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산불, 축구장 518개 넓이 태웠다
강원도 강릉시에서 대형 산불이 나 최소 축구장 500여 개에 해당하는 지역이 불에 탔다. 불에 탄 주택에서 7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가 발견됐고, 인근 주민 1100여 명이 대피했다.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겹쳐 피해가 커졌다.
11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2분께 강릉시 난곡동 산 24-4번지 일대에서 시작된 불은 급격히 확산해 오후까지 축구장 518개에 이르는 370ha를 태웠다. 또 경포동과 산포리 일대에 주민 대피령이 내려져 주민 450여 명과 인근 리조트와 호텔 등의 투수객 700여 명이 대피했다. 경포해변 인근 소나무 숲이 삽시간에 불타 짙은 연기가 경포호수를 지나 백사장까지 뒤덮기도 했다.
주택 40채, 펜션 28채가 전소 또는 부분 소실됐고 호텔 3곳도 피해가 발생하는 등 건물 총 71채가 산불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유형문화재 50호인 방해정 일부가 소실되고, 경포호 주변의 작은 정자인 상영정도 전소됐다. 이날 오후 늦게까지 진화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소방 당국은 강풍으로 소나무가 부러지면서 전깃줄을 건드려 불꽃이 발생하는 바람에 산불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불 현장에는 평균초속 15m, 순간최대초속 30m의 강풍이 불어 불길이 매우 빠르게 퍼졌다. 강풍 때문에 소방 헬기 운영이 쉽지 않아 진화 작업에 어려움이 많았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