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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덕신공항이 항공 물류 거점 돼야 트라이포트 완성된다
남부권 대표 공항이 될 가덕신공항을 진정한 수요자 중심 공항으로 만들기 위한 발걸음이 분주하다. 그 발걸음은 현재 인천국제공항이 독점하고 있는 항공 물류 시장에 내는 도전장이 시발점이 될 듯하다. 이 같은 도전은 가덕신공항에서 육상과 항만, 항공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복합 운송체계를 마련하겠다는 트라이포트 전략에도 부합하는 움직임이다. 부산시가 팔을 걷고 나선 이번 도전은 단순히 새로 생기는 신공항 하나의 전략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특정 공항에 집중된 국내 항공 물류의 취약점을 극복하고 국가 전체의 물류 시스템을 재편할 수 있을 진정한 물류 허브 구축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이고 있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부산시는 가덕신공항 항공물류 거점 구축 실행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이달 시작했다. 시청 발주 용역으로는 이례적으로 긴 기간인 18개월로 잡힌 해당 용역은 단순한 공항 인프라 개발이 목표가 아니다. 한 해 국내 항공 수출입 화물 291만 톤 중 99%가 넘는 물량인 288만 톤을 인천국제공항이 처리하는 항공물류 시장 재편을 위한 실행 전략 수립이 목표다. 현재 김해국제공항이 처리하는 항공화물은 연간 1만2000톤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같은 항공물류 독점구조를 방치한다면 가덕신공항이 개항을 하더라도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시는 일단 가덕신공항 개항 시점에 맞춰 동남권 항공 물류 수요부터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동남권에서 항공편을 통해 화물을 옮길 인프라가 부족해 마지못해 인천을 이용하는 수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역 기업 입장에서는 물류비 부담이 크고 시간 손실도 상당할 것인 만큼 이는 타당한 시도다. 이와 함께 유사시 발생할 수 있는 극단적 인천국제공항 항공 화물 집중의 폐해를 지적하고 안전을 담보할 물류체계 분산의 이점을 내세우는 전략도 병행할 듯하다. 항공 물류의 대부분이 반도체·전자부품·전자상거래·바이오 등 고부가가치 화물인 점을 감안하면 화주들에게 상당히 어필할 수 있을 논리로 보인다.
이번 용역은 활주로나 터미널 등 공급 인프라 중심이던 가덕신공항 관련 논의가 화주나 물류기업 등 수요자 중심 전략으로 전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시도들이 인천국제공항의 항공 물류 처리 물량을 빼돌리는 수준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점이다. 제로섬 게임에 가까운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에 새 물동량 창출과 함께 국가 전체 물류 병목 현상을 선제적으로 푼다는 목표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항만-항공 환적 인프라 등 트라이포트 인프라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 가덕신공항을 항공 물류 거점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트라이포트 완성을 위한 마지막 방점이 될 수 있다.
2026-05-19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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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외버스 컨테이너 정류소,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의 민낯
지난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364만 명으로 공식 집계 이후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 부산의 거리는 유럽과 동남아, 중국 등에서 찾은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국내 관광객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부산은 명실상부한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다시 찾고 싶은 부산’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반 시설 정비도 필요하다. 그중 가장 시급한 것은 시외버스 교통 인프라라는 지적이다. 시외버스는 부산과 다른 도시를 촘촘하게 연결하는 실핏줄 역할을 한다. 하지만 관광객이 즐겨 찾는 해운대의 경우 아직까지 컨테이너로 된 시외버스정류소를 운용한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부산의 관문인 시외버스 정류소들이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의 경우 컨테이너 가건물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가건물엔 승객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변변한 편의 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부산 관광 1번지로 꼽히는 해운대의 모습이라고 믿기 어려운 지경이다. 이 터미널은 부산에 숙소를 정한 뒤 울산과 대구, 경주 등 인접 도시를 관광하려는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들도 다수 이용한다. 이 정류장 운영 업체는 부지 임차 계약 만료로 지난달 인근 아파트 상가로 이전을 추진했지만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부산시가 앞장서 하루빨리 현명한 해결책을 찾기 바란다.
