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종호 센텀의료재단 이사장 “고령화 사회, 질병 생기기 전 관리하는 예방의학에 투자해야”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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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부산대 의대 발전기금 등 기부
부산대서 명예 경영학 박사 학위
“건강증진사업에 국가 지원 필요”

“생의 마지막에 큰돈을 한 번에 기부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저의 소신은 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때그때 사회 구석구석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쓰자는 것입니다.”

센텀의료재단 박종호 이사장은 병원 경영 은 물론이고 지역사회 공헌에도 적극 나서는 인물로 유명하다. 이에 걸맞게 대한손상예방협회 이사장, 부산동부지검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 부산시립미술관후원회 이사장의 직함도 가지고 있다.

최근 박 이사장은 모교인 부산대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산대 동문 장학회관 건립, 부산대 의대 발전기금, 지역 장학회, 범죄 피해자 지원 등에 꾸준히 기부한 것과 지역 의료·사회 발전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의대를 다닐 때 공중보건장학금을 받았어요. 그걸 받으면 의료 취약지에서 근무해야 해요. 전문의를 따고 4년간 경북 김천시와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에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치료하면서 의사로서 사명감을 느꼈습니다. 후배들도 사회를 위해 봉사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모교 후배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진행한 ‘1000원의 저녁식사’도 화제가 됐다. “후배들을 만나 보면 열심히 공부하는데 취업이 잘 안 돼 힘들어 하더라고요. 격려 차원에서 2016년 시험 기간에 제가 2000원을 내고 학생은 1000원만 내는 식사를 마련했어요. 그런데 한 학생이 벌떡 일어나더니 ‘회장님 한 번 더 해주세요’라고 해 그래서 다음 해에 또다시 했어요. 젊은 학생 5만 명의 밥을 사준 셈이었죠. 보람이 있었습니다.”

박 이사장은 범죄 피해자 회복을 위한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이사장을 맡고 있는 부산동부지검 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강력범죄 피해로 흉터가 남은 피해자를 의료 협력기관과 연계해 흉터 제거 무료 수술 등을 지원하고, 피해자 생계비 지원, 심리 상담, 법률 지원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피해자뿐 아니라 2차 범죄 예방을 위한 가해자 심리 상담도 지원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1995년 울산 강서병원 개원을 시작으로 2002년 정형외과 관절 전문병원인 부산센텀병원, 2009년 수부 전문 서부산센텀병원을 개원했다. 또 센텀의료재단도 설립했다. 부산센텀병원은 부산 최초로 대학병원이 아닌 곳에서 정형외과를 세부 전문 영역으로 나눠 진료를 시작했다. 올 12월에는 센텀종합병원을 개원한다. 건강검진, 재활, 예방의학 등 ‘건강한 노후 생활을 위한 종합 관리’ 차원에서 종합병원 운영을 계획했다고 한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정형외과 질환에도 동반 질환이 너무 많은 거예요. 전체 수명은 늘었지만 건강 수명이 아닌 기간이 보통 7년 정도 되거든요. 이 기간을 줄이면 개인의 행복도 커지고 사회적인 비용도 절감됩니다.”

박 이사장은 건강증진사업에도 국가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우리나라는 행위별 의료수가이기 때문에 절개를 하든지 소독을 하든지 해야 돈을 받을 수 있어요. 건강 관리와 예방을 위해서 의사가 30분을 설명해 준다 해도 진료비는 같습니다. 예방 의학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국민 건강이 증진되고 의료비 지출 증가도 막을 수 있습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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