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3D프린터 기술 접목한 '귀금속 세공 예술가'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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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진주 정금길세공소 대표

가상세계 활용해 디자인 작업
소비자 호응과 수상 결실 이어져
"한국 세공기술 세계에 알리고
예술작품으로 인정받도록 노력"

김명수 정금길세공소 대표는 귀금속 세공업에 4차산업을 접목한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다. 정금길세공소 제공 김명수 정금길세공소 대표는 귀금속 세공업에 4차산업을 접목한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다. 정금길세공소 제공
동물의 털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펜던트. 동물의 털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펜던트.

“금 세공업이 예술로 평가받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경남 진주시에 본사를 둔 정금길세공소 김명수 대표의 말이다.

국내 금 세공업의 경우 세계적으로 섬세함과 기술력을 인정받지만 정작 기술자들은 단순노동자 정도로 평가받는다. 일본이나 유럽의 경우 금 세공업은 당당히 예술로 인정받고 있지만 우리나라 사정은 다르다. 김 대표는 국민들의 세공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세공 산업에 온몸을 던진 인물이다.

김 대표는 “중학생 때 운동과 조각미술을 시작했고 대학생 때는 한국 킥복싱 챔피언이 됐다. 운동으로 정점에 오른 뒤 조각 미술에 매진했고, 선진국일수록 귀금속 세공 장인들이 인정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귀금속 세공을 많이 연구했고 세공 장인들을 만나 기술을 배웠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노력은 세공의 범위를 넓게 잡았다.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귀금속 세공업은 오차가 크고 제작에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래서 생각해 낸 묘안이 4차 산업 접목이었다.

그의 작업은 VR 가상세계를 활용해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고, 크기와 무게 등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세공하는 방식이다. 귀금속 세공에 최적화된 태블릿과 고가의 레진 방식인 MSLA/LCD 3D 프린터도 도입했다. 해외에서도 적용하지 않은 방식이다.

귀금속 4차 산업은 기존 수작업 제품과 비교하면 훨씬 세밀하고 정밀한 작품을 만들 수 있고 제작 시간과 세공 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다. 특히 수작업의 경우 실수를 하면 금을 녹여 다시 세공해야 하지만, 가상세계에서는 곧바로 복구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의 털 한 올까지 생생히 살린 펜던트를 선보여 소비자 호평을 받았다.

김 대표는 “7년간 실패를 거듭했지만 지금은 안정화됐다. 귀금속 4차 산업에서는 동물의 털, 사람 머리카락과 피부까지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세공소의 귀금속을 직접 제작하며 모든 과정을 꼼꼼하게 챙긴다. 재료가 되는 귀금속도 직접 발로 뛰어 공급한다. 소비자에게 더 큰 만족감을 주기 위해 무상수리 서비스 등 고객 친화적 서비스도 빼놓지 않는다.

소비자 호응이 이어지면서 지점도 하나둘 늘고 있다. 김 대표와 철학을 공유하는 4차 산업 세공 기술자들이 차례로 양성됐고, 경기 수원점, 경북 구미점 등이 차례로 문을 열었다. 현재 서울 관악구에 4번째 점포가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상복도 이어졌다. ‘대한민국 신미술 대전’ CAD 분야 1위에 이어 2021 대한민국 최고경영자 대상, 2022 소비자 만족 브랜드 대상, 2023 한국 인기브랜드 대상 등을 수상하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김 대표는 “꾸준히 도전하고 포기하지 않았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세공품을 만들 때 예술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작품들이 완성될 때마다 힘이 났고, 받는 분들도 기뻐해 줘서 더욱 힘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봉사’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지금도 지역 발전과 저소득층을 위해 다양한 기부를 하고 있지만 더 많은 활동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세공 기술을 세계에 알리고, 예술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다양한 단체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온누리상품권을 기부하고 지역 발전기금을 기탁했다. 사업이 번창하는 만큼 사회 공헌에도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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