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은 의료행위 아니다”… 대법, 34년 판례 뒤집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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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원심 파기환송
“문신 시술에 의학 지식 요구하기 어려워”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34년 동안 유지돼 온 ‘문신은 의료행위’라는 대법원 판례가 뒤집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비의료인의 미용 목적 문신 시술을 더 이상 무면허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내년 시행을 앞둔 문신사법과 맞물려 국내 문신 제도와 시장 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석준·권영준 대법관)는 21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모 씨와 백 모 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각각 서울서부지법과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사실상 무죄 취지 판단이다.

박 씨는 2020년 서울 용산구의 한 미용실에서 두피 문신 시술을 한 혐의로, 백 씨는 2019년 경기 성남시의 한 패션잡화 판매점에서 레터링 문신을 시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두 사람 모두 1·2심에서 각각 벌금 150만 원과 100만 원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이날 “통상적인 미용 문신행위는 대부분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와 직접 관련 없이 이뤄진다”며 “문신 시술은 미적인 지식과 기능, 경험 등이 요구되는 영역으로 반드시 의료인에 버금가는 전문 의학 지식과 경험이 요구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문신이 더 이상 일부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 대중이 자연스럽게 접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어 “문신 시술자의 직업의 자유와 문신 시술을 받으려는 사람의 행복추구권 등 헌법상 기본권도 최대한 보장되는 방향으로 의료법을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1992년 눈썹 문신 시술을 “의료인이 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 우려가 있는 의료행위”라고 판단했던 기존 대법원 판례는 34년 만에 변경됐다. 그동안 해당 판례는 비의료인 문신 시술자를 처벌하는 핵심 근거로 활용돼 왔다.

한편 지난해 10월 공포된 문신사법은 일정 자격과 면허를 취득한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2년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10월 29일부터 시행된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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