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제재 중인데…화웨이 스마트폰 ‘SK하이닉스 칩’ 사용 논란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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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거래한 적 없다”며 경위파악 나서
사실상 제재 무력화, 백악관 통제 강화 기류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브리핑하는 모습. 연합뉴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브리핑하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가 중국 화웨이의 새 스마트폰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나 SK하이닉스가 경위 파악에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은 반도체 컨설팅 업체 테크인사이트에 의뢰해 최근 출시된 화웨이 ‘메이트 60 프로’를 분해해 살펴본 결과 SK하이닉스의 스마트폰용 반도체인 LPDDR5와 낸드플래시가 포함됐다고 7일 보도했다.

앞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중국 공산당이 화웨이 통신장비에 해킹 도구를 설치해 기밀을 빼 간다”며 관련 제재를 시작했고, 2020년 5월에는 해외 반도체 기업의 우회 수출도 막은 바 있다.

그런데 화웨이 최신 스마트폰에 SK하이닉스 반도체가 사용된 셈이다. 블룸버그는 “화웨이가 본격 제재 이전인 2020년까지 사들인 부품 재고를 활용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측은 블룸버그에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가 도입된 뒤로 더는 화웨이와 거래하지 않는다”며 “해당 사안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화웨이 신제품에 자사 메모리 칩이 쓰였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에 신고했으며,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해당 스마트폰은 화웨이가 7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프로세서를 적용해 개발한 신형 스마트폰이다. 미국의 제재에도 중국이 최신 기술의 제품을 생산, 사실상 제재가 무력화됐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제 백악관은 7일 “미국은 이 사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그것에 맞게 (대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인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동하는 도중 에어포스원 기내 브리핑에서 “파트너들과 협의하고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뭔지에 대해 더 명확하게 파악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중국 수출통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뒤 “(검토) 시간에 대해서는 정확히 며칠이 걸리는지 말할 수는 없지만 몇 달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우리의 접근법이 원칙에 기반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면서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원칙과 관련한 업데이트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여 대중국 수출통제를 더 강화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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