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이스라엘 '가자구호선 나포' 강력비판…네타냐후 체포영장 언급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충남 아산 현충사에서 열린 대통령기 전국 궁도대회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의 국정성과 보고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인 활동가가 탑승한 구호선단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접근하다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것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최소한의 국제 규범이라는 게 있는데 다 어기고 있다"며 이스라엘 측의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김진아 외교부 2차관으로부터 중동전쟁 관련 비상대응방안을 보고받은 뒤 "직접 관련은 없는데 얘기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꺼내며 나포 상황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 KFFP'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2시 50분께 김아현(활동명 해초) 씨와 한국계 미국인 조나단 빅토르 리(활동명 승준) 씨가 탄 '리나 알 나불시'호가 가자지구 인근 해상에서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틀 전인 지난 18일 오후 5시 28분께도 한국인 활동가 김동현 씨가 탑승한 구호선 '키리아코스 X'호가 키프로스 지중해 공해상에서 이스라엘 해군에 나포됐다. 키리아코스 X호는 지난 8일 그리스에서, 리나 알 나불시호는 지난 2일 이탈리아에서 출항해 가자로 향하고 있었다.
이 대통령은 김 차관에게 "(나포의) 법적 근거가 뭐냐. 거기가 이스라엘 영해냐"며 "(선박이 향하던) 가자지구는 이스라엘과 관계없는 데 아니냐. 이스라엘의 주권을 침해하거나 했느냐는 말이냐"고 물었다. 김 차관을 대신해 위성락 안보실장이 "이스라엘이 가자 지역에 대한 군사적 통제를 하면서 출입도 통제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스라엘 영해가 아니죠"라며 계속 설명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교전국끼리 어떻게 하는 거야 우리가 관여할 바 아닌데, 지원 혹은 자원봉사를 가겠다는 제3국 선박을 나포하고 체포하고 감금했다는데 이게 타당한 일이냐"고 되물었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출입 통제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는 위 실장의 답변에도 "자기 땅이냐. 이스라엘 영해냐"며 "항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답변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이 대통령은 "교전하면 제3국 선박을 막 나포하고, 잡아가도 그래도 되느냐"며 "법이고 자시고 기본적인 상식이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러 측면을 검토해 따로 보고하겠다는 위 실장의 말에도 "하여튼 원칙대로 하라. 너무 많이 인내했다"며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이 사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가자전쟁에 대해 "국제법적으로는 불법 침략한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위 실장은 "그 부분은 좀 따져봐야 한다"며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서 2000명 가까이 살상한 것으로부터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발부한 체포영장에 대해서도 "ICC에서 어쨌든 전범으로 인정돼서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위 실장이 "정확히 전범으로 됐는지 모르겠는데 체포영장은 있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도 "그럼 전쟁 범죄자"라고 정정했다. 이어 "지금까지야 외교관계나 이런 것을 고려해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유럽의 거의 대부분 국가가 자국 내로 들어오면 네타냐후 총리를 체포하겠다고 발표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위 실장은 "대부분의 국가가 그렇지는 않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보니까 상당히 많던데"라며 "우리도 판단을 해 보자"고 했고, 위 실장은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을 잡아갔으니까 하는 얘기 아니냐"며 "(선박에 탑승한 활동가들이) 정부 방침이나 권고를 안 따른 것은 우리 내부의 문제고, 여하튼 우리 국민들을 국제법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사유로 잡아간 것이 맞잖냐"고 덧붙였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