문제는 부산시와 경남도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시는 여객자동차법상 시외버스 운영 관련 인허가권이 경남도 등 인접 도지사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남도는 “정류소 이전은 의견 조회를 거치는 등 부산시와 충분히 협의하기 때문에 사실상 부산시 관할”이라고 말했다. 시외버스 정책이 사실상 행정 사각지대에 방치됐다는 비난을 사는 것도 이런 이유다. 더욱이 2001년 동래구에서 금정구 노포동으로 옮긴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은 접근성이 떨어져 25년째 부산 시외버스 거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부산시가 여전히 법적 권한 유무만 따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와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의 실태는 부산시가 시외버스 인프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여실하게 드러낸다. 민간이 운영하더라도 시외버스는 공공재적인 성격이 강하다. 관광객과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면 시가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는 것이 마땅하다. 더욱이 사실상 터미널 역할을 하는 해운대시외버스정류소를 컨테이너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글로벌 허브도시와 관광도시 도약을 꿈꾸는 부산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친다. 지금은 부산의 기존 시외버스 인프라 정책을 철저하게 점검할 시점이다. 부산시가 해운대권 거점 조성과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의 역할 재설정 등을 서둘러주길 당부한다.
2026-05-19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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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전자 긴급조정권 발동 전 노사 대화로 협상 타결해야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사흘 앞둔 18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앞서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에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대국민담화에서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해외 출장 중이던 이재용 회장도 귀국 직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직접 대화와 타협을 호소했다. 정부와 기업 모두 이번 파업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을 드러낸 셈이다.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그만큼 상황을 국가 경제 차원의 위기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긴급조정권은 발동 즉시 30일간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지난 21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사용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한국 수출과 반도체 산업의 핵심 축이다.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35% 안팎을 차지하고 삼성전자는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25% 이상을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18일간 총파업이 현실화돼 생산라인이 전면 중단될 경우 직간접 손실 규모가 최대 100조 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삼성전자 파업은 단지 한 회사의 노사 갈등을 넘어 한국 경제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단 얘기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실제 세계 시장도 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생산라인이 흔들리면 경쟁국에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홍콩의 한 언론은 삼성전자 파업 가능성을 두고 “중국 반도체 업체들에 역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이미 중국의 추격이 거센 상황에서 생산 차질까지 현실화하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이 자칫 중국과 대만에 빼앗길 수 있다는 경고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잃는 순간 한국 반도체 산업은 단순한 ‘2등 추락’이 아니라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결국 핵심은 정부의 압박이나 노조의 강경 대응이 아니라 교섭 테이블이다. 삼성전자 파업 사태의 해법도 강제 개입보다 노사 간 대화와 타협에서 찾아야 한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과 노동권 보장은 어느 한쪽만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긴급조정권은 법적으로 가능하더라도 노사정 관계에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 다행인 것은 파국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측은 노조 요구를 받아들여 교섭대표를 교체했고 노조도 기존 대표의 참관을 수용하며 한발 물러섰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강 대 강 대치가 아니라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지켜내는 일이다. 18일 중노위 조정이 극한 충돌을 막아낼 마지막 대화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
