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안전 ‘양호’… “보행로·자전거도로로 무리 없어” [낡은 고가로, 새로운 미래]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B등급… 내진 설계는 안 돼 있어
“공원화 검토할 만한 아이디어”
규모·수종 따라 추가 검토 필요

지난 6일 출근 시간대 부산 동서고가로 범내골램프.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난 6일 출근 시간대 부산 동서고가로 범내골램프.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동서고가로 중 도로 기능을 다한 사상~진양 약 7km 구간을 철거하지 않고 활용하게 된다면,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은 안전 문제다.

부산시에 따르면 동서고가로의 안전등급은 B(양호)다. 2006년에 이어 2012년에도 안전등급 D(미흡)를 받아 한때 철거 논의가 진행됐던 서울역고가와 달리 기능이나 구조적 안전에 문제가 없는 상태다. 서울역고가는 이후 보수·보강과 안전시설 설치 등을 거쳐 2017년 ‘서울로7017’로 공원화된 바 있다.

부경대 이환우 지속가능공학부(토목공학전공) 교수는 “애초에 차량이 다니던 교량이고 B등급이면, 자전거도로나 보행로로 활용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고 본다”며 “부산에서도 수정터널 상부(감고개공원)라든지 공원화된 교량 사례가 많기 때문에 공원화 역시 검토해 볼 만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공원화의 경우 공원 규모나 식재할 나무의 종류 등에 따라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잔디나 초본류는 흙을 많이 사용할 필요가 없지만, 소관목이나 대관목은 30~60cm의 토심 확보가 필요해 하중을 고려한 구조 검토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서울역고가를 2017년 공원화 한 '서울로7017'. 이자영 기자 서울역고가를 2017년 공원화 한 '서울로7017'. 이자영 기자

동서고가로가 내진설계 의무화 시점인 1996년 이전에 건설됐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동서고가로(사상~문현교차로)는 1995년, 우암고가교(문현교차로~감만사거리)는 1997년 준공됐다. 부산연구원 이원규 선임연구위원은 “동서고가로는 지은 지 오래돼 내진설계가 안 돼 있다”며 “보수해서 쓸 수는 있겠지만, 유지·관리비 부분도 생각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1998년 진행된 부산 동서고가로 안전진단 모습. 부산일보DB 1998년 진행된 부산 동서고가로 안전진단 모습. 부산일보DB

관련법에 따라 내진설계가 되지 않은 교량도 내진성능을 검토해 보강하는 추세로, 현재 동서고가로의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게 부산시와 전문가의 판단이다. 시는 2017년과 2018년에 걸쳐 동서고가로 램프구간 8곳의 교량받침 52곳을 교체하는 등 내진보강 공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환우 교수는 “동서고가로는 특히 내진보강 대상 1순위였던 만큼 안전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며 “시와 시민, 전문가가 여러 안을 검토해 합리적인 활용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고, 용도에 맞게 안전 부분은 보강해서 사용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