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룡 부산시레슬링협회장 "레슬링 꿈나무 육성 지원 대폭 늘릴 것"

지난달 30일 폐막한 제46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부산 체육인들이 놀란 사실이 하나 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레슬링 종목에서 무려 4개의 금메달이 부산선수단에서 쏟아진 것이다. 애초에 1~2개의 금메달을 기대했던 종목이었는데, 예상 밖의 선전으로 부산이 전국 17개 시·도 중 종합 순위 11위를 차지하는 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첫 올림픽 금 양정모의 스승
올 소년체전 금메달 4개 공로
"초등생 단계 우수 선수 발굴"
부산의 초·중등 레슬링이 이처럼 성장한 데는 숨은 공로자가 있다. '부산 레슬링의 대부'라고 불리는 오정룡(73) 부산시레슬링협회장이다.
그는 이번 소년체육대회에서 부산의 레슬링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친 데 대해 "협회 임원 등이 자비를 부담하면서까지 부산 레슬링의 발전을 위해 공헌했고, 거기에 레슬링 동우회, 명예회장단, 후원회 등이 한마음으로 레슬링 꿈나무들을 적극 지원한 덕택"이라고 밝혔다.
기실 그는 선수 출신 부산시레슬링협회장이다. 한국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몬트리올 올림픽 양정모의 스승으로 유명한 오 회장은 1963~1965년 전국체육대회 레슬링 52㎏급 3회 연속 우승, 1967년 인도 뉴델리 세계선수권 52㎏급 동메달, 1968년 멕시코 올림픽 5위 등 화려한 전적을 가진 레슬러였다.
현역 생활을 마친 뒤에는 1970년부터 2003년까지 동아대 레슬링 감독으로 후진 양성에 힘써왔다. 이 기간 양정모를 비롯해 손갑도(1984년 LA 올림픽 동메달), 김영구·이삼성(1986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수많은 '레슬링 영웅'을 배출시켰다. 감독 퇴직 후에도 지금까지 부산체육지도자협의회장으로서 부산 체육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제15대 부산시레슬링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그는 "부산의 레슬링인들과 함께 후진 양성에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오 회장은 부산시레슬링협회의 체질부터 바꾸려 했다. 외부 지원에만 의존하던 기존 협회 운영 관행을 오 회장 자신을 비롯해 임원, 후원회원 등이 스스로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납부함으로써 독립성과 연속성을 갖추려 했다.
"협회 형편이 열악한 가운데서도 자질이 우수한 레슬링 꿈나무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또 이들을 가르치는 지도자들에게도 각종 지원책을 마련했습니다."
오 회장은 앞으로 레슬링 꿈나무들을 육성하기 위해 기존 팀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것은 물론 초등학생 단계부터 우수 선수를 발굴하고 중학교 특기생을 지원하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부산 시민들이 비인기 종목인 레슬링에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우리나라 첫 올림픽 금메달을, 그것도 부산에서 배출한 종목인데도 그동안 레슬링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적었습니다. 이 때문에 유소년 팀의 기반이 약해졌고 나아가 고교, 실업 팀에도 좋은 선수들을 수급할 수 없었습니다. 약간의 관심만 가지면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있습니다."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사진=이재찬 기자 c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