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형 이차전지 생태계 구축, 우리가 앞장섭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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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엘에프피
CES 수상 안전 강화 배터리팩
국내외서 계약·투자 유치 성과

■ 프리원
바닷물 활용 해수전지 연구 선도
친환경 선박 상용화 전망 밝혀

한국엘에프피 황동근(오른쪽) 대표가 지난 24일 전남 영암에서 열린 '2026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현장에서 자사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엘에프피 제공 한국엘에프피 황동근(오른쪽) 대표가 지난 24일 전남 영암에서 열린 '2026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현장에서 자사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엘에프피 제공
지난 3월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6’에서 해수전지 설루션을 선보인 프리원 부스. 프리원 제공 지난 3월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6’에서 해수전지 설루션을 선보인 프리원 부스. 프리원 제공

글로벌 이차전지 산업은 긴 터널을 지나 회복의 입구에 서 있다. 중동발 고유가에 전기차는 재도약을 기대하고 있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확대로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수요도 급증한다. 부산에서는 앵커기업으로 꼽혔던 금양이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지만, 혁신 안전 시스템과 차세대 특화 기술로 ‘부산형’ 이차전지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는 기업들이 있다.

한국엘에프피는 리튬인산철(LFP) 기반 배터리팩과 ESS를 개발·제조하는 이차전지 전문 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화재 진화 장치가 포함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개발해 지난해 CES 혁신상을 받았다. 같은 해 9월에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K제조업 강소기업 간담회’에 국내 첨단 제조업을 대표하는 ‘12인의 숨은 영웅’으로 초청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으면서 대규모 계약과 투자 유치가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국내 기업 하쓰와 총 1600억 원 규모의 10년 장기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CES에서도 미국 투자사 코린베스트로부터 300만 달러(약 4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ESS용 배터리 공급망 확대에 나섰다.

배터리팩을 직접 제조하면서 배터리의 안전성을 높이는 시스템 기술도 함께 갖춘 건 한국엘에프피의 경쟁력이다. 황동근 대표는 “자체 개발한 스마트 안전 BMS는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을 사전에 감지하고 불이 나면 자동으로 진화하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화재 등으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공기관을 포함해 국내외에서 ESS 계약 논의가 다수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엘에프피는 최근 금정구에서 강서구로 공장 규모를 넓혀서 이전하고 본격 해외 진출을 준비한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한 태양광 등을 저장했다 공급하는 재생에너지 ESS 분야에서도 진행 중인 해외 계약에 더해 국내 시장 확대를 기대한다. 황 대표는 “2022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개발에 집중하면서 준비하는 기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매출과 실적으로 이어지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프리원은 지난 3월 배터리 산업 전문 전시회인 인터배터리에서 해수전지 설루션을 선보였다. 해수전지는 바닷물의 나트륨 이온을 전해질과 이온 공급원으로 활용하는 차세대 이차전지 시스템이다. 해수를 활용해 경제성이 높고 해수가 냉각재 역할도 해서 화재 위험은 낮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2015년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지만, 소재나 기술 문제로 상용화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프리원은 2020년 설립 이후 한국해양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등과 함께 2세대 해수전지 연구 개발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양산의 걸림돌로 지목되던 음극재와 분리막을 개선해 개념 검증을 마쳤고, 선박 적용 검토를 위한 실증을 앞둔 단계다. 이를 위해 부산시와 함께 산업통상부의 글로벌 탄소 규제 대응 기술개발 사업 공모에 도전해 다음 달 최종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상훈 대표는 “해수전지는 IMO(국제해사기구)의 규제에 맞춰 탄소 배출을 줄일 뿐 아니라 기존 ESS와 비교해 화재 위험이 없고 연료비를 아끼면서 화물 적재 공간도 차지하지 않는다”며 “내년 상반기쯤 생산 라인을 도입하고, 공모 사업을 통해 성능 실증과 안전 인증까지 마친다면 전 세계 친환경 선박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해수전지 ESS는 해상풍력 설비에서 손상과 화재 위험이 있는 해저케이블 대신 활용될 수도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프리원 제품이 양산되는 대로 제주도의 재생에너지 플랫폼을 활용해 해수전지 ESS를 실증하고, 아시아태평양 도서국가를 대상으로 원조사업을 기반으로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한기 분산에너지실장은 “해수전지는 국내에서 원천기술과 기술특허를 갖고 연구를 계속하면서 프리원이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수준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국내 해수전지 기업이 기술 성장을 계속해 세계 에너지시장을 점유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정부의 꾸준한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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