2026-05-18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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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사청 방산혁신클러스터 선정, 남부권 MRO 산업화 기회
방위사업청의 미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기반 구축 공모에 부산·울산·경남·전남이 선정된 것은 지역 산업 구조 전환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세계 조선업은 친환경 규제 강화와 중국의 저가 공세,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상선만으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군함 MRO는 단순 정비를 넘어 첨단 전자·AI(인공지능)·사이버보안·정밀 부품 기술 적용이 필수적인 분야다. 우수한 제조 역량과 경험을 축적한 한국으로서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어 좋은 기회다. 선박 건조와 수리, 기자재 산업 기반이 집적된 남부권이야말로 첨단 방산 서비스 산업의 메카로 도약할 수 있는 최적지라 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은 부산·울산·경남·전남이 컨소시엄을 꾸려 진행되는 초광역 협력 프로젝트라는 특징이 있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방산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490억 원(국비 245억 원, 지방비 245억 원)을 투입한다. 부산 영도와 사하 일대 수리조선업체, 창원의 방산 제조업체, 울산의 스마트 조선 역량이 산업벨트로 연결돼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특히 함정 MRO 시장을 놓고 미국과 유럽의 대형 방산업체 간 격돌이 시작된 상황에서 국가 경쟁력 확보는 최우선 과제다. 조선업 기반의 동남권 산업 지형을 미래 방위산업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국가 전략의 재편 방향성을 분명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방산혁신클러스터 선정은 동남권 제조업 재도약의 기회이자 시험대다. 관건은 지역별 이해관계에 갇히지 않고, 각자의 강점을 살리되 서로 보완하면서 협력하는 것이다. 부산시는 강서구 일원에 ‘함정 MRO 방산 품질인증센터’를 구축하고, AI 기반 MRO용 비파괴검사 로봇 개발, 미 해군 함정 정비 자격(MSRA) 컨설팅을 추진한다. 울산은 울산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MRO 인력양성센터’를 구축하고 AI·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스마트 정비 기술과 전문 인력 양성 분야에 주력한다. 경남 창원·거제·통영·고성은 공동으로 함정 MRO 보안·방산 수출 지원 등 과제를 수행할 계획이다.
지역 산업 구조 전환과 국가 방산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이루려면 단기적 성과와 시설 구축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 지역 중소기업들이 공급망에 참여하고 자체 기술력과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산학연 연계와 장기 인력 양성 전략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국가 산업 전략을 분명히 세우고 이를 초광역 협력체를 통해 구현되도록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성이 높은 로드맵을 짜야 한다. 나아가 장기적 안목의 국가 투자 계획도 필수적이다. 해외 함정 MRO 시장 진출과 외교적 수주 지원까지 국가 차원의 전략이 뒷받침될 때 남부권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방산 클러스터로 성장할 수 있다.
2026-05-1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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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정·도정 심판 vs 정권 심판… 막 오른 지선 유권자 선택은
6·3 지방선거 후보 등록이 14일부터 일제히 시작되면서 전국이 본격적인 선거 국면으로 들어갔다. 이번 지선 최대 접전지이자 향후 정치질서 재편에 분수령이 될 부울경의 여야 후보들도 진검승부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는 지방 권력 재편을 넘어 출범 1년을 맞은 이재명 정부에 대한 첫 전국 단위 민심 평가라는 점에서 정치적 함의가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와 함께 출범한 지방권력을 심판해야 한다”고 외치고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고 맞선다. 여야 모두 ‘심판’을 말하지만 정작 선거판은 중앙 정치 대결 양상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하지만 부울경 유권자가 보고 싶은 것은 누가 더 지역을 책임질 준비가 돼 있느냐일 것이다.
부산시장 선거만 봐도 심판론은 선명하다. 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후보 등록 직후 “성과 없고 공허한 박형준 시정을 멈춰야 한다”며 “현 정부와 발맞춰 해양수도 부산 비전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북항 재개발과 글로벌법, 산업은행 이전 등이 지지부진했다는 점을 내세워 시정 심판론을 전면에 띄운 것이다. 반면 국힘의 박형준 후보는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고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겠다”고 맞섰다. 두 후보 모두 지역 공약보다 정치적 상징성을 앞세웠다는 점은 이번 선거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부산이 지선 격전지를 넘어 여야 정치 대결의 바로미터로 떠오른 셈이다.
