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솟값 비싼데 키워 볼까… ‘홈파밍’ 열풍
직접 키워 먹는 알뜰족 다시 늘어
원예용 흙·재배세트 등 매출 증가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에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높은 실정이다. 채솟값이라도 줄여보기 위해 집에서 직접 키워 먹는 ‘홈파밍’ 수요도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부산 금정구에 사는 정 모(37) 씨는 최근 마트에서 사온 흙대파를 손질해 소분한 뒤 뿌리 부분을 다시 화분에 심었다. 미나리도 줄기 부분을 잘라 뿌리를 내리기 위해 물에 담가뒀다. 정 씨는 “SNS나 유튜브 등에서 영상을 보고 따라하기 시작했다”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여전히 부담인데 과일은 키우기 어렵지만 집에서 손쉽게 키울 수 있는 채소라도 키워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 채소 등을 키우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1~3월 채소 키우기 세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0% 늘어났다. 같은 기간 허브식물 씨앗은 38%, 채소 씨앗은 24%, 과일 씨앗은 22% 늘어났다.
다이소도 최근 홈파밍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화분과 원예용 흙, 채소 재배 세트 등 원예 관련 아이템을 출시하기도 했다. 다이소에 따르면, 원예 관련 상품 매출은 1~2월 기준 전년 대비 약 11% 오르기도 했다. 채솟값은 지난달에 비해 안정세를 되찾아 가고 있으나, 일부 채소류의 고공행진은 계속 이어지는 모양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4일 양배추 1포기의 소매가는 4854원으로, 1년 전 3794원에 비해 약 28% 올랐다. 알배기 배추도 4183원으로 지난달 3018원에 비해 약 39% 올랐다. 값이 크게 올랐던 애호박은 4일 소매가격 기준 1754원으로, 1달 전 2661원에 비해 가격이 내렸으며, 대파도 2490원으로, 1달 전 3996원에 비해 안정화됐다.
한편, 부산의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3.1%를 기록했다. 개별 품목으로는 사과 88.2%, 배 87.8%, 귤 68.4%, 토마토 36.1%, 파 23.4% 등을 기록했다. 글·사진=서유리 기자 yool@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