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산]삼척 응봉산(999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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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마다 꼭꼭 숨은 천혜의 비경

강원도 삼척과 경북 울진의 경계에 동해를 굽어보고 솟은 응봉산(999m)은 그 모습이 비상하려는 매의 형상을 하고 있어 원래 매봉이라 불렸다(소재지는 삼척시 가곡면).산은 그다지 높지 않으나 나름대로의 자랑거리를 지닌 여러 계곡들을 자락에 품고 있다.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울진쪽의 온정골과 삼척쪽의 용소골이다.

온정골은 원래 노천 온천이 있었으나 지금은 덕구온천으로 개발돼 이 지방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그리고 용소골은 무인지경의 원시림속에 꼭꼭 숨겨져 있는 우리나라 최후의 비경지대다.몇몇 전문산악인들만 끼리끼리로 찾을만큼 잘알려져 있지않지만 그곳의 자연은 전인미답의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다.한굽이를 돌면 또 한굽이의 계곡이 열리는 장관이 장장 14km에 걸쳐 쉼없이 펼쳐진다.

이곳 용소골은 3개의 용소가 있다.하나같이 깊이를 알 수 없는 짙푸른 물색을 띠고 있어 쳐다만 봐도 무시무시하다.혼자서 그곳을 찾아간다면 알 수 없는 공포가 가슴 깊숙이 저며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이 용소골은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에서 들어가거나 응봉산 정상을 넘어 내려오는 코스 2가지가 있다.

단순히 용소골만 보자고 한다면 풍곡리에서 들어가는 것이 좋다.풍곡리 입구에서 산골오지마을인 덕풍리까지의 덕풍계곡도 빼놓을 수 없는 절경이다.소요시간은 약 2시간.설악산의 백담계곡을 연상시킬 정도로 아름다운 비경을 간직하고 있는 이 계곡은 삼척시에서 자연보호지구로 지정해 놓고 입구에서부터 차량출입을 불허하고 있다.이곳에는 일급수에서만 산다는 산천어등 희귀어종들이 많다.

산행은 아무래도 정상을 밟아야 제맛이다.그런 의미라면 용소골은 응봉산 정상을 넘어 하산길에 들러보는 코스로 제격이다.산행길은 1박2일 일정이 알맞다.덕구온천에서 1박 한 뒤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산으로 오르면 된다.온정골~정상~용소골~덕풍마을~풍곡마을을 잇는 코스는 약 11시간.등산로는 온천장 뒤편 폐광을 지나서 온정골의 상단부 능선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된다.새벽 3~4시에 출발하면 해가 뜰 무렵에 정상에 닿는다.동해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일출의 모습은 또다른 장관이다.정상까지 걸리는 시간은 2시간30분정도.

등산전문가가 아니거나 그들과 동행하지 않았다면 정상에서 하산하는 것이 좋다.용소골로의 등반은 상당한 위험이 따르는 코스이기 때문이다.하산은 온정골로 내려가면 된다.

그러나 비경지대를 둘러보려면 정상너머 능선을 타야 한다.정상부근 헬기장에서 887m봉을 거쳐 능선을 타면 용소골로 내려설 수 있다.소요시간은 약 40분정도.그 곳에는 용소골의 제3용소가 있다.그러나 이곳은 너무 위험해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특히 비가 내릴때는 접근을 아예 않는 것이 좋다.

날씨가 좋으면 제3용소에서 점심을 먹고 여가를 즐길 수 있다.이 곳의 고기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 손으로도 잡을 수 있다.비닐통발을 만들어 물속에 넣으면 수분이 지나지 않아 고기로 가득찬다.큰 것은 어른 손가락 2개의 크기보다 훨씬 크다.

이 계곡은 등산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물속을 따라 걷기때문에 여름철이 아니면 오기가 힘들다.그러나 여름철에도 폭우가 자주 쏟아지는 장마철은 피해야 한다.가장 좋은 시기는 아무래도 기층이 안정된 늦여름과 초가을인 듯 하다.

물속으로 계류를 따라 내려서면 곳곳에 기암절벽이 가로막고 선다.하지만 막다른 골목같지만 다가서면 또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기암괴석과 맑은 물,그리고 원시림.천연수로에 썰매를 타듯 미끄러져 내려오면 마주치는 비경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그렇게 2용소 1용소를 지나면 덕풍마을이 나온다.소요시간은 약 6시간.특히 2용소와 1용소를 내려설 때는 전문등반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이 곳은 수심이 깊고 마땅히 지나갈 곳이 없어 보조자일을 이용하지 않으면 건널 수 없다.그러나 안전에 유의하면 용소골 코스는 어떤 산행지보다 훌륭하고 의미있는 곳이다.

/박영태.메아리 산악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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