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에 묶인 선박 10척에 전쟁보험 지원
중동사태 피해업종 릴레이 간담회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일어난 한국 선박 화재 사건은 미상 비행체의 타격에서 비롯됐다고 정부가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 10일 이 같은 내용의 정부 합동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현장 조사단이 기록한 사진을 공개했다. 선체 하단에서 확인된 폭 5m·깊이 7m 파공. 연합뉴스
정부가 미국과 이란 사이 전쟁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해운업을 본격 지원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1일 호르무즈 해협에 대기 중인 국내 중소·중견 선사 선박 10척에 국내 보험사 공동인수 방식으로 최저요율 수준의 해상보험을 지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손해보험협회에서 해운업계, 정책금융기관, 보험업권과 ‘중동상황 피해업종 산업-금융권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위원장은 “중동전쟁에서 촉발된 높고 긴 파고가 유류비 등 운영비와 항로제한에 따른 기회비용 증가 등으로 해운사의 경영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며 “해상보험은 거대·특수위험을 보장하는 특성상 불가피하게 해외 재보험사에 크게 의존하는데 가격협상력이 크지 않은 중소·중견선사의 경우 고국으로 안심으로 복귀하기 위한 보험가입에 애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호르무즈 해협 내 국내 중소·중견 선사 선박 10척의 복귀를 책임지고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해외 재보험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손해보험사 10개사가 위험을 분산해 공동인수하는 방식으로 통항 관련 전쟁보험을 제공하기로 했다.
참여사는 현대해상,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이며, 인수 규모는 보장대상인 선박가액 기준 약 3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최저요율 수준으로 보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대형 선사 선박을 포함해 국내 선사가 채택한 보험료율 중 최저요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계약 체결 이후에 다른 국내 선박에서 더 낮은 요율이 채택될 경우 보험료 환급 등으로 해당 요율로 사후 적용한다. 지원방안은 발표 즉시 시행된다.
금융위는 또 국가경제 영향력이 큰 주요 선박도 지원할 수 있게 상시적인 재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인수대상과 담보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보험 외에 유동성 지원도 병행된다. 캠코가 운영하는 선박펀드에 중동상황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중견선사 등이 포함되도록 지원 대상을 넓힌다. 선박펀드의 지원규모도 연간 2000억 원에서 올해와 내년은 연간 2500억 원 수준으로 확대한다. 친환경 선박을 도입한 선사는 선박 담보대출비율(LTV)을 최대 80%까지 10%포인트 높인다.
이밖에 중소·중견선사가 글로벌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규제에 원활히 대응하도록 캠코의 해운업 특화 ESG 경영진단 컨설팅 사업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외부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던 HMM 운용 중소형 벌크 화물선 ‘나무호’에 관해서도 “보험사에서 합당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