경남에서는 박완수 국힘 후보와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맞붙고, 울산에서는 김두겸 국힘 후보와 민주·진보 진영 단일화 논의가 맞물리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지역 역시 지역 발전보다 진영 결집 메시지가 더 두드러진다. 실제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개별 공약보다 심판론이 더 자주 거론된다. 민주당은 ‘윤석열 키즈’ 프레임을 내세워 “중앙정부와 협력할 지역 일꾼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국힘은 “지방권력까지 내주면 견제 장치가 사라진다”고 맞선다. 전문가들이 이번 선거를 후보 경쟁보다 정당 대결 성격이 강한 선거로 보는 이유다. 문제는 이런 구도 속에서 정작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정책 경쟁이 뒤로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일까지 20일도 채 남지 않은 만큼 여야의 심판론 공세는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날 후보 등록 현장에서 더 크게 부각된 것은 청년 일자리와 산업 경쟁력, 교통·주거 같은 생활 현안보다 정치적 대립 구호였다. 부산의 산은 이전과 글로벌법, 경남의 우주항공·방산 산업 전략, 울산의 산업 전환 위기 같은 과제는 중앙 정부와의 친소 관계가 아니라 지역의 실행력과 전략이 성패를 좌우할 문제들이다. 이런 현안들이 정쟁에 의해 뒷전으로 밀려나선 안 된다. 이번 지선에서 부울경 유권자들의 한 표는 단순한 찬반을 넘어 지역의 다음 4년을 결정하게 된다. 지역 유권자 선택에 부울경의 운명이 달렸다.
2026-05-15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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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팬스타 북극항로 첫발, 넘어야 할 경제·외교적 파고 높다
부산의 향토기업이자 대표적인 해운선사인 팬스타그룹이 정부의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나설 전망이다. 팬스타그룹은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한국해운협회가 최근 주관한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사 선정 공고’에 단독 신청했다. 팬스타그룹은 최종 확정 통보를 받게 되면 15일 협약을 체결한다. 북극항로 시범운항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북극항로 개척을 통한 신무역로 선점’ 이행을 위해 극지 환경에서 선박 운항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 목적이다. 시범운항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2030년 상업운항 시대를 연다는 게 정부의 청사진이다. 부산항에서 출발하는 첫 북극항로 개척에 지역 해운기업이 도전한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팬스타그룹은 부산항을 기점으로 여객과 화물을 동시에 운송하는 종합 해운물류 기업이다. 팬스타그룹은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사로 참여하기 위해 면밀한 준비를 진행해 왔다. 오는 9월 시범사업에 투입할 선박으로 내빙등급을 보유한 선박 2척을 매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또 3000TEU급 컨테이너 선박을 북극항로에 띄우는 것이 공모의 목표였던 만큼, 팬스타그룹은 해수부·해진공·해운협회로 구성된 ‘북극항로 활성화 민관협의회’의 지원을 받아 화물 확보에 나선다고 한다. 해수부가 선제적으로 1000TEU가량의 북극항로 화물 수요를 파악한 상황이어서 철강, 자동차 부품 등 부가가치가 높은 화물을 자체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팬스타그룹이 북극항로 개척을 위해 첫발을 내딛게 됐지만, 이제 험난한 길을 마주해야 한다. 경제·외교적 파고가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당장은 북극 얼음이 녹는 7~10월에만 열리는 항로를 부정기적으로 운항해야 해서 안정적인 화물 확보가 큰 과제다. 극지 운항 경험이 있는 선원 확보도 부담이다. 북극항로는 부산항에서 출발해 베링해협과 러시아 연안의 북극해를 통과한 뒤 유럽으로 향하는 북동항로와 미국으로 들어가는 북서항로로 나뉜다. 특히, 북동항로는 러시아가 운항 허가와 항로 관리 권한을 쥐고 있다. 미국과 EU의 러시아 제재 기조, 북극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전략적 이해관계도 얽혀 있어 정부 차원의 러시아 협력 체계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
