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 쿠데타”… 국힘 “뻔뻔함 극치”(종합)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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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토라인서 입장문 10분 낭독
제1야당 대표 최초 소환 사실보다
무혐의 처분 사건 재수사 더 비판
지지·비판자 대치로 한때 긴장감
여야도 각각 입장 내고 비난·옹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제1야당 현직 대표로는 첫 검찰 출석이다. 이 대표는 조사에 앞서 ‘정치 검찰이 파 놓은 함정’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여야는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을 두고 극렬한 입장 차를 보였다.

이 대표는 10일 오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해 포토라인에서 10분간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읽었다. 이 대표는 “특권을 바란 바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하게 맞서겠다”며 “소환 조사는 정치 검찰이 파 놓은 함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불가침의 성벽을 쌓고 달콤한 기득권을 누리는 이들에게 아마도 이재명은 언제나 반란이자 불손 그 자체였을 것”이라며 “그들이 저를 욕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저와 성남시 공직자들의 주권자를 위한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조작하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3자 뇌물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이 성남시장으로서 성남시에 기업들을 유치해 세수를 확보하고 일자리를 만든 일이, 성남 시민구단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해 성남시민의 세금을 아낀 일이 과연 비난받을 일이냐”며 “성남시 소유이고 성남시 세금으로 운영되는 성남FC를 어떻게 미르재단처럼 사유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2016∼18년 네이버, 두산건설, 차병원 등 기업으로부터 170억여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오늘의 검찰 소환이 유례없는 탄압인 이유는 헌정사상 최초의 야당 책임자 소환이어서가 아니다”라며 “이미 수년간 수사해서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없는 사건을 만드는,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이기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검찰에게 진실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충실하게 방어하고 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성남지청 앞에는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의원 50여 명이 집결했다. 지청 주변에는 이 대표 지지단체와 반대단체 회원 1000여 명이 제각기 집결해 ‘이재명 무죄’나 ‘구속 수사’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치하기도 했다.

여야는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을 놓고 “뻔뻔함의 극치”(국민의힘), “무도한 철권통치”라면서 격렬히 충돌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제1야당 현직 대표를 검찰로 소환한 정권은 헌정사에서 처음”이라며 “겉으로는 법치를 운운하지만, 그 실체는 정적을 제거하고 야당을 탄압하려는 무도한 철권통치”라고 맹비난했다.

반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 개인적으로 저지른 문제인데 왜 민주당이 총출동해서 막고 위세를 부리는지 잘 모르겠다”며 “제1당의 위세와 힘으로 수사를 막거나 저지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검찰 출석에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안준영·박석호 기자 jyoung@busan.com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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