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출신 대학생은 등록금 걱정 사라진다…어떻게?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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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 市지자체 최초로
대학생 등록금 전액 지원
인재육성·지방소멸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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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에서 나고 자란 대학생들은 앞으로 학비 걱정 없이 캠퍼스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게 됐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필요한 등록금 전액을 통영시가 지원한다. 지역의 미래 100년을 이끌 인재 육성과 급격한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할 현실적 대안 중 하나가 될지 주목된다.

통영시는 하반기부터 ‘대학생 등록금 전액 지원’ 사업을 시행한다고 6일 밝혔다. 이는 민선 8기 핵심 공약 중 하나다. 등록금 일부가 아닌 전액을 지원하는 것은 전국 시 단위 지자체 중 최초다. 군 단위에선 강원도 화천과 평창이 작년부터, 양구가 올해부터 시행 중이다.

통영시는 올해 하반기 대학교 4학년부터 시작해 내년 3~4학년, 2025년 2~4학년, 2026년에는 전 학년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부모나 본인 소득이나 총액과 관계없이 실제 내는 등록금 100%를 지원한다. 국가나 학교, 기관·단체, 보호자 직장 등에서 장학금을 받는 경우, 이를 제외한 실제 본인부담금을 준다. 다만, 관내 출생과 초등·중·고 졸업 여부에 따라 30~100% 차등한다. 소요 예산은 연 40억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재원은 통영시인재육성기금과 시 출연금, 기부금 등으로 충당한다.

천영기 통영시장. 부산일보DB 천영기 통영시장. 부산일보DB

관련 업무는 통영시 출연기관인 통영시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RCE)이 전담하기로 했다. 애초 시가 직접 집행하려 했지만, 보건복지부 협의 과정에 전 시민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할 경우, 중위소득에 따른 선별적 지원만 가능하다는 이유였다.

이에 통영RCE는 지난달 기존 ‘통영시 인재육성기금 설치 및 운용조례’를 개정해 재단이 집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통영RCE는 현재 ‘예향 통영’의 맥을 이을 예체능 분야 인재를 발굴, 육성하기 위해 2006년 제정된 인재육성장학금을 관리·운영 중이다. 통영시가 기업과 시민들로부터 기부받은 기금을 재원으로 이자 수입을 활용해 매년 50여 명에게 1억 원 상당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대학생 등록금은 9월 통영시의회 기금운용변경계획(안) 심의를 거처 10월 초 신청 공고를 낸다. 이후 한국장학재단과 학교, 기관·단체, 보호자 직장을 대상으로 장학금 수령 여부를 확인한 뒤 12월 말 일괄 지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대상자 선정 기준과 지급액 등 자세한 내용은 추후 다시 알릴 계획이다.

통영시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은 지난해 인재육성장학생으로 선발된 문화, 예술, 체육분야 인재 49명에 장학금을 전달했다. 부산일보DB 통영시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은 지난해 인재육성장학생으로 선발된 문화, 예술, 체육분야 인재 49명에 장학금을 전달했다. 부산일보DB

통영시는 이 사업이 자녀 교육비 경감을 통한 시민 삶의 질 향상으로 저출산과 인구감소를 막으면서 지역 출신 인재에게 자신의 진로와 재능을 실현할 수 있는 균등한 고등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천영기 통영시장은 미국 미시간주 캘러머주(Kalamazoo)시의 파격적인 대학 등록금 지원프로그램을 성공 사례로 들며 “미래 세대에 대한 장기적이고 과감한 투자는 인구 유입, 인재 양성, 경제 회복이라는 1석 3조의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지역을 살리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무엇보다 인재 양성은 지역의 지속가능한발전에 꼭 필요한 만큼 그 어떤 정책보다 우선돼야 한다”며 “보편적 교육정책으로의 혁신적인 대전환을 토대로 미래 100년 도시 통영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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