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뒤엔 승전보”… 파리에 전력 다 쏟는다
[2030 엑스포 부산에서!] D-15
대통령·총리·장관·시장·의원 등
엑스포 유치전 위해 파리 총출동
전략·표심 안갯속 막판 ‘스퍼트’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 정부가 ‘언더독’(상대적 약자)으로 시작해 백중세까지 온 부산의 대역전극을 목표로 마지막 세몰이에 나선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형준 부산시장, 각 부처 장관, 여야 국회의원들이 마지막 무대인 프랑스 파리에 총집결해 쌍끌이 방식으로 막판 표심을 굳히겠다는 방침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2일부터 4일간 일정으로 파리를 방문한다. 파리는 오는 28일 2030월드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이뤄지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장소여서 2030월드엑스포 유치전에 나선 경쟁국들의 마지막 교섭 활동 무대로 꼽힌다. 한 총리는 지난달에도 유럽 4국을 찾는 등 2030월드엑스포 유치에 전념하다시피 하고 있다. 한 총리는 이번에도 BIE 회원국 대표들을 만나 부산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한발 앞서 지난 9일부터 파리에서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2일에 이어 1주일여 만에 다시 파리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다. 박 장관은 지난 10~11일 유럽·아프리카의 정상급 인사들이 다수 참석한 ‘제6차 파리평화포럼’에 참석해 12개국 정상에게 부산 지지를 요청했다.
박 장관은 제42차 유네스코 총회에도 한국 수석대표로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유네스코에는 194개 국가가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박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부산엑스포 비전인 문화 다양성에 대한 깊은 존중을 바탕으로 각국을 지원하겠다고 정상들을 설득했다.
정부 주요 인사도 총동원된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13~19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프리카의 베냉, 기니비사우 2개국을 찾는다. 산업부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9~11일 체코를 방문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의 강행군도 빼놓을 수 없다. 태평양 도서국을 중심으로 표심 얻기에 나선 조 장관은 지난 8일(현지 시각)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쿡 제도에서 열린 태평양도서국포럼(PIF)에 참석, 부산 지지를 요청했다.
부산엑스포 ‘1호 세일즈맨’인 윤 대통령은 개최지 발표 직전인 오는 23~24일 파리를 찾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최종 개최지 결정에 임박해 파리 주재 각국 BIE 회원국 대표들과 오·만찬 등을 가지며 막판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13일부터 다시 해외 각국을 돌며 막판 유치전에 나선다. 시 관계자는 “국가를 밝힐 수는 없지만 박 시장은 13일부터 1주일간 전략적으로 핵심적인 국가들을 찾은 뒤 20일 파리로 간다”고 전했다.
국회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힘을 보탠다. 국회 2030부산엑스포특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12명은 막판 부산 지지 호소를 위해 파리에서 힘을 합친다. 그간 세계 각국에서 부산엑스포를 홍보한 국회의원 유치 교섭 활동은 60회를 넘겼고, 한 달에 5번 꼴로 유치 활동이 이어졌다.
정부와 정치권이 마치 총동원령을 내린듯이 세계 각국으로 향하는 것은 최근 한국에 유리해진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디가 최근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과 2034년 월드컵 개최를 확정지어 한국에 한층 유리한 분위기가 잡혔다는 것이다. 다만 섣불리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막판 스퍼트가 더 중요해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우디의 월드컵 유치 등이 부산에 유리한 측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막판 표심은 ‘블랙아웃’ 상황”이라면서도 “언더독으로 시작했지만 서서히 ‘할 만하다’ ‘유치할 수 있다’는 쪽에 힘이 실리는 만큼 막판 표심 굳히기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