입증해 이를 해소해야 한다.
2026-08-06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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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범천기지창 현실성 없는 용역, 지역에는 기회비용
부산 숙원 사업 중 하나인 부산진구 범천동 철도차량정비단 이전 개발 사업(이하 범천기지창 사업)이 언제 다시 본궤도로 돌아올지 모르는 위기에 놓였다. 코레일이 해당 사업 계획 재검토 용역에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2020년 6월 예비타당성 조사에 통과한 이 사업이 기존 조사 기한 경과로 계획을 다시 짜야 할 상황이다. 6년 넘도록 사업 진척 없이 희망고문만 한 꼴이다. 앞으로 사업 재검토, 예타 등에 18개월이 더 필요하다. 기간 내 개발 방향이 잡힌다고 해도 사업자 공모 등도 다시 진행해야 한다. 두 기관은 사업 가능성을 높인다는 이유를 내밀지만, 애초에 계획을 잘 세웠다면 맞딱뜨리지 않았을 상황이다.
범천기지창 이전은 시민의 힘으로 얻어낸 결과다. 1904년 현 위치에 들어선 범천기지창은 도시가 발달하면서 부산 중심부 동서 단절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급기야 2007년 부산진구가 국토부에 이전을 요청하면서 시작된 일이 100만 국민서명운동 등 범시민운동으로 이어졌고, 결국 정부 호응을 이끌어냈다. 부산시 등도 기회 있을 때마다 ‘부산형 판교’ ‘4차 산업 공간’ 등 홍보에 열을 올렸다. 실상은 달랐다. 땅값 등 초기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하는 사업 구조 탓에 나서는 사업자가 없었고 사업 계획도 바뀌었다. 처음에 전체 부지 중 9%선이던 주거 비율이 나중에 30%로 뛰었다. 최근엔 40%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부산 숙원 사업 지연 사례들이 번번이 중앙부처 공공기관이 관여한 사업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는 화가 치밀 지경이다. 행정력 낭비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부산 도시 경쟁력마저 좌우되고 있는 것이다. 부산항만공사(BPA)가 주도하는 북항 랜드마크 부지 개발도 범천기지창 사업과 데칼코마니다. BPA는 수십억 원을 들여 수차례 연구용역을 진행하고도 실행 가능한 개발 모델을 제시하지 못했다. 민간 사업자 찾기에 잇따라 실패하고는 또다시 10억 원이 넘는 타당성 검토 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 코레일과 BPA 모두 구체적 사업 계획을 제시하지 못한 채 검토와 분석으로 시간만 보내고 있다. 시민보다 기관 이해와 책임 모면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 아니겠나.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은 부산 숙원 사업의 거듭된 차질이 부산 미래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방 시대를 선언한 정부가 ‘5극3특’ 전략,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지방을 살리기 위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지방엔 다시 없을 기회이고, 지방정부마다 경쟁에 이길 묘안을 짜느라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도 광주 군 공항 부지가 있어 800조 원대 메가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었다. 부산은 도심에 가용한 부지를 때 맞춰 조성만 했더라도 엄청나게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었다. 부산의 50년, 100년 도시 경쟁력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가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하나둘 지워질 판이어서 답답하기만 하다.
2026-08-06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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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수부 산하기관, 2차 공공기관 이전과 연계하면 안 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부산 타운홀미팅과 올해 바다의날 기념식 등에서 수차례에 걸쳐 강조한 내용이 있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따른 후속 조치로 산하기관과 관련 공공기관, 출자·출연 기관을 최대한 빨리 부산으로 옮기겠다는 언급이 그것이다. 그동안 숱하게 필요성이 제기돼 왔던 해수부 부산 이전이 실현된 이후 대통령의 언급에 따른 관련 기관 부산 이전은 당연히 신속하게 진행되리라 여겼던 것이 이 지역 민심이었다. 하지만 차일피일 미뤄지던 해수부 산하기관 이전은 최근 정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로드맵 포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믿었던 지역민으로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을 지경이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지난 3일 〈부산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해수부 산하기관들은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에 맞춰 부산으로 함께 가는 방향이 거의 정리됐다”고 말했다. 전 시장은 이들 기관 이전 시점을 그렇게 정리한 것은 다른 공공기관들이 먼저 이전한 해수부 산하기관처럼 지원해 달라며 벌어질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들 기관의 이전은 해수부가 부산으로 이전한 만큼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봐야 하며 2차 공공기관 이전 때는 ‘플러스 알파’의 유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심지어 해당 기관 이전은 해수부 부산 이전에 따른 후속 국정과제로까지 규정한다.