공급망 불안과 에너지 안보 위기가 상시화된 글로벌 정세에서 북극항로는 해상 운송로를 넘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새로운 전략 자산이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그 중요성은 더 커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팬스타그룹의 도전은 부산이 북극항로 개척의 거점으로 도약할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나아가 북극항로는 동남권과 남부권을 유기적 경제권으로 연결하는 해양 수도권 구축의 핵심 동력이기도 하다. 북극항로 시범운항이 상업운항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북극항로 활성화 민관협의회를 중심으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26-05-1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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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산시장 블라인드 오디션, 정책 선거 활성화 계기로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아쉬움 가운데 하나는 지역 현안보다 중앙 정치 이슈가 선거판을 삼킨다는 점이다. 도시의 미래를 논해야 할 선거가 어느 순간 정당 대결과 정치 공방, 진영 논리에 매몰되면서 정작 시민 삶과 직결된 정책이나 검증은 되레 뒷전으로 밀려나곤 했다. 그런 점에서 〈부산일보〉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마련한 ‘부산시장 블라인드 정책 오디션’은 의미 있는 시도라 할 만하다. 후보 이름과 정당을 가린 채 정책 답변만으로 평가한 이번 기획은 유권자에게 정책 중심 선택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부산의 미래를 놓고 어떤 비전과 실행력을 가졌는지 시민이 직접 비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첫 검증 대상이 된 금융·일자리·해양수도·공공기관 이전 등 경제 분야에서 두 후보는 비교적 선명한 차별성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북항 공공SPC 추진, 시장 직속 부산 세일즈단 설치 등 현실적 실행 방안을 구체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산업은행 이전과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을 축으로 부산을 세계 해양데이터 허브 도시로 만들겠다는 큰 그림을 제시했다. 특히 ‘공항에서 북항까지 20분 시대’ 같은 시민 체감형 비전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북항 개발과 공공기관 이전 전략에서도 두 후보는 각각 실행력과 비전이라는 서로 다른 강점을 보였다.
정책 평가단은 “두 후보 모두 임기 내 달성 목표와 단계별 추진 일정 등 정량적 로드맵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평가 결과는 25점 만점에 전재수 후보 18.25점, 박형준 후보 17.25점이었다. 점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이 두 후보의 도시 비전과 정책 역량을 가늠할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다. 다만 아쉬운 건 이런 정책 경쟁이 실제 토론에서는 충분히 이어지지 못한 점이다. 지난 12일 열린 방송 토론에서 두 후보는 정책 대결보다 “까르띠에 시계 받았나” “엘시티 왜 안 팔았나”와 같은 상대 흠집 내기에 가까운 네거티브 공방을 벌였다. 지금 부산은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등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럴 때일수록 후보에게 요구되는 것은 실질적인 정책과 해법 경쟁이다.
이번 블라인드 정책 오디션은 무기명 검증 방식 속에서도 유권자들이 두 후보의 시정 철학과 정책 방향을 분명하게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지역 유권자들은 이를 통해 부산의 미래를 비교할 기준을 얻게 됐다. 앞으로 두 차례 추가 정책 오디션도 예정된 만큼 남은 검증 과정에서는 부산 현안을 얼마나 현실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가량 남은 선거 기간, 후보들은 보다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유권자들은 그 실현 가능성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이번 시도가 정당과 진영 중심 선거를 넘어 비전과 실행력을 겨루는 정책 선거 활성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2026-05-14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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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전자 파업 초읽기… 국가 경제 흔들 파국 막아야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2차 사후조정 회의가 13일 새벽 끝내 결렬됐다. 노사는 지난 12일부터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17시간 마라톤 협의를 벌였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현재 연봉의 50%로 제한된 성과급 상한 역시 영구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사 측은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체계를 유지하면서 호실적 시 특별보상을 추가 지급하는 유연한 방식을 제안했다. 중노위는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며 협의를 지원했지만, 양측 주장의 간극이 크고 노조에서 사후조정 중단을 요청해 이를 받아들였다. 중노위 중재가 무산되면서 오는 21일로 예고된 삼성전자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가게 됐다.
