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긋는 TK 통합…지선 셈법까지 얽혀 희미해지는 불씨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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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청래 8일에도 “대전충남도 함께 처리해야”
국힘에 책임 떠넘기면서 3개 특별법 일괄 처리 고수
국힘 “민주당 계속 조건 늘려…해 줄 생각 없는 것”
협상 마지노선은 ‘이달 말’로 연장…막판까지 유불리 저울질 할 듯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대구경북행정통합특별법 통과 촉구 대구경북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대구경북행정통합특별법 통과 촉구 대구경북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의 ‘마지노선’이 다가오고 있지만, 여야는 8일에도 입장 변화 없이 평행선을 이어갔다. 해당 지역의 완강한 반대로 사실상 무산된 충남·대전에 이어 TK의 통합 가능성도 점차 희박해지는 분위기다. 아직 시간은 좀 남았지만, 여야의 대립에는 지방선거 셈법까지 깔려있어 오는 6월 3일 통합 단체장을 뽑는 곳은 전남·광주 한 곳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짙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8일 기자회견에서 행정통합과 관련, “광주·전남 지역은 광역단체장과 광역의회, 지역주민들이 함께 찬성해 행정통합을 이룰 수 있었다”며 “대전·충남, 대구·경북 행정통합도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그러나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먼저 주장했던 국민의힘이 돌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해서도 냉탕과 온탕을 오락가락 갈팡질팡하며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며 “이 모든 책임은 200% 국민의힘에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전남·광주와 TK 통합 특별법을 함께 처리한다는 입장을 보여왔지만, 대구 지역의 반대 움직임을 이유로 TK 통합법을 보류한 이후 계속해서 ‘조건’을 늘리며 법안의 문턱을 높이는 모습이다. 앞서 민주당은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구시의회의 반대를 이유로 들었지만, 이후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통해 TK 통합 특별법 찬성을 당론으로 정했고, 대구시와 경북도, 양 시도의회도 통합 추진 의지를 공식화한 상태다.

그러자 민주당은 법안을 둘러싼 혼선에 대한 국민의힘의 사과, 여기에 충남·대전 통합 특별법의 당론 채택을 요구하며 야당의 TK 통합법 처리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의 경우 장동혁 지도부가 오락가락했고, 충남·대전 역시 국민의힘이 통합을 먼저 주장했음에도 이를 뒤집었다며 야당 책임론을 집중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8일에도 “충남·대전은 애초 국민의힘이 통합을 주장했고, 가장 먼저 통합지자체로 거론된 곳인데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며 “국민의힘이 소속 지자체장을 설득해 통합 뜻을 모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지도부가 계속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며 처리를 미루고 있다”면서 여당이 자신들의 ‘텃밭’인 전남·광주만 통합하고 대구·경북 등 타 지역은 하지 않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인다.

여야의 대립 배경에 지방선거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국민의힘이 충남·대전 통합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면에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출마설이 깔려있다는 말이 들린다. 충남·대전 통합 시 강 실장이 차출될 수 있다는 정치권 관측 속에서 국민의힘이 강 실장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통합에 소극적이라는 얘기다. 반대로 국민의힘 내에서는 민주당 소속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시장 선거 차출 가능성과 맞물려 여당이 대구·경북 통합법 처리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김 전 총리가 만약 출마할 경우 대구시장 선거에 비해 대구·경북 통합 선거가 더 불리할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처럼 여야 간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형국이지만, TK 통합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 아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오는 12일 본회의에서 특별법이 처리되지 않으면 지방선거 전 통합은 어렵다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늦어도 이달 중으로만 통합법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한다면 다음 달 초까지 실무 작업을 마치고 지방선거에서 통합특별시장을 선출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따라 여야가 막판까지 ‘처리’와 ‘무산’이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저울질하면서 협상 카드를 고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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