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주민증 거래' 처벌 못 해 '끙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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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증을 사겠다는 내용의 인터넷 카페 게시물. 홈페이지 화면 캡쳐

"여자 민증(주민등록증) 사요. 95~96까지만 사요. 비싸게 사요. 댓글이나 일챗(1:1 채팅) 주세요."

"97년생 남자 민증 팝니다. 카톡 주세요!"

온라인 커뮤니티 통해
신분증 은밀히 사고팔아
주로 담배·술 구입에 사용

일진카페 등서 암암리 매매
판매 행위 단속 근거 없어


청소년들이 온라인을 통해 주민등록증 같은 신분증을 은밀히 거래하고 있지만 거래 자체에 대한 법적 제재 수단이 없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남의 신분증으로는 주로 담배나 술 구입 등 일탈 행위에 사용하는데, 절도와 사기 등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다분하다.

본보 취재진이 28일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민증', '면허증' 등 신분증과 관련된 단어를 입력하자 거래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등록한 글과 블로그 등이 수십 개 쏟아졌다.

주로 민법상 성인의 자격을 얻는 나이대의 신분증이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95~96년생의 신분증을 비롯해 내년 1월 1일부터 법적 성인 자격을 얻는 '97년생 민증'을 사고판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날 경우, 들통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비슷한 나이의 신분증을 찾는 것이다.

주민등록증은 주로 5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구매 희망자의 얼굴을 넣어 감쪽같이 재발급을 해주겠다는 글도 있었다.

신분증 거래는 3~4년 전까지만 해도 유명 중고 카페와 사이트 등에서 횡행했다. 그러나 중고 사이트에 대한 제재가 이뤄지면서 최근에는 일진카페, 가출팸 카페, 개인 블로그, 소셜 미디어 등에서 암암리에 거래된다. 남의 신분증은 청소년들이 담배와 주류를 사거나 렌터카를 이용하려는 목적으로 주로 악용된다. 불법 거래한 신분증이 청소년 일탈의 도구로 사용되는 셈이다.

2011년 3월에는 10대 청소년들이 훔친 주민등록증을 이용해 빌린 고가의 수입 오토바이를 팔아 1천여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가 꼬리를 밟히기도 했다.

부산 북구 화명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 모(53) 씨는 "신분증을 위조하는 청소년이 많아서 신분증 확인 기계까지 들여놓았는데, 멀쩡한 남의 신분증을 가져와 자기 것이라고 우기면 미성년자 여부를 판단할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타인의 주민등록증을 사용하는 행위는 주민등록법 위반 또는 형법상 공문서 부정행사에 해당한다.

주민등록법상 타인의 주민등록증 부정 사용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고, 공문서 등의 부정행사죄로 적용받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이처럼 인터넷을 매개로 한 신분증 거래가 활개치고 있지만, 현행법상 주민등록증을 사고팔아도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마땅한 규정이 없다.

부산 동래경찰서 사이버팀 관계자는 "신분증 상의 숫자를 바꾸거나 위조하는 것은 위법사항이지만, 판매 행위 자체에 대한 단속 근거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소영 기자 miss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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