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김건희 특검법 처리"… 민주 2일 본회의 강행 압박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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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유종의 미’ 거둬야
"국회의장 해외순방 저지 불사"
박지원, 김진표 의장에 욕설도
국힘 “사전 협의 없었다” 반발
이태원 특별법 일부 수정 합의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달 30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리는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달 30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리는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권을 압박하며 ‘2일 본회의’ 강행을 시도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 등을 비롯한 쟁점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여야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한 막판 합의를 이뤘지만, 타 쟁점 법안을 두고는 여전히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21대 국회의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의장이 이번에는 민주당이 하자는 방향대로 동의해줘야 한다”며 김진표 국회의장을 향해 본회의 2일 개의를 거듭 압박했다. 홍 원내대표는 “채 상병 특검법 등을 처리하지 않고 해외 순방을 가면 상당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사흘 뒤 해외순방이 예정돼 있다. 2일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을 경우, 김 의장의 해외순방 저지까지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것은 단순히 김 의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21대 국회 전반에 대한 평가 문제로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지원 당선인은 아예 김 의장을 향해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그는 이날 오전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국민적 합의로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등은 처리하게 돼 있다. 이것을 국회의장이 사회를, 직권 상정을 하지 않고 해외에 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 등 민주당 출신 의장들을 향해 “그러니까 박병석, 김진표 똑같은 놈들”이라며 “윤석열이나 다 똑같은 놈들. 진짜 개XX들”이라고 힐난했다.

민주당의 본회의 강행을 요구하는 이유는 21대 국회 내에서 특검법을 처리하기 위해서다.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등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21대 국회 내 처리가 불발될 경우 22대 국회 시작 즉시 특검법을 재발의한다는 게 민주당 방침이다.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단독 출마한 박찬대 의원은 이날 “채 상병 특검법은 2일과 28일 있을 21대 마지막 국회(본회의)에서의 처리를 기대하고 국회의장과 국민의힘에 협의를 요청하는 상황”이라며 “그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김 여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은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바로 발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본회의 강행 시도에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쟁을 유발할 수 있는 법안들을 처리하겠다는 본회의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고준위 특별법 등을 비롯한 민생 법안들을 처리하자는 데는 동의한다”면서도 “다른 정쟁 법을 끼워 넣어 처리하는 게 주가 되고, 마지못해 민생 법안 한두 개 처리하는 것을 본회의를 열기 위한 수단으로 하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일부 수정하는 데 합의했다. 특별법은 2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특히 여당에서 요구한 이태원 특조위 영장청구권 조항과 직권조사 권한 삭제안이 받아들여졌다. 핵심 쟁점인 특별조사위원회는 총 9인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여야가 각 4명을 추천하고, 국회의장 추천 몫은 여야 합의를 전제로 1명을 뒀다.

다만 국민의힘은 여야 간 합의되지 않은 타 쟁점 법안이 2일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에 동참할 수 없고 본회의 참여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법안이 올라와서는 안 된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해당 법안들이)올라온다면 본회의 개최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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