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위기 극복한 벡스코, 내년에도 훈풍 예상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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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시·회의 등 1100여 건 개최
2027년까지 국제회의 계획 잇달아
디지털화에도 박차…경쟁력 강화

지난 7월 벡스코에서 열린 ‘2023 새마을운동 글로벌 협력국 장관회의’ 모습. 벡스코 제공 지난 7월 벡스코에서 열린 ‘2023 새마을운동 글로벌 협력국 장관회의’ 모습. 벡스코 제공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어려움을 겪은 벡스코가 올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뒀다. 2027년까지 굵직한 국제 행사가 계획되어 있어 당분간 훈풍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벡스코에 따르면, 올 한 해 동안 전시장과 회의실에서는 약 1100여 건의 행사가 열렸다. 벡스코에서 가장 많은 행사가 열렸던 2019년(1351건)에 거의 근접하는 수준이다. 올해 회의는 약 780여 건을 개최했다. 지난해 대비 70건 이상 늘어난 성과다. 회의실 임대 매출도 지난해보다 약 20% 이상 상승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마이스 산업이 활기를 띠면서 부산 경제에도 활력이 되살아나고 있다. 회의 참석자들이 부산에 머무는 동안 교통, 숙박, 식음, 쇼핑, 관광 등에 소비를 하면서 경제적 파급 효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실제 벡스코에서 주요 행사가 열리면 인근 식당과 백화점가도 함께 북적이는 효과가 나타난다. 국내외 도시들이 각종 마이스 이벤트 유치 경쟁에 뛰어드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훈풍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에는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WTTC)를 비롯해 세계지질과학총회(IGC), UNEP 플라스틱협약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 등의 국제 행사가 계획돼 있다. 내년 2월 열리는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는 3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내년 8월 계획된 세계지질과학총회에는 4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내후년인 2025년에도 2500여 명이 참석하는 아시아 심장학회(APSC)와 세계도핑방지기구총회(WADA) 등이 예정돼 있다. 이밖에도 2027년까지 국제자동제어연맹 세계대회, ISI세계통계대회 등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행사가 계획돼 있다.

이처럼 벡스코가 잇달아 국제회의 유치에 성공한 데는 인프라가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은 교통, 숙박, 쇼핑 등의 인프라와 관광 도시로서의 볼거리, 먹거리도 갖추고 있다. 또 벡스코의 경우 차로 10분 이동하면 약 7200개의 호텔 객실을 갖추고 있어 컨벤션 개최지로서의 강점도 지니고 있다.

대규모 행사 개최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도 행사 주최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직원들이 마이스 분야에 특화된 만큼, 사전 컨설팅부터 원활한 행사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국제 행사 유치 시 부산시, 부산관광공사, 벡스코가 함께 ‘원팀 부산’으로 유치에 열을 올리는 점도 시너지로 작용하고 있다. 대규모 국제회의를 다수 유치한 배경에도 ‘원팀 부산’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소규모 세미나부터 대형 국제까지 여러 형태의 회의가 가능하다는 점도 벡스코의 강점으로 꼽힌다. 벡스코는 컨벤션 홀 22곳과 제1·2전시장에 30곳 등 총 62개의 회의실을 갖추고 있다. 또 최대 4000명 동시 수용 가능한 오디토리움도 갖췄다. 그럼에도 행사 성수기에는 회의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기도 하다. 벡스코는 이에 제3전시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현재 기본설계 용역이 진행 중이며, 내년에는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더해 벡스코는 최근 마이스 업계의 트렌드인 디지털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국내 최초로 컨벤션홀 회의실 간 실시간 중계 스트리밍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메인 행사장에서 실시간으로 회의 내용을 송출하면 컨벤션 홀 어느 회의장에서나 설치된 LED 전광판을 통해 동시에 같은 회의 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특히 정밀함과 고화질을 요구하는 의학·공학, 첨단산업 분야 관련 회의 유치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밖에도 벡스코는 회의장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축해 정보를 전달한다. 항공 VR로 촬영한 화면을 통해 벡스코 인근의 숙박, 쇼핑, 문화, 교통 등 정보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회의실을 사용하려는 고객은 벡스코에 직접 오지 않더라도 행사장을 확인하고, 행사장 조성 모습을 직접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다. 라이브 미팅 시스템도 마련돼 있어 온라인 팸투어와 실시간 채팅이 가능하며, 행사 주최자들이 현장을 직접 방문할 필요없이 편하게 시설 투어를 진행할 수 있다.

벡스코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비대면 마이스 행사 기술에 대한 시스템도 갖췄다. 10곳의 화상 상담장을 비롯해 스튜디오 영상촬영·화상회의 송출 시스템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마이스 업계뿐 아니라 지역 기업에도 글로벌 화상회의 참가 지원, 다양한 디지털 마케팅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벡스코 손수득 대표 이사는 "글로벌 마이스 도시라는 부산의 인지도를 높이고, 앞으로도 수요자가 만족할 수 있는 시설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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