현재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상 인원은 5만여 명에 이른다. 만약 21일부터 18일간 파업이 현실화한다면 반도체 생산 가동 중단 등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만 40조 원으로 추산된다. 1700여 개에 이르는 소재·부품·장비 협력사 피해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충격, 국내 주가 하락까지 고려하면 피해가 무려 10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번 노사 갈등이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국면과 맞물린 상황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파급력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 글로벌 고객사 이탈과 공급망 훼손 등으로 이어진다면 반도체 산업의 근간을 뒤흔들 리스크가 될 수 있어 더욱 우려스럽다.
총파업 위기가 고조되자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긴급조정권은 쟁의행위가 국민의 일상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노동부 장관이 발동하는 예외적 조정 절차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되고, 중노위 조정과 중재 절차가 진행된다. 긴급조정권 발동 시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과 정면충돌할 여지가 크고 노동계 반발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과 김민석 국무총리가 13일 노사 간 대화가 우선이란 입장을 밝힌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 노사도 마지막 협상의 여지는 남겨 놓은 만큼, 물밑 대화를 통해 이견을 좁혀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 파업은 한 회사의 노사 갈등을 넘어 국가 경제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은 한국 수출의 35%를 차지하고, 경제성장률 기여도도 막대하다. 특히 삼성전자는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25%를 웃도는 만큼 파업 시 자본시장에 엄청난 충격파를 던질 수 있다. 엄중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 정부는 삼성전자 사태가 파국에 이르지 않도록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야 한다. 삼성전자 노사도 상생의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멈춰선 안 된다. 모처럼 찾아온 반도체 훈풍으로 절대 호기를 맞은 국가 경제의 근간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모두가 합심해 난국을 넘어서야 할 때다.
2026-05-14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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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LH 쪼개기' 논란 경남 이전 효과 희석 의도 우려스럽다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원화를 본격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본사 소재지인 경남 진주시 지역사회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와 맞물리면서 최대 쟁점으로 부각한 상태다. 이원화는 LH 조직 구조를 개편해 두 개로 쪼개는 것이다. 이번 구조 개혁은 160조 원에 달하는 LH 부채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로 진행 중이다. 문제는 쪼개진 조직 중 하나가 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진주를 떠날 우려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지역 사회는 그동안 온갖 그럴듯한 명분을 대면서 결국 수도권으로 다시 회귀한 지방 이전 공기업 등의 사례를 재현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며 결사 반대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LH는 6개월째 공석인 사장 재공모를 통해 빠르면 상반기 내에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사장 취임을 기점으로 이원화 문제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번 이원화는 지난해 말 이재명 대통령이 LH 부채 비율을 문제 삼으면서 촉발됐다. 국토교통부와 LH개혁위원회는 현재 LH를 토지주택개발공사와 비축공사로 이원화하는 개편안을 검토 중이다. 비축공사가 부채를 담당하고 토지주택개발공사에 LH 주요 사업을 맡기는 구조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2021년 LH 임직원의 신도시 투기가 사회문제화됐을 때도 재발 방지책의 일환으로 쪼개기를 추진했다가 시민 반발 때문에 원점 재검토를 선언했다.
