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폭탄 위기감 화학사…“미중 갈등 속 반사이익 있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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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높은 관세·전반적 수요 침체 속 위기감
中 보복관세 조치…LPG·에탄 수입 차질 가능성
美 화학제품 생산 차질 생기면 국내 업체 수혜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석유화학업체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던진 ‘관세 폭탄’ 속에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 따라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보복관세 조치에 따라 자국 내 화학제품 생산 차질이 생기면 우리나라 화학업체들이 수혜를 입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제품의 전체 수출 물량 중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8.9% 수준인 43억 달러다. 중국(36.9%)에 이어 2번째지만 의존도가 절대적인 수준은 아니다. 더군다나 미국으로 화학제품을 수출하는 중국과 유럽 또한 관세 영향권이어서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만 떨어진다고 보긴 힘들다.

미중 무역갈등이 한국 화학업체들에 기회가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중국이 미국산 수입 제품에 대해 10일부터 보복관세로 34%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중국으로 연간 폴리에틸렌(PE) 약 250만 톤을 수출하는데 이는 중국의 PE 수입 물량(1000만 톤)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산 PE가 중국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의 미국산 PE 수출은 축소될 것이고 이는 일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또한 트럼프 1기 당시처럼 중국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PG) 수입을 사실상 중단할 수도 있다. 중국의 연간 LPG 수입량 중에 미국산이 50%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LPG로 프로필렌(PP)을 만드는 중국 프로판탈수소화(PDH) 설비들의 가동 차질이 있어 한국 화학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또한 미국산 에탄 수입도 제재를 받는다면 에탄을 가지고 에틸렌글리콜(EG), 스타이렌, 폴리염화비닐(PVC) 등을 만들어 온 중국 화학업체들의 생산 차질도 생긴다. 이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국내 화학업체들에 수혜를 가져다 줄 수 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대미 에너지 제재 여부에 따라 나름의 반사 수혜도 기대해 볼만하다”고 예상했다.

문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수출되는 화학제품 물량이다. 우리나라 화학사들은 중국과 동남아에 위치한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공장으로 화학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이 적용한 관세율은 중국 34%, 태국 36%, 베트남 46%에 달하는 상황이어서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악화할 전망이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이들이 지게 될 관세 부담을 중간재인 화학업체들 역시 연쇄적으로 부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특히 동남아 타이어 공장에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의 고무업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에선 금호석유화학이 매출의 50% 정도를 합성고무 사업에서 벌어들인다.

무엇보다 관세로 인한 화학제품 가격 상승이 안 그래도 어려운 화학 업황을 추가로 악화시킬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둔화에 따른 전방 수요 둔화로 화학 수요 감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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