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져도 비싼 아파트는 잘 팔린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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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파트 매매가 하락세에도
해운대 1년 7개월 만에 오름세
‘A급 단지’ 매매 늘며 시장 주도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와 센텀시티의 초고층 빌딩. 부산일보DB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와 센텀시티의 초고층 빌딩. 부산일보DB

부산 해운대구의 주간 아파트 매매 가격이 1년 7개월 만에 상승으로 전환했다. 남구와 수영구의 주간 아파트 매매 가격도 상승했다. 부산 전체 아파트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지만 이른바 ‘A급 아파트’는 서서히 반등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17일 발표한 ‘8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에 따르면, 부산 전체 평균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에 비해 0.04% 하락했다.

부산에서는 구군별로 가격 상승과 하락이 엇갈렸다. 남구(0.03%), 수영구(0.09%), 해운대구(0.04%) 3곳에서는 가격이 상승했다. 해운대구에서는 지난해 1월 첫째 주에 0.03% 오른 후 그동안 한 번도 가격이 상승한 적이 없다가 이번에 1년 7개월 만에 상승으로 바뀌었다. 반면 부산진구(-0.19%), 사상구(-0.09%), 영도구(-0.09%) 등의 가격 하락세는 상대적으로 깊었다. 한국부동산원은 “부산진구에서는 신규 입주 물량의 영향이 있는 개금동·전포동 위주로, 사상구에서는 엄궁동·학장동 위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신고가 거래도 늘었다. 17일 직방에 따르면 부산의 지난 7월 신고가 기록 건수는 124건이었다. 부산의 신고가 거래 건수는 4월 88건, 5월 110건, 6월 107건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7월에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동래구 명륜동 명륜아이파크1단지였다. 40평형대가 9억 9000만 원에 거래돼 이전 최고가 6억 6000만 원보다 3억 3000만 원이나 올랐다. 상승액 기준으로는 전국 25위였다. 해운대구 중동, 동래구 온천동 등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일부 아파트 단지도 상위권에 올랐다.

해운대구 고가 아파트도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우동 해운대경동제이드 65평형은 7월 26억 원에 매매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우동 해운대아이파크 108평은 6월 신고가인 45억 원에 거래됐다.

전체적인 거래에서도 소위 ‘A급 단지’의 선방이 눈에 띈다. 부산의 빅데이터 업체 ‘부동산지인’에 따르면 7월 부산의 아파트 거래 1972건 중 5분위(상위 20%) 아파트의 거래가 407건으로 가장 많았다. 두 번째는 4분위(상위 20~40%) 아파트로 398건 거래를 기록했다. 이는 부동산 활황기였던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반대 양상이다. 2021년 7월에는 1분위(하위 20%) 아파트 거래가 866건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5분위 아파트 거래는 295건, 4분위 아파트 거래는 463건이었다.

부동산지인 문숙향 이사는 “A급 단지의 가격 하락 폭이 다른 단지보다 상대적으로 커 가격이 바닥이라고 판단한 사람들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 같다”며 “과거 경험으로 비춰볼 때 또 언제 상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A급 단지의 매매량이 늘어나는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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