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은 왜 브라톱을 입고 있나요?"…상의 벗자 드러난 '이것'의 정체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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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 황희찬이 결승골을 넣은 후 상의를 벗고 관중에게 달려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 황희찬이 결승골을 넣은 후 상의를 벗고 관중에게 달려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황희찬은 왜 유니폼 안에 조끼처럼 생긴 브라톱을 입고 있나요?"

포르투갈전에서 황금 같은 결승골을 선사한 황희찬(26·울버햄프턴)은 골망을 흔든 뒤 상의 탈의 세리머니를 했다. 이때 황희찬이 입고 있던 브라톱 모양의 검은 나일론 조끼가 경기 후 화제가 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황희찬은 무엇을 입고 있나'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한국은 3일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황희찬의 결승골에 힘입어 포르투갈을 2-1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4점, H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이룬 성과다.

이날 경기 막판에 손흥민으로부터 패스를 받아 역전골을 넣은 황희찬은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유니폼 상의를 벗어제친 채 관중석을 향해 달려갔다.

황희찬은 상의 탈의 세리머니 때문에 곧장 주심으로부터 옐로 카드를 받았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지난 2004년부터 경기시간 관리를 위해 상의 탈의 세리머니 시 옐로카드를 주고 있다.

황희찬은 지난 2018년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에서도 상의 탈의 세리머니로 경고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빨리 옷을 입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월드컵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룬 이날만큼은 "뭐 (경고) 받아도 돼요. 상관없습니다"라고 너그럽게 말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 황희찬이 손흥민과 기쁨을 나누던 중 주심에게 경고를 받고 있다. 황희찬은 이날 결승골 세리머니 도중 상의를 벗어 경고를 받았다. 연합뉴스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 황희찬이 손흥민과 기쁨을 나누던 중 주심에게 경고를 받고 있다. 황희찬은 이날 결승골 세리머니 도중 상의를 벗어 경고를 받았다. 연합뉴스

이날 황희찬이 유니폼 안에 입고 있었던 것은 단순한 속옷이 아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황희찬이 착용 중이었던 나일론 조끼는 전자 성능 추적 시스템(EPTS:Electronic performance and tracking systems)으로 불리는 웨어러블 기기다.

EPTS에는 위치 추적 장치(GPS) 수신기, 자이로스코프(회전 운동 측정 센서), 가속도 센서, 심박 센서 등 각종 장비와 센서가 탑재돼 있다.

감독과 코치진은 이를 통해 선수들의 활동량, 최고 속도, 히트맵 등을 확인할 수 있고, 그 정보를 훈련과 전술에 활용한다. 경기력 향상뿐만 아니라 피로로 인한 부상이나 심장 이상으로부터 선수를 보호할 수도 있다.

EPTS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독일 국가대표팀이 사용해 큰 효과를 봤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 대표팀이 훈련 과정에서 처음 EPTS를 도입했다. 현재 유럽 프로축구 5대리그에서는 98% 이상이 훈련과 실전에서 지피에스 단말기를 장착하고 뛰고 있다.

EPTS는 축구뿐 아니라 다른 스포츠에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선수 컨디션을 개인의 감각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명확하게 수치·계량화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다.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후반 추가 시간 한국 황희찬이 역전골을 넣은 뒤 그라운드를 내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후반 추가 시간 한국 황희찬이 역전골을 넣은 뒤 그라운드를 내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부상을 딛고 한국을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으로 이끄는 '극장 골'을 쏘아 올린 황희찬은 "경기 전에 (손)흥민이 형이 '네가 하나 만들 거다. 널 믿는다'고 했다"면서 "형이 좋은 패스, 쉽게 슈팅할 수 있는 패스를 줘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또 "자랑스러운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랑스럽다. 팬들께도 자랑스러운 순간을 선물해 드릴 수 있어 기쁘다. 자랑스럽다는 말이 가장 많이 떠오른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리가 16강에 갈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기에 마음 편하게, 믿으면서 기다렸다"는 황희찬은 "16강에 올라오는 팀은 모두 강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이기는 것이다. 기쁨과 자랑스러움을 드리는 게 목표"라며 또 한 번의 승리를 다짐했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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