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중견 건설사 남명건설 최종 부도… 지역 건설사 추가 도산 우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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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 경남 8위 업체

경남지역 중견기업 남명건설이 지난 1일 부도를 맞으면서 해당 업체가 지은 김해시의 한 임대주택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경민 기자 경남지역 중견기업 남명건설이 지난 1일 부도를 맞으면서 해당 업체가 지은 김해시의 한 임대주택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경민 기자

경남 중견 건설사인 남명건설이 만기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시공능력 전국 285위 규모의 기업이 무너지면서 지역 건설업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지난 1일 12억 4000여만 원의 만기 어음을 막지 못한 남명건설에 대해 당좌거래정지를 공시했다. 앞서 남명건설은 지난달 28일 창원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냈다.

남명건설 관계자는 “장기 미회수 공사대금이 미수채권으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유동성이 고갈돼 정상 영업을 할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2019년 6월부터 추진하다 2021년 중단한 경남 함안군 지역주택조합 공사 공사비 375억 원을 회수하지 못한 일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부산 강서구 리베르하임 공사비 160여억 원, 경남 진주시 서부시장 현대화 사업 공사비 약 100억 원도 받지 못했다. 최근 준공한 상가 미분양과 대출이자, 자잿값 인상 등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명건설은 종합건설 시공능력 전국 285위, 경남 8위 업체로 올해 기준 시공능력평가액이 847억 원에 달한다. 그동안 김해에서 아파트·상가 시공 등을 활발히 추진한 기업이어서 지역사회의 충격도 크다. 김해 한 부동산개발업체 대표는 “건설업계 모두가 어렵게 버티고 있다”며 “숨통을 틔우려고 소유 토지를 매각하려고 해도 살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미 지어 놓은 물량은 소화가 안 되고 대출이자도 감당해야 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해부터 건설경기 악화로 중소 건설사 법정관리 신청이 이어졌다. 경남 18위였던 동원건설산업을 비롯해 시공능력평가 75위의 대우산업개발, 109위 대창기업 등이 부도 처리됐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올해 종합건설업체 폐업 신고 건수는 3일 기준 509건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6년 530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역 건설사 추가 도산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동의대 부동산대학원 강정규 원장은 “규제가 완화돼야 하고, 대출 문턱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명건설 부도로 김해에서는 무계동 A임대주택 향방을 걱정하는 시민 목소리가 크다. 남명건설이 지은 A아파트는 총 824세대로 2017년 준공 후 10년 이내에 분양하는 조건으로 임대 분양했다. 온라인 등에는 남명건설 부도 소식을 묻거나 이후 상황을 우려하는 반응이 확산하고 있다. 남명건설 관계자는 “시행사는 남명산업개발로 법인이 다르다”면서도 “A아파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회사 측에서도 자료를 검토 중이며,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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