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고리원전 건식저장시설 연내 설계 착수”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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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식저장시설 종합설계' 용역입찰 마감…연내 설계 시작 방침
부지 면적 1만 7550㎡로 명시…“4만 6000㎡까지 확장 가능”
시설 규모 계획보다 커질 듯…“원전 해체 대비 보수적으로 부지 확보”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 전경(왼쪽부터 고리 1·2·3·4호기, 신고리 1·2호기). 부산일보DB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 전경(왼쪽부터 고리 1·2·3·4호기, 신고리 1·2호기). 부산일보DB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고리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설치’ 계획과 관련, 종합설계 용역입찰을 마쳤다. 이에따라 설계업체 선정 등 절차를 거쳐 연내 설계에 착수할 방침이다.

10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한수원은 ‘고리본부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종합설계’ 용역 입찰을 지난 5일 마감했다. 지난 2월 한수원 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이 의결될 이후 8개월 만이다.

건식저장시설은 오는 2025년 설계 완료와 2027년 인허가 과정 등을 거쳐 2030년 3분기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하지만 건식저장시설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있어 탈핵·환경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수원은 현재 고리원전 습식저장시설에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어 추가 저장시설(건식저장시설) 건설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건식저장시설은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 건물 △출입보안 관리 건물 △통제 건물(제어실·자료실 등) △보안 시설(물리적 방호 시설)로 구분된다.


월성원전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조밀건식저장시설(맥스터). 부산일보DB 월성원전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조밀건식저장시설(맥스터). 부산일보DB

고리원자력본부 내 건식저장시설의 정확한 설치 장소는 자료에 명시되지 않았다. 다만, 한수원은 ‘해수면 기준 10m 이상’을 부지 조건으로 정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지난 3월 건식저장시설 설치 장소로 알려졌던 신고리1·2호기가 위치한 고리원자력본부 고리3발전소 주차장 부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건식저장시설이 들어설 부지 면적은 ‘1만 7550㎡“로 일단 명시됐다. 하지만 한수원은 이번 용역 자료에서 입찰 조건으로 “향후 (고리원전) 본부 내 전체 (사용후핵연료) 저장 규모를 고려할 때 4만 6000㎡까지 확장 가능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현재 1만 7550㎡ 면적으로 건식저장시설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향후 원전 해체에 대비해 우선 보수적으로 (고리원자력)본부 내 부지를 확보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식저장시설 설치 작업은 △개념설계(올해 말까지) △기본설계(2024년 상반기) △상세설계(2025년 상반기) △인허가(2027년 말) △시공 지원(2030년 상반기) △운전 지원(2031년 상반기) 등 6개 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규제 기관의 승인 요건을 준수하면서 안전 조치를 반영해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건식저장시설 용량은 사용후핵연료 기준 ‘2880다발 이상’ 규모로, 이는 고리원전 이외 지역에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이 설치·가동되기 전까지 필요한 최소량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은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이 건설되면 원전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를 지체 없이 반출한다는 계획이지만, 내년 5월 29일까지인 21대 국회 회기 내에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시설 운영 시점 등을 명시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건식저장시설 운영 기간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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