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 보고서…“한국車산업 지역별 영향 우려”
“경남, 생산물량 대부분 미국 판매…고관세 직격탄”
“울산,대미 수출비중 30%대…충격 분산 가능”
“25% 관세로 북미 수출·생산 전략 조정 요구”

현대차 울산항 선적 대기 차량. 부산일보DB

산업연구원 보고서 갈무리

미국의 관세정책 강화로 한국 자동차산업에 지역별 영향이 우려되는 가운데, 미국 수출물량이 많은 울산보다는 미국 수출 비중이 매우 높은 경남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24일 ‘미국 신정부의 관세 정책이 한국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 “우리 자동차산업의 높은 미국 의존도를 고려할 때 미국 신정부의 25% 관세 부과로 북미 수출·생산 전략에 조정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보고서는 “완성차의 경우 지역별로 미국 수출물량은 울산이 많은 편이나 대미(對美) 수출 비중은 30%대로 고관세 충격 분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생산물량 대부분을 미국에 판매하고 있는 경남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별로는 14개 모델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울산이 2024년 56만 5275대로 가장 많은 물량을 수출했으며, 경기도는 2개 업체 3개 공장에서 8개 모델 38만 4787대를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은 2024년 1개 모델 20만 685대를 미국에 수출했으나 생산물량(18만 1297대) 대부분을 미국에 판매(대미 수출 비중 110.7%, 재고 물량 포함)하고 있어 미국 고관세 영향에 따른 파급영향은 클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울산은 2024년 생산물량(151만 7577대)의 37.2%를 미국 시장에 판매하고 미국 수출물량도 많은 편이나, 내수판매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생산 차종도 많은 편으로, 고관세의 충격을 분산시킬 수 있는 여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1~3월)의 경우에도 울산은 대미 수출 비중이 32.9%(생산량 36만 6655대, 대미 수출량 12만 667대)에 그친 반면 경남은 75.8%(생산량 7만 7885대, 대미 수출량 5만 9018대)로 5개 비교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산업연구원 보고서 갈무리

한편, 지난해 한국 완성차와 부품의 대미 수출 비중은 각각 49.1%, 36.5%로 나타났다.

작년 현대차와 기아, 한국GM은 총 29개 모델 148만 대를 미국으로 수출했으며, 업체별 대미 수출 비중은 각각 54.3%, 37.5%, 84.4%로 나타났다.

이처럼 높은 대미 의존도를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부과한 25%의 고율 관세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 다양한 경로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높은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현지 생산을 확대하면 수출 물량이 현지 생산량으로 대체돼 대미 수출이 감소할 전망이다. 고관세 자체로도 미국 시장 내 차량 가격 인상을 초래하고, 이는 수요 감소로 이어져 결국 수출 물량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품 산업 역시 관세 인상에 따른 가격 인상과 함께 완성차 수출 감소와 맞물린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 완성차 업체가 관세 전가를 위해 부품 단가 하락 압박을 높일 수도 있다.

보고서는 향후 한국 자동차 산업의 북미 수출·생산 전략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만큼 미국 고관세 정책 리스크에 취약할 것으로 예상돼 현지 생산 확대나 수출 다변화와 같은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부품 산업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 및 경영 안정화 등 단기적 지원과 함께 기술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장기적 지원이 필요하다. 지역별로도 대미 수출 구조에 따른 차별화된 지원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