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비상식량' 커피믹스 위력 어떻길래…성지 된 네티즌 예언 댓글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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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정오께 경북 안동병원에서 봉화 광산매몰 생환 광부 박정하(62·오른쪽) 씨가 보조작업자 박(56) 씨와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정오께 경북 안동병원에서 봉화 광산매몰 생환 광부 박정하(62·오른쪽) 씨가 보조작업자 박(56) 씨와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봉화 아연광산 사고로 열흘째 고립됐다가 221시간 만인 4일 밤 극적으로 구조된 광부 2명은 첫 사흘은 가지고 있던 커피믹스 30봉지를 밥처럼 먹으며 버텼고, 이후에는 떨어지는 물로 연명하며 기적처럼 생환했다. 구조에 앞서 한 네티즌이 "커피믹스 드시면서 나타나실 것"이라고 예언 댓글을 달아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작업 반장 박정하(62) 씨와 광부 박 모(56) 씨의 주치의인 경북 안동병원 신장내과 방종효 과장은 5일 병원 1층에서 브리핑을 열고 "두 분이 수일 내 퇴원까지 할 수 있을 걸로 예상하고 있다"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회복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평소에 상당히 체력이 좋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두 광부는 지난달 26일 오후 6시께 봉화 재산면 아연 채굴광산 제1 수직갱도에서 작업 중 펄(토사)이 수직 아래로 쏟아지며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방 과장은 "커피 믹스 30봉지를 처음에 갖고 계셨는데 구조가 이렇게 늦게 될지 모르고 3일에 걸쳐서 나눠서 식사 대용으로 드셨다고 한다"며 "그게 아마 상당히 많이 도움이 된 거 같다. 현재는 일반실에 계신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들 이야기로는 3일 이후부터는 떨어지는 물로 아마 연명하신 거 같다"고 말했다.


안동병원 방종효 내과 과장이 5일 경북 봉화 아연 채굴 광산에서 매몰됐다가 구조된 광부 2명의 건강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방 과장은 안동병원 방종효 내과 과장이 5일 경북 봉화 아연 채굴 광산에서 매몰됐다가 구조된 광부 2명의 건강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방 과장은 "조만간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수일 내 퇴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들 광부에게 '기적의 비상식량' 역할을 한 커피믹스는 칼로리가 높고, 단백질만 없을 뿐 다양한 영양소가 포함돼 있다.

시중에 판매 중인 믹스커피 1봉지는 45~50kcal의 열량을 낸다. 또 나트륨, 지방, 탄수화물, 당류, 포화지방 등이 들어있다. 성인 남성의 경우 하루에 약 2000kcal를 섭취해야 하는데, 커피믹스 4~5개가 밥 한공기 칼로리(215kcal) 수준이 될 만큼 적잖은 열량을 주는 셈이다. 또한 당분 함량이 높은 커피믹스는 극한상황에서 체온을 유지시키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실제 이러한 이유로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커피믹스를 필수품처럼 챙기곤 한다.


경북 붕화군 아연 채굴 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됐다가 열흘째인 4일 밤 극적으로 구조돼 5일부터 병원에서 회복 중인 선산부(작업 반장) 박정하(62) 씨의 손끝이 갈라져 있다. 연합뉴스 경북 붕화군 아연 채굴 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됐다가 열흘째인 4일 밤 극적으로 구조돼 5일부터 병원에서 회복 중인 선산부(작업 반장) 박정하(62) 씨의 손끝이 갈라져 있다. 연합뉴스

커피믹스가 생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던 네티즌 A 씨는 지난 4일 '광산 내시경' 작업이 시작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한 커뮤니티에 "내일 아침에 커피믹스 드시면서 나타나실 거예요. 낮 밤이 바뀌어서 주무시는 듯"이라는 예언 댓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 아래 비난 댓글이 달리자 A 씨는 "내시경 카메라에서 원래 계실 것으로 생각한 곳에 (광부들이)안보이시니, 건강한 모습으로 어딘가 다른 곳에 계실 거라고 생각해 적은 글인데 오해를 일으킨 것 같다"며 "커피 믹스 드실 정도로 문제 없으실 것이라는 의미였다. 저도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나오시길 빌고 있다"고 해명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립 광부 2명이 고립 221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했을 뿐 아니라, 구조 당시 갱도에서 자력으로 걸어 나올 정도로 건강상태가 양호하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A 씨의 글은 '성지'가 돼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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