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기대, 이제 자연 속 문화예술공원으로 바뀐다
부산시, 이기대 문화예술공원 조성계획 발표
내년 말까지 전문가 시민 의견 모아 기본계획 수립
부산의 해안 절경을 품고 있는 이기대공원이 세계적 문화예술공원으로 탈바꿈한다.
부산시는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남구 용호동 이기대공원 일대를 자연생태와 문화예술이 접목된 문화예술공원으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시는 내년 말까지 문화예술인과 학계, 시민사회 등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이기대 예술공원 기본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기대 자체가 예술이 되는 공원 △자연환경 속에 녹아든 품격있는 미술관 △숲속 길을 따라 만나는 예술문화 콘텐츠가 축적된 공원이라는 3가지 전략을 중심에 내세웠다.
시는 이기대 문화예술공원에 가칭 부산 오륙도 아트센터, 바닷가 숲 갤러리, 이기대 국제 아트센터 등을 세우는 구상도 일부 공개했다.
이기대는 그동안 시민들에게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해안 산책로를 걸으며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생태관광 명소로 사랑받아 왔다.
1997년 정부의 해안선 군 주둔지역 개방정책에 따라 군사시설 보호지역에서 해제돼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으며, 2005년 이기대 해안산책로 조성사업을 계기로 많은 시민들이 해안 절경을 이용할 수 있게 됐고, 2013년에는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돼 생태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지난 2020년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래로 공원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나,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5년에 걸쳐 삼성문화재단 소유 부지 약 32만 5000㎡를 비롯한 사유지 71만 2000㎡에 대해 보상비 737억 원을 투입, 공원 내 사유지 보상을 완료했다.
이렇게 이기대공원 내 사유지를 매입한 부산시는 오륙도에서 동생말로 이어지는 4.7km의 해안산책로와 125만㎡의 이기대 자연경관을 활용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예술공원을 조성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일본 나오시마 미술관, 덴마크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 독일 인젤홈브로이히 미술관과 같이 생태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바다와 자연, 예술이 조화를 이룬 세계적인 명소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이제는 부산의 해양 관광권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해운대권역에서 광안리로 이어오는 ‘해양 여가 관광벨트’와 엑스포 준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북항에서 시작된 ‘해양 컨벤션 문화벨트’를 연결해 세계적인 해양 문화도시로의 발돋움이 필요한 시기”라며 “이번 이기대 예술공원 기본계획은 부산의 문화예술인 양성과 부산 문화예술의 발전은 물론 시민들에게 세계적 수준의 문화 기회를 제공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세계적인 건축가가 참여해 자연환경을 살리는 방향으로 건축이 이뤄지도록 하고 미술관과 다양한 전시관 등을 조성하되 제한적 공간만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 시장은 기자회견 직후 부산시청에서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일본 건축가 세지마 가즈요를 만나 이기대 예술공원 조성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