2021년에 이어 LH 쪼개기가 또 시도되는 것은 지역 사회에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2021년 당시 진주의 거의 모든 단체들이 1년 3개월 동안 정부안을 반대하는 국회 앞 시위 등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당시 지역 사회는 진주혁신도시와 지역 경제 핵심 축인 LH를 쪼갤 경우 본사 기능 약화에 따른 진주 혁신도시 위상 추락, 지역 경제 침체, 지역 인재 채용 감소, 상권 위축 등이 불가피해진다고 밝혔다. 그 뒤 4년여 시간이 지나 다시 불거진 LH 이원화 전망에 대한 지역의 우려는 당시와 동일하다. 더욱이 2021년 당시 LH 문제로 지역이 엄청난 홍역을 치른 것을 알면서도 사태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자 불쾌감마저 호소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수도권 일극화 때문에 엄청난 기회비용을 치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역 균형발전을 주요 국정정책으로 꼽고 2차 공공기관 이전 등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지역과 숙의를 거치지 않은 LH 쪼개기가 다시 추진될 경우 청와대와 정부 진심에 대한 의구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국토부와 LH가 구조 개편을 추진할 경우엔 하루빨리 로드맵부터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여기엔 본사 기능을 유지할 충분한 대안과 자회사 소재지를 진주로 하겠다는 약속 등을 담아야 한다. 정부와 LH가 지역 균형발전 원칙과 LH 이전 효과를 훼손치 말아 달라는 진주와 경남 지역 사회의 우려와 분노를 감안한 현명한 답을 내놓길 촉구한다.
2026-05-13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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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산 도심 재생의 핵심 축 '동천 살리기'에 지혜 모아야
부산 국제금융단지를 휘돌아 북항으로 이어지는 동천. 부산에서 세 번째로 긴 이 하천은 오랫동안 ‘죽은 하천’이라는 오명을 쓴 채 도심 한가운데 흉물로 방치돼 있었다. 최근 강바닥에 매설된 해수관로의 누수를 정비하기 위해 물을 빼내자 썩은 흙이 드러났고, 인근 상인과 주민들은 극심한 악취에 시달려야 했다. 이 해수관로는 바닷물을 끌어올린 뒤 다시 흘려보내 수질을 개선하려 설치된 것이다. 이 해수 도수에만 2000억 원 이상이 투입됐지만 근본 해결책이 되지 못했고, 성지곡 담수 유입 역시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생태 복원과 도시 재생은커녕 수질조차 개선하지 못한 동천은 부산 도시 정책이 보여 준 단기 처방식 행정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라 할 만하다.
시민단체 ‘숨쉬는동천’이 11일 동천 생태 복원과 원도심 재생을 연계한 ‘부산 대개조 프로젝트’를 제안한 것은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복개를 허물고 부전천·당감천·가야천 등 지천을 연결하는 ‘부산형 블루 네트워크’를 구축하자고 부산시장 후보자들에게 제안했다. 부산 원도심을 관통하며 여러 물줄기와 이어진 동천을 생태·문화·관광 거점으로 키워 도시 경쟁력의 중심축으로 삼자는 것이다. 지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며 6·3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각 정당의 후보들이라면 동천 부활이 수질 개선을 넘어 도심 재생과 활력 회복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모를 리 없다.
이른바 ‘동천 난제’를 둘러싸고 부산시장 후보들도 해법 제시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성지곡수원지부터 북항까지 10㎞ 생태 축을 조성하고, 여기에 대심도 터널과 BuTX(부산형 급행철도) 공사 과정에서 확보한 지하 담수를 활용해 물길을 복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정이한 후보는 생활 오수 유입과 악취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하고, 보행 환경과 녹지 공간을 정비해 서면·문현·북항을 연결하는 도시재생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동천 문제를 부산 도시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규정하고,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항구적인 수질 개선 대책을 약속했다.
동천을 둘러싼 장밋빛 계획은 수없이 나왔지만 번번이 단기적인 하천 정비 사업에 그쳤다. 수계와 비점 오염원 경로가 다양한 데다 수질 개선과 도시재생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단일 해법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부산처럼 산과 바다, 원도심과 신도심이 단절된 도시일수록 물길을 활용한 공간 재편 전략이 중요하다. 그 중심에 동천이 있다. 6·3 지방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놓고 공론장이 펼쳐지는 공간이다. 후보자들은 동천 공약이 결국 부산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구체적이고 지속 가능한 청사진이 제시될 때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26-05-13 [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