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삶 속 재미와 감동 부산출신 정연식 '또디-행복…'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청춘 남녀의 이야기는 그 풋풋함 만으로도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그러나 서로에게 익숙해져버린 부부의 일상을 통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이끌어내기란 쉽지 않다. 부산 출신의 만화가 정연식이 그린 '또디-행복에 관한 짧은 이야기 1·2'(애니북스)는 섬세한 감성으로 평범한 삶에서 재미와 감동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보기 드문 작품.
'또디…'의 주인공은 안경쓰고 뚱뚱한 짧은 머리의 이팔육. 장난스럽고 엉뚱하면서 조금은 엽기적이기도 한 그는 아내 백숙과 때로는 다투고 때로는 감싸주면서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이들 부부는 아이를 가지게 되자 자신보다 아이가 배우자에게 중요한 존재가 될까봐 걱정하기도 하고 서로의 작은 말과 행동에 상처입기도 한다. 결혼 생활을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공감하기 쉽지 않을 내용들. 거의 모든 에피소드가 실 생활에서 겪게 되는 감정을 주제로 했다.
소박함이 최대의 강점인 이 만화에서는 조직폭력배조차 봉제 인형에 눈을 붙이는 일을 하며 생활을 이어간다. 아기자기한 그림이 말해 주듯이 모든 등장인물에 대해 작가가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
부산고와 부경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작가 정연식은 CF감독으로 일하다 친구의 권유로 만화를 시작했다. 이전까지 콘티 작업이외에는 만화를 그려본 적이 없었지만 1999년 처음 응모한 국민일보 만화공모전에서 입상하면서 곧바로 작품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당선 직후부터 스포츠투데이와 일간스포츠에 6년간 연재했던 작품을 모은 것이 이번에 출간된 '또디…'다. 바보스러운 사람을 뜻하는 순우리말 '또다리'에서 따온 이름 '또디'. "완벽해지려고 애쓰지만 실수도 많이 하고 실망도 많이 하는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작가는 설명한다. 이 작품은 지난 2000년 대한민국 출판만화 대상과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했고 2003년에는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 한국만화 특별전 초청작으로 뽑히기도 했다.
김종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