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념에선 여야 나뉘었지만 발전 전략에선 여야 넘나들었다 [부산시장 리더십 MBTI]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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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민 에디터 mingmini@ 그래픽=이지민 에디터 mingmini@

본보는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정책 노선과 행정 철학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MBTI(Mayor of Busan Type Indicator) 조사를 진행했다. 4대 지표(△정치 이념(보수·Conservative-진보·Liberal) △발전 전략(성장·Growth-분배·Distribution) △행정 스타일(결단·Firm-숙의·Thoughtful) △역할관(행정가·Administrator-정치인·Politician))를 통해 리더십 유형에 대해 질문했다. 각 지표별로 4문항씩 질의했으며 각 문항마다 1~7 사이 자신의 생각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표시하도록 했다. 1은 왼쪽 설명에 가깝고 7은 오른쪽 설명에 가깝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역할관은 ‘부산시장은 시정 운영과 정책 집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행정형 리더가 되어야 한다’ ‘부산시장은 중앙정부·국회와의 협상에서 부산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정치형 리더가 되어야 한다’ 등의 문항을 질의하고, 응답을 수치화해 유형을 도출했다. 실제 성격 유형 지표 검사처럼 최종 도출된 결과는 스스로가 생각하는 리더십 유형이자 부산시장이 됐을 때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볼 수 있다. 4대 지표는 본보가 직접 분류·설정했으며, 질문 구성과 답변 분석은 AI(챗GPT)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다.


전재수, 갈등 조정 중시한 숙의 리더십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정치 이념에선 개혁에 무게를 둔 진보형으로 나타났다. 부산 발전 전략에선 산업 육성과 성장 기반 조성을 중시하는 성장형으로 답했다. 전 의원은 수도권 일극 체제에서 벗어나 다극 체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해양수도 부산’이라는 큰 비전 아래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한 부산을 다시 뛰게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전 의원은 행정 스타일과 부산시장으로서의 역할관에 대해선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전 의원은 조정과 수용성을 중시하되 상황에 따라 추진도 인정하는 절충형 숙의 리더십으로 드러났다. 시장 역할론에 대해서도 중립적인 답변을 유지했으나 시정 운영의 정책 성과를 중시하는 답변을 하면서 행정가형 쪽으로 다소 가깝게 분석됐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했던 만큼 정책 추진에 있어 갈등 조정이 중요하다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 의원은 롤모델로 삼을만한 지도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을 “자신의 정치 뿌리인 지도자이자 해양수도 부산과 지역균형발전을 국가 전략으로 전면에 내세웠던 분”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지난 2일 출마 선언 이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막내 재수가 왔습니다. 당신의 꿈 해양수도 부산을 완성하겠다”고 남겼다.


박형준, 분명한 목표·우선 순위 강조

박형준 부산시장은 정치 이념에선 기존 질서와 제도의 안정적 유지, 점진적 변화를 중시하는 보수형으로 나타났다. 발전 전략에서는 복지·분배보다 기업 유치와 투자 확대, 산업 육성을 통한 성장에 무게를 뒀다. 행정 스타일은 실행 가능성과 추진력, 목표와 우선순위의 분명한 제시를 선호하는 결단형에 가까웠다. 박 시장은 최근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삭발에 나서고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는 등 바뀐 모습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 같은 결단형 행정 스타일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시장의 역할에 대해서 시정 관리뿐 아니라 중앙정부·국회와의 협상, 외부 자원과 기회 확보를 중시하는 정치가형 성향으로 나타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전체적으로는 안정 지향의 가치관 위에 성장 전략과 추진형 리더십을 결합한 유형으로 분석된다.

박 시장은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을 롤모델 지도자로 꼽았다. 링컨은 이상과 현실을 조화롭게 결합한 현실적 이상주의자로 평가된다. 박 시장은 “남북전쟁을 통해 미국의 이익을 지키고, 이후에도 대통합의 정치를 실현하여 분열을 극복할 기반을 마련한 지도자였다. 그는 공화주의 원칙과 국민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공적 권력을 국민 통합에 활용한 유능한 정치가로 평가된다”고 답했다.


이재성, 추진력·책임 있는 판단 중시

민주당 이재성 전 부산시당위원장은 정치 이념에선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사회 구조 개혁과 불평등 개선을 가장 중시했다. 정치 이념적으로 스스로를 가장 진보적이라고 응답했다. 발전 전략에서는 산업 육성과 성장 기반 확대도 우선했다. 이 전 시당위원장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5년간 일자리 10만 개, 서부산 관광경제권 육성 등과 맞닿아있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기업인 출신인 만큼 행정 스타일에선 추진력과 책임있는 판단을 중시하는 결단형으로 드러났다.

역할관을 묻는 질문에는 정치가형과 행정가형 중간 답변이 나왔다. 이 전 위원장은 시정 운영과 정책 집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행정형 리더보다 정치가형처럼 중앙정부와 국회와의 협상에서 부산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는 쪽이 가까웠다. 이 전 위원장은 이 같은 능력을 바탕으로 행정의 안정성과 실행력, 정책 성과를 시민들에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했다. 정치적 협상력을 적극 활용하되 행정 성과를 통해 최종적으로 평가 받아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 전 위원장은 롤모델로 삼을만한 지도자로 이재명 대통령을 꼽았다. 이 전 위원장은 “이 대통령은 실용을 앞세워 국익 중심의 정책을 펼치고 있고 각종 현안에 대한 해결사 같은 면모가 있다”고 평가했다.


주진우, 숙의가 원칙이지만 책임 분명히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정치 이념에선 안정과 점진적 변화를 중시하는 보수형으로 드러났다. 발전 전략에선 기업 유치와 산업 육성 중심의 성장형에 방점을 찍었다. 주 의원은 북항 개폐형 공연장 신설, 낙동강 부울경 핵심 거점 전략 육성 등 대형 사업에 대한 공약이 잇따라 발표했으며 이와 함께 추진력도 강조했다. 다만 행정 스타일은 추가 협의와 의견 수렴을 중시하는 숙의형에 조금 더 가까운 것으로 분석됐다. 세부적으로 응답을 분석하면 주 의원은 ‘행정 책임자는 목표와 우선순위를 분명히 제시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답하면서 의견 차이가 크다면 조정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응답 지표에 따르면 원칙적으로는 숙의형이지만, 목표 제시와 리더의 책임은 분명히 하려는 유형으로 나타났다. 대여 투쟁 등 강한 추진력이 강점이지만 시정을 맡을 때는 실용성을 바탕으로 유연하게 정부와 협의에 나서 얻을 건 얻겠다는 실리형으로 해석된다. 이에 시장 역할에 대한 응답도 시정 관리와 정책 성과를 중시하는 행정가형 성향으로 나타났다.

주 의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자신의 롤모델 지도자로 선정했다. 주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을 “보수의 가치와 헌법 이념을 지킨 신념이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보수의 적자로서 변화의 중심에 서겠다” 강조한 바 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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