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 기대주] 7. 역도 - 부산역도연맹 손영희
선발전서 용상 160㎏ 번쩍 '제2의 장미란' 멀지 않았다
지난 6월 경남 고성에서 열린 전국 남녀역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국내를 평정한 손영희(사진 가운데)가 이달 아시안게임 메달에 도전한다. 부산역도연맹 제공장미란 이후 또 한 명의 대형 역도스타 배출이 머지않았다. 이달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역도 +75㎏급에 출전하는 손영희(22·부산역도연맹)에게 부산 역도계가 거는 기대가 크다.
손영희는 지난 6월 치러진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아시안게임 대표 자격을 손에 거머쥐었다. 체급도 장미란 선수와 같은 체급인 +75kg급. 역도 입문 11년 만에 첫발을 디디는 국제 성인무대다.
장미란과 같은 여자 +75㎏급 첫
국제 성인 무대에 기대감
용상이 장기… 중국 넘어야
어린 시절 워낙 활동적이었던 딸에게 어머니는 유도 선수를 권했다. 하지만 당시 친분이 있던 덕포여중 코치를 만나면서 손영희는 자연스럽게 도복 대신 역기를 잡기 시작했다. 될성부른 싹을 알아본 코치 덕에 초등학교 재학 당시 오전 수업이 끝나면 곧장 덕포여중으로 달려갔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이미 중학생 언니들 틈에서 역기를 들며 실력을 키워나간 셈이다.
역도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손영희는 2007년과 2008년 2년 연속으로 소년체전 역도 여중부에서 대회기록을 갈아치우며 금메달 6개를 독식했다. 사실상 국내에서는 동 체급에서는 적수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손영희는 "연습 때는 힘들어서 들어 올리지 못한 무게를 간혹 실전에서 더 들어 올리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런 날이면 짜릿한 쾌감이 말로 다 표현 못 합니다"라며 역기를 놓지 못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승승장구하며 고등학교 진학을 했지만 잠시 역도에 회의를 느끼기도 했다. 가능성을 아낀 주위에서 무제한급으로 체급을 올릴 것을 권유한 것. 쉽게 체중이 늘지 않자 식사 후 다시 자장면과 짬뽕을 손에 드는 나날이었다. 남에게 싫은 소리를 못하는 손영희의 속이 타들어 갔다. 그는 "한 체급 차이기는 했지만 정말 고민 많이 했어요. 이 이상 체중을 더 불려버리면 '이제 여자로서 인생이 다 끝나는 건 아닐까?' 하는 겁도 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천성은 어딜 가지 않아 실업팀으로 몸을 옮기면서 '기왕 하는 역도, 열심히 해보자'고 마음을 다잡은 덕에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영예도 누릴 수 있게 됐다.
부산역도연맹에서도 중국 선수와의 경쟁에서만 승리한다면 충분히 메달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상과 용상, 합계 부문을 따로 수상하는 세계선수권대회와 달리 아시안게임은 인상과 용상의 합계로만 순위가 매겨지기 때문이다. 합계 기록의 경우 손영희의 장기인 용상 성적이 결국 메달로 직결된다.
한 차례 어깨를 다쳐 다소 부진한 인상과 달리 손영희의 용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번 선발전에서도 용상에서 160㎏을 들어 올렸다. 용상 160㎏의 벽은 역대로 장미란 이후 국내 여성역사가 넘보지 못하는 영역이라는 게 연맹 측의 설명이다.
부산역도연맹 박상욱 코치는 "첫 국제대회지만 영희가 대표 선발전을 거치며 이미 스스로의 기록을 확인했고, 자신감도 충만한 상태"라며 "부산에서 또 한 번 대형 역도스타의 탄생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