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 여우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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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번째 계단의 저주

'여우야 여우야,내 소원 들어줘'. 내달 1일 '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여우계단'이 장마와 삼복 더위에 지친 관객들에게 독특하고도 끔찍한 공포로 다가온다.

#상황 1



학교 기숙사로 오르는 숲길에 28개의 층계로 된 계단이 있다. 여우가 소원을 들어준다 해서 여우계단이라 불린다. 간절히 소원을 품고 한 계단씩 오르면,없던 29번째의 계단이 나타나서 그 소원이 이뤄진다는 것. 하지만 그 소원의 답은 여우계단의 끔찍한 저주와 함께 되돌아온다는 것을 잊은 채 아이들은 남몰래 여우계단을 오른다.

#상황 2

예술고등학교에 다니는 진성과 소희는 무용반 단짝친구다. 하지만 발레에 있어서는 피나는 노력형인 진성이 타고난 재능을 가진 소희에게 밀려 항상 2등이다. 서울 발레콩쿠르에 나갈 학교 대표로 소희를 보내자는 선생님들의 대화를 엿듣게 된 진성은 마치 홀린 듯이 여우계단으로 향한다.

미술반 뚱보로 모든 아이의 놀림감 대상인 혜주 역시 어느 날 많은 아이들 앞에서 큰 망신을 당하자 여우계단을 오른다.

마침내 소희가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져 진성이 콩쿠르에 대신 나가게 되고,뚱뚱했던 혜주 역시 점점 야위어가면서 점차 아이들의 소원이 부른 여우계단의 저주는 학교를 온통 죽음으로 몰아간다.

#관전 포인트



여고괴담3은 시나리오에서부터 연기,연출까지 여성들이 도맡은 공포영화다. 특히 단편 '사이코 드라마'를 통해 갇힌 공간에서의 공포심을 음울한 영상으로 표현했던 윤재연 감독은 인간의 불안한 내면심리를 시각적으로 묘사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여기에 송지효,박한별,조안,박지연 등 신인배우들이 극단적인 공포 캐릭터를 온몸으로 소화해 내며 '여자가 남자보다 더 무섭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여고괴담의 힘



억압과 폭력으로 움직이는 여학교 공간을 배경으로 한 국내 유일의 공포영화 시리즈 '여고괴담'은 편마다 역량 있는 신인 작가와 배우 등 영화 인력들을 발굴한 뒤 감독 특유의 색깔을 덧칠해 가장 무섭고 새로운 영화를 지향한다. 특히 김규리,최강희,박진희(1편) 김민선,박예진,이영진,공효진(2편) 등 쟁쟁한 신인 배우들을 배출한 '여고괴담' 시리즈는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페스티벌 레이디에 '여우계단'의 주연을 맡은 박한별이 선정됨으로써 명실상부한 '스타 등용문'으로서의 명성과 위상을 과시했다.

#영화보다 더 무서운 뒷얘기



'여우계단'은 미술 및 제작 여건을 고려해 전주공전 폐교사를 촬영지로 선택해 공포의 극대화를 노렸다. 깨진 유리창 너머로 버려진 먼지 교실에 나뒹구는 책·걸상,낡은 책들로 더욱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연기자들은 화장실 갈 때도 서로의 손을 꼭 잡고 가야 했다. 외근 중인 스태프가 촬영현장에서 목격되거나,폐교 헌팅 중에 찍은 사진에는 정체 불명의 뿌연 물체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동시녹음 관계로 소품용 괘종시계에 건전지를 뺀 채 촬영이 진행됐으나 막상 주인공 진성이 괘종시계 앞을 지나는 순간 난데없이 괘종시계가 '뎅…뎅…뎅' 일곱번 울리는 바람에 현장의 스태프들이 기겁을 해버렸다. NG 없이 그냥 삽입된 이 의문의 종소리는 영화 속에서 들을 수 있다.

김영호기자 kyh07@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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