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출신 만화가 박성우씨, 꾸준한 자기계발에 재능 갖춘 감각파
만화계에서 자기 그림체를 갖고 있으면서 독자의 기호를 파악하고 자기계발을 꾸준히 하는 작가는 드물다.작가되기도 힘들지만 작가자리를 유지하기도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그런 면에서 부산출신의 박성우(28.사진)씨는 "재능과 성실성"을 두루 갖춰 만화출판사 편집부장들로부터 "만화계의 차세대 주자"로 꼽힌다.
93년 데뷔작 "팔용신전설"이 50만권,"천랑열전"이 40만권 팔린데 이어 최신작 "페이건스"도 날개돋힌 듯하다.국내 첫 시도였던 정통 판타지에서 무협으로 과거를 섭렵하더니 "페이건스"의 미래로 무대를 옮기고도 전혀 흔들림이 없다.
그의 말."매 작품을 할 때마다 변화를 시도하려고 합니다.뭔가 색다른 것이 있어야 독자가 식상하지 않죠."
새로운 소재발굴과 거기에 순응하는 능력은 천재적이라는 게 그에 대한 만화계의 평가이고 보면 그가 존경하는 "각시탈"의 만화가 허영만을 닮은 듯하다.
"허 선생은 물과 같습니다.분명히 자기 색깔을 가지면서도 어느 스토리에도 잘 융화되기 때문이죠."
개정판까지 나온 "팔용신전설"에는 이솝우화의 "늑대인간이야기"나 "아더왕의 전설"등 옛이야기가 편안하게 녹아있다.그 때문에 그의 만화 한 편을 보면 마치 소설 몇 편을 본 듯하다.
그런 때문일까.하이텔 천리안 등 PC통신에는 그의 화실이름을 딴 "스튜디오 제로"와 "박성우 선생님을 사랑하는 모임"등 4개의 팬클럽이 있고 연일 북적인다.그가 들어가는 날이면 통신이 마비될 정도.
어머니 윤청자(56)씨의 회고담."다섯살때부터 만화영화를 보며 그린 추상화 비슷한 그림으로 달력 뒷면이나 장판을 도배할 정도였습니다."
그는 고교(경남공고)때까지는 혼자서 습작하는 정도에 만족했다.그러다 대학(동아대 미대)을 가고 만화동아리에 참여하면서 93년 직업만화가의 길에 눈을 떴다.
화실이름에 왜 "제로"가 들어가냐고 묻자 "시작이 무일푼이었기 때문"이라며 돈벌이보다는 화실 운영과 함께 일하는 팀의 화목에 더 신경을 쓴다고.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더위에도 하루 12시간 작업이 빠듯하다는 그는 대작 "삼국지"를 구상중이다.배동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