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측근 남평오, 대장동 의혹 최초로 언론 제보했다고 스스로 밝혀
친명계, 이낙연 비판하며 격앙된 반응…이낙연 신당 창당 가속화 가능성

더불어민주당에서 대장동 의혹 제보자를 놓고 계파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사진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김대중재단 서울 강북지회 출범식에서 애국가 제창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에서 ‘대장동 의혹’ 제보자 폭로를 놓고 계파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최초로 제보한 인물이 이낙연 전 대표 최측근이라는 사실을 드러나자 친명(친이재명)계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제보자 폭로는 ‘이낙연 신당’과도 연계돼 당내 계파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의 측근인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은 2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최초로 언론에 제보한 사람이 자신이라고 밝혔다. 대장동 의혹이 이낙연계에서 최초로 제기됐다는 분석은 많았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나선 인물은 남 전 실장이 최초다.

친명계에선 이와 관련 “해당 행위”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당원 커뮤니티인 ‘블루웨이브에는 “이러고도 이낙연 민주당 사람인가”라는 항의 글의 올라왔다. “남평오 정보 제공자는 검찰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왔다.

친명계에선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가운데 최측근 인사가 대장동 의혹 제보자임을 밝힌 데 대해 이 전 대표가 당과 결별 선언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연말까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년 초에는 탈당해 신당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이번 폭로가 이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회동을 하루 앞두고 나오면서 회동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전 총리가 ‘이낙연 신당’을 막기 위해 이 대표와 이 전 대표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번 폭로로 이 같은 시도가 성과 없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와 정 전 총리의 회동이 당내 갈등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번 회동 결과에 따라 이 전 대표의 행보가 달라질 수도 있다”면서 “이 대표가 파격적으로 양보하겠다는 모습을 보일 경우 이 전 대표는 탈당의 명분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장동 제보자 폭로로 친명계가 이 전 대표에 대해 비판 공세에 나서면서 이 대표도 원론적인 통합 필요성을 언급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