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살아나는데 청년은 떠나… 부산 경제 ‘산 넘어 산’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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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분기 지역경제동향
소매판매 증가율 전국 두번째
25~29세 청년 1181명 포함
타 시도 유출된 인구만 3842명

부산항 북항 신선대와 감만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부산일보DB 부산항 북항 신선대와 감만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부산일보DB

부산의 2분기 광공업 생산은 크게 감소했으나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기간 부산에서는 3842명의 인구가 다른 시도로 유출됐고, 이 중 25~29세 한창 젊은 나이의 청년이 1181명이나 포함됐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전국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2분기보다 7.4% 감소했다. 경기도(-16.2%)의 감소율이 가장 컸고 이어 부산(-8.5%) 충북(-7.9%) 순이었다.

경제의 활력도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지표가 ‘광공업생산’이다. 그런데 경기도가 직격탄을 맞은 것은 반도체 부진의 영향이 가장 크다. 부산은 전기·가스업(-43.7%) 반도체·전자부품(-21.0%) 식료품(-13.5%) 부문에서 생산액이 크게 감소했는데 수출이 부진하고 국내 내수산업도 불황을 겪은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운수·창고, 금융·보험, 교육업 등을 말하는 서비스업생산은 부산이 1.2% 증가하면서 광공업보다는 타격이 덜했다.



소매판매는 부산이 4.6% 늘어나면서 대전(5.4%)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증가율이 높았다. 부산의 소매판매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전문판매점 9.7% △승용차판매·주유소 7.9% △백화점 1.8% △슈퍼·잡화·편의점 -7.6% △면세점 56.2% 등이다.

전문판매점이란 하이마트와 같이 가전제품을 전문으로 팔거나 옷을 전문으로 파는 곳을 말한다. 면세점 판매가 크게 늘었지만 전체 소매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전반적으로 부산의 소매판매는 괜찮게 유지된 셈이다. 특히 소비가 대부분 ‘불황형 소비’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 점이 고무적이다. 불황형 소비는 경기 부진 속에 저렴한 제품의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으로 부산의 소비는 슈퍼·잡화·편의점 내 소비가 대폭 줄어 불황형 소비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의 2분기 건설수주는 27.7% 감소했다. 이는 부산만의 현상이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부동산 경기 불황이 아직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역시 전국적으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산도 5.1% 감소했다. 그런데 경남의 경우 선박과 승용차 수출이 잘되면서 전체 수출이 25.1% 증가하면서 전국에서 수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2분기 부산이 고용률은 57.9%다. 부산은 고용률이 항상 낮았는데 이번에도 고용률은 전국 꼴찌다.

이번 통계 발표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2분기에 부산에서 다른 시도로 3842명이 유출됐다는 점이다. 경남은 3231명, 울산도 1632명이 다른 시도로 빠져나갔다. 부울경 지역 모두 합하면 8705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1만 4631명이 다른 시도에서 유입됐다.

특히 연령대별로 나눠 살펴보면 부산은 순유출 인구 중 25~29세가 1181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60~64세 462명, 30~34세가 407명 순으로 유출됐다. 경남 역시 20~24세가 2012명, 25~29세가 1121명 순유출돼 청년들의 타 시도 유출이 매우 심각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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