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청장 막말 논란에 장애인 단체 "인식 변화 계기 돼야"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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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원 청장 "분별없는 발언" 사과
정책협약서·복지정책 서약서 공개


24일 오전 10시 부산 북구청에서 ‘발달장애인 막말 논란’에 휩싸인 오태원 구청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 사과했다. 오 구청장은 사과와 함께 장애인 관련 복지 정책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손희문 기자 24일 오전 10시 부산 북구청에서 ‘발달장애인 막말 논란’에 휩싸인 오태원 구청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 사과했다. 오 구청장은 사과와 함께 장애인 관련 복지 정책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손희문 기자

24일 오전 10시 부산 북구청에서 ‘발달장애인 막말 논란’ 관련 오태원 구청장의 공개 사과와 장애인 복지 정책 추진을 위한 협약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이뤄졌다. 손희문 기자 24일 오전 10시 부산 북구청에서 ‘발달장애인 막말 논란’ 관련 오태원 구청장의 공개 사과와 장애인 복지 정책 추진을 위한 협약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이뤄졌다. 손희문 기자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이 '발달장애인 막말 논란’에 휩싸인 지 일주일 만에 공개석상에 나서 공식 사과했다. 부산 장애인 학부모 단체는 구청장의 공식 사과를 수용하되 향후 북구청이 제시한 장애인 관련 복지 정책이 제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산지부(부산장애인부모회)는 24일 오전 10시 부산 북구청 앞에서 오 청장의 발달장애인 망언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부산장애인부모회는 ‘발달장애인 막말 논란’과 관련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어 오 청장의 공식 사과와 함께 장애인 복지 정책 추진을 위한 협약 발표가 이뤄졌다.

부산장애인부모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오태원 구청장의 발언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고, 장애인 당사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다만 앞으로 장애인 정책 수립에 있어 장애인 인권에 대한 공감을 잊지 않겠다는 오 구청장의 사과를 수용한다. 차별을 없애고 평등을 위한 올바른 정책과 행정을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 구청장은 공개 사과를 했다. 오 구청장은 “저의 발언으로 인해 상심하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부산 장애인부모회가 제안한 정책은 물론, 장애인 복지 정책 추진에 있어 진심을 다하겠다”고 머리 숙였다.

오 구청장은 정책협약서와 장애인 복지정책 추진 서약서를 공개하고, 향후 △발달장애인 주거생활지원서비스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설치·운영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센터 사업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확대 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부산장애인부모회 도우경 회장은 “오 구청장의 진심어린 사과를 수용한다”면서도 “더 이상 장애인을 향한 혐오의 빗장이 풀려서는 안 되며, 이번 일을 계기로 장애인의 삶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올바른 인식과 인권감수성을 위한 행정에 힘써주시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애초 부산장애인부모회는 오 구청장의 장애인 혐오 발언 사죄를 촉구하는 규탄 집회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23일 오 구청장이 사전 면담에서 사과와 함께 장애인 복지 정책에 적극 앞서겠다고 약속하면서 공개 사과와 정책협약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으로 변경됐다.

앞서 오 구청장은 지난 17일 김형찬 부산 강서구청장과 마련한 합동 기자간담회에서 발달장애인 돌봄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힘든 발달장애인 부모가 무슨 죄가 있느냐는 취지의 강서구청장 발언에 “죄가 있다면, 안 낳아야 되는데 낳았다”고 말했다.

오 구청장은 발언 직후 “발달장애인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아니었고, 고생하는 게 안타깝다는 취지였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오 구청장의 해명에도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과 장애인 학부모 단체가 잇따라 규탄 성명을 내는 등 논란이 확산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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