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이 ‘맏형’ 역할 제대로 할 때 ‘녹색해운항로’ 성공한다”[제17회 세계해양포럼]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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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세계해양포럼]해운·항만 세션

부산항 추진 녹색해운항로 논의
“항만이 선사·연구기관 불러모아
역할 분장·조직 주체로 활동해야”
완전 자동화 항만 전망 등도 토론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트리스탄 스미스 교수(화면)가 26일 롯데호텔부산에서 열린 제17회 세계해양포럼 해운·항만 세션에서 해운·항만의 탄소중립을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WOF사무국 제공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트리스탄 스미스 교수(화면)가 26일 롯데호텔부산에서 열린 제17회 세계해양포럼 해운·항만 세션에서 해운·항만의 탄소중립을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WOF사무국 제공

세계 2위의 환적항만인 부산항은 부산에서 세계해양포럼(WOF)이 출범하고 17년간 이어지고 있는 가장 큰 배경이다. 탈탄소와 디지털화라는 거대한 전환의 시대에 해운항만 물류의 발전 방향에서도 부산항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26일 롯데호텔부산에서 열린 제17회 세계해양포럼(WOF) 해운·항만 세션에서는 부산항이 추진하고 있는 녹색해운항로와 완전 자동화 항만의 현황과 전망이 주로 논의됐다.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영국, 미국, 일본과 한국의 글로벌 전문가들이 온오프라인 발제에 나섰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트리스탄 스미스 교수는 올해 국제해사기구(IMO)가 제시한 국제해운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두고 “정말 엄청나게 높은 목표”라고 요약했다. 국제 무역과 해운업 수요는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해운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어나는 게 당연하다. 이런 조건에서 선박당 탄소집약도를 2030년까지 55~60%, 2040년까지는 91% 정도까지 감축해야 가까스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그는 “앞으로 해운업은 어떤 연료를 이용해 최저 비용으로 저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두고 대대적인 신조와 개조가 진행될 것”이라면서 “전환을 선도하고자 하는 기업들이라면 정부 지원이나 보조금 등을 활용할 수 있고 친환경 선박에 대한 시장 수요도 있는 향후 3년 내에 빨리 움직여야 비용 측면에서 가장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샘 조 미국 시애틀 항만위원회 위원장은 ‘녹색해운항로의 동향과 전망’ 발제에서 부산항만공사(BPA)가 참여하고 있는 한미 항만 간 녹색해운항로 추진 상황을 개괄했다. 지난해 11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발표된 한미 녹색해운항로는 부산항과 미국 타코마항 사이에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선박을 오가게 하는 항로를 시범적으로 구축하겠다는 내용이다.

샘 조 위원장에 따르면 현재 BPA와 시애틀 항만위원회를 비롯해 한국의 울산항, 마산항, 미국의 타코마항, 에버렛항 등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BPA와 함께 2026년까지 친환경 메탄올을 연료로 하는 항로를 구축하는 것을 시작으로 2033년까지 양국 항만 간에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로로선 등 다양한 화물을 암모니아 등 여러 친환경 연료로 운항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그는 녹색해운항로에서 항만의 역할을 강조했다. 항공 같은 다른 분야와 달리 해운 분야의 친환경 전환에는 다수의 선사와 연구기관 등 다수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만큼 여러 구성원을 한 테이블에 모으고 분절적인 활동을 조직하는 역할이 필요한데, 항만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시애틀항은 화물항이기도 하지만 크루즈항으로도 유명해 시애틀과 알래스카 간 녹색해운항로도 고려할 수 있다”면서 “항만은 다양한 해운사와 연구개발팀을 불러모아 여러 방식의 녹색해운항로를 추진할 수 있는 중요한 주체”라고 말했다.

이밖에 김승남 서호전기 사장은 ‘스마트 항만의 글로벌 수준 진단과 미래발전 기술’ 발제에서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항만이 될 부산신항 서컨테이너 2-5단계 부두의 자동화 장비를 소개했다. 서호전기는 내년 개장을 앞둔 서‘컨’ 2-5단계뿐 아니라 이미 가동 중인 싱가포르 투아스 항만의 자동화에도 참여했다. 김 사장은 “초기 항만 자동화가 안정적 운영을 위해 도입됐다면 현재는 효율성과 안전성을 달성하고 있고, 앞으로는 이에 더해 완전 무인 자동화로 탈탄소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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