다른 공공기관들이 해수부 산하기관 이전에 따른 지원만큼 지원을 요구함에 따른 혼란 우려도 법적으로는 이미 정리돼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제정돼 올해 6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부산 해양수도 이전 기관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존재가 그 이유다. 해당 법은 해수부와 관련 기관 부산 이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이전 기관의 원활한 이주와 안정적 정착을 위한 지원 근거 마련을 제정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지원 대상과 지원 방법을 명시해 놓은 특별법까지 존재하는 이상 지원에 따른 혼란이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전 대상 기관의 이전 지연이 오히려 혼란을 더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는 형국이다.
최근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내용으로 하는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놀라운 속도전을 보여준 바 있다. 메가 프로젝트 발표 직후 해당 부지까지 확정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실행력이라는 평가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도 초대형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같은 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의지를 표명해 온 과제가 ‘해양수도 부산 구축을 통한 해양강국 대한민국 실현’이었다. 해양수도의 토대가 될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허공에 뜬 모양새가 된 지금 해수부 산하기관 이전까지 2차 공공기관 이전과 연계하려 한다면 정부는 ‘선택적 의지’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터이다.
2026-08-05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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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막 내리는 70년 검찰 수사 시대, 부작용 뒷감당은 국민 몫
정부는 4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검사의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공포안을 심의·의결했다. 국민의힘은 피해자 보호 등을 이유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압박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수사·기소 분리는 비정상적 형사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 출발”이라면서 “국민의 삶을 더욱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모든 권력기관은 예외 없이 국민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말했다. 형소법 개정안은 공포 절차를 거쳐 오는 10월 2일부터 시행된다. 수사 주체를 경찰로 일원화하고 검사는 공소제기와 유지만 담당함으로써 70년 검찰 수사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형사소송법을 놓고 많은 이견이 있지만 위헌, 국익 위배 등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 수사권 독점과 비대화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관련 법령과 제도 정비 등 후속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형소법 개정안의 부작용을 인식하면서도 거부권을 쓰지 않은 것은 이율배반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3일 “이렇게 빛의 속도로 형사소송법이 개정된 것은 처음”이라며 “부작용이 생긴다면 빨리 고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의를 표명하며 발을 뺀 모습은 책임 있는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다.
형소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야권은 강력 반발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은 본인의 퇴임 후 안전보장을 위해 국민의 안전을 팔아넘겼다”고 비판했다. 국힘은 개정안이 헌법에 명시된 검사의 영장 청구권을 침해한다며 권한쟁의심판과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이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가명) 씨와 긴급 간담회를 열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거부로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지옥문이 열렸다”고 했다. 김 씨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국가 폭력’으로 규정했다. 형소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야권과 피해자들의 우려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국무회의 의결 직후 ‘검찰 개혁의 전환점’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기소와 수사를 기형적으로 단절한 형사사법 체계가 어떤 후폭풍을 불러올지 국민들은 우려할 수밖에 없다. 경찰 수사가 부실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경우 검사가 추가 증거를 확보해 사건을 바로잡아 온 것이 보완수사의 주요 기능이었다. 그 통로가 사라지면 수사 실패의 비용은 피해자에게 돌아간다. 정부와 여당은 10월 2일 시행 전에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형소법을 다시 손봐야 한다. 국가가 국민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끝까지 수사할 의무를 없앤다면, 그 부작용의 뒷감당은 오로지 국민 몫이다.
2026-08-05 [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