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근대 조선 공학도(동경제국대 상호)·기술자(시찰단 파견 김양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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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대 박명규 교수, 동경대·요코스카 조선소 사료 추적 확인

한국해양대 박명규 교수가 '대한민국 조선공학의 선구자' 상호(흑백 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성훈 기자 noonwara@

조선공학을 처음으로 정규 대학에서 배운 한국 최초의 조선공학도는 동경제국대학을 나온 상호(尙灝·1879~1948)로 밝혀졌다. 그리고 근대화된 조선 기술을 처음으로 습득한 기술자는 조사시찰단의 일원으로 일본에 건너갔던 김양한(金亮漢·1850~1924)으로 확인됐다.

한국해양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부 박명규 교수는 16일 "지난해 7월과 12월 일본 요코스카 조선소와 동경대학을 방문해 사료를 추적한 끝에 '대한민국 조선공학의 선구자' 상호와 '한국 최초의 조선기술 습득자' 김양한을 각각 발굴하게 됐다"며 "이들은 모두 군함과 상선을 지을 힘이 없었던 대한제국 시대를 살아간 불행을 겪어야 했지만 이들이 있어 오늘의 조선공학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1879년 대구 출생인 상호는 관립영어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사립공수학교와 제일고등학교를 거쳐 1906년 동경제국대학 공과대학 조선학과(造船學科)를 졸업했다. 동경제대 재학 중에 대한유학생회 첫 회장을 맡기도 했던 그는 한국인 최초의 일본 대학 졸업생이다. 졸업과 함께 귀국한 상호는 대한제국 농상공부 참서관 및 서기관을 거쳐 1907년 28세의 나이로 농상공부 공무국장, 도량형사무국장을 맡기도 했다.

박 교수는 "젊은 나이에 대단히 출세한 것 같지만 일본에서 공부한 그의 배 만드는 기술이 조국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었다"며 "과학기술 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이 있어도 그 인재를 쓸 사회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데에 대한제국의 비극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최초의 조선기술 습득자'인 김양한은 1881년 4월 10일 부산을 떠나 일본으로 건너간 조사시찰단(朝士視察團·일명 신사유람단)의 일원이었다. 요코스카 조선소에 파견된 그는 근대화된 조선 기술을 배웠다. 박 교수는 "조선 최초의 국비 유학생들이라 할 수 있는 조사시찰단이 귀국한 뒤에도 일본에 남아 있었던 그는 요코스카 조선소에서 항해술을 배우는 한편 가마이시(釜石) 광산에서 주철(鑄鐵) 기술을 습득하여 1882년 11월께 일본 정부로부터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오늘의 우리나라가 조선강국이 되는 데 큰 공헌을 했다"고 밝혔다.

한국 조선공학의 선구자 및 최초의 조선기술 습득자 발굴에 대해 박 교수는 "그동안 조선공학을 배우고 가르치면서 누가 근대화된 조선공학과 기술을 처음으로 배우고 익혔는지 늘 궁금했다"며 "이번 발굴로 조선공학 분야의 계통을 세웠다는 점에서 자못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최초의 해기사는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된 뒤 일본 구마모토현 청정횡중학교에서 2년간 수학한 뒤 1897년 동경상선학교에 입학해 4년간 근대식 항해교육을 받은 신순성(愼順晟·1878~1944)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03년 일본에서 도입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군함이었던 양무호의 함장 등을 맡았다. 임성원 기자 fores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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