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개발 서두르는 해양업계… “예측 불허 바다에 최적”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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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WOF 대주제 ‘오션 AI’
KMI, 'AI분석지원실’ 첫 신설
접근과 예측 어려운 해양수산
AI 도입으로 산업 발전에 박차

HD현대는 지난 9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인공지능 엑스포’에서 팔란티어와 공동개발한 무인수상정(USV) ‘테네브리스(TENEBRIS)’를 처음 공개했다. 연합뉴스 HD현대는 지난 9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인공지능 엑스포’에서 팔란티어와 공동개발한 무인수상정(USV) ‘테네브리스(TENEBRIS)’를 처음 공개했다. 연합뉴스

해양수산 분야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해운·수산·항만·조선 산업에서 스마트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AI를 둘러싼 전문가 연구와 논의가 본격화한다. 특히 바다는 접근성이 떨어지고 전문성이 큰 분야라 AI 활용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세계해양포럼(WOF) 기획위원회는 올해 열리는 제18회 대주제로 ‘오션 인텔리전스 위드(Ocean Intelligence with) AI’를 선정했다. 해양 분야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WOF는 세계적인 석학과 국내외 전문가가 참여해 해양산업의 미래를 고민하는 국제 포럼이다. 기획위는 AI, 해양자원, 국제 분쟁 등 여러 대주제 후보군을 두고 여러 차례 논의를 진행한 끝에 이번 대주제를 선정했다. WOF 사무국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AI 고도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논의를 더는 늦출 수 없다”면서 “올해 포럼은 해양산업 전반에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가늠하고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18회 WOF는 올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롯데호텔 부산에서 개최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도 AI를 활용한 연구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 3월 원장 직속으로 설치된 ‘AI분석지원실’은 수산연구본부와 AI를 활용한 첫 작업에 돌입했다. ‘인공지능 기반 해양수산 연구 모델(챗봇) 개발’이라는 3년짜리 연구를 진행 중이며, 올해 프로토타입(시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올 6월 AI를 통해 정책 연구와 관련한 시험 보고서도 작성할 계획이다. AI분석지원실은 총 7명의 연구진으로 구성돼 있다.

AI분석지원실 전형모 실장은 “지금은 AI의 한계를 알아보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후 AI를 학습시키는 과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AI가 본격적으로 투입되면 연구진의 활용성을 높여 훨씬 더 많은 연구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도 독도 해역에서 수산자원 관리에 AI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독도수산연구센터는 지난달 ‘민·관·학 워크숍’을 열고 AI 기반 수중영상 분석 기술의 최신 동향, 수산자원 관리 적용 사례, 현장 적용을 위한 기술·정책적 장애물 극복 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센터는 올해부터 AI 기반 수중영상 분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로 조업 어장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정보 등을 어업인에게 제공해 조업 여건을 개선할 계획이다. 청정 해역인 독도 해역은 수중영상이 깨끗하고 선명해 AI 기술을 접목하는 데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양수산 분야는 접근성이 낮아 다른 산업에 비해 예측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가상 모형, AI를 통한 해류, 해양 사고, 수온 등의 분석이 산업 발전에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도 AI 도입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부산 기장군에 건립된 에코아쿠아팜 연어 양식 시설도 ‘수산양식 스마트화’를 위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 본격 가동될 전망인 해당 시설은 연어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해 수온, 수질 등이 AI와 ICT 기술로 자동 관리한다. 조선 분야에서는 HD현대, 삼성중공업이 선박 설계나 개발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HD현대는 미국 방산 AI 기업 팔란티어와 무인수상정(USV)을 개발 중이며, 지난 7~8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AI 엑스포에서 모형을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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