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집에 훼손된 리얼돌…고교생 납치·성폭행하려다 살해(종합)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 . 연합뉴스
고교생을 살인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장윤기의 실제 범행 목적은 납치와 성폭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지검 형사3부(김진희 부장검사)는 2일 장윤기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장윤기는 지난달 5일 오전 0시 10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보행로에서 고교 2학년 여학생을 살해한 혐의 등을 받는다. 당초 사건은 '묻지마' 범죄로 알려졌으나, 검찰의 보완 수사 결과 장윤기는 피해 고교생을 납치해 성폭행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검찰은 결론 내렸다.
검찰 조사 결과 장윤기는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베트남 국적 여성 A 씨에게 일방적으로 호감을 표시하고 연락해왔다. 그러다 고교생 살해 이틀 전, A 씨의 집에 침입해 성폭행하고 13시간 동안 감금해 전치 3주에 해당하는 상해를 입혔다.
이후 A 씨는 장윤기를 스토킹범으로 경찰에 신고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는데, 장윤기는 이사한 사실을 모른 채 A 씨를 찾아내 살해하려고 거리를 배회하다가 우연히 마주친 고교생을 15분 정도 미행했다.
장윤기는 피해자를 등 뒤에서 제압해 차량 쪽으로 끌고 가려 했으나 강한 저항에 부딪히자 흉기로 살해했다. 피해 학생의 비명을 듣고 다가온 고교 2학년 남학생에게는 "119에 신고해달라"며 시선을 휴대전화로 돌리게 한 뒤 흉기를 휘둘러 부상을 입혔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장윤기는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고, 누군가 데리고 가려 했다"고 진술하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장윤기의 거주지에서 가슴·목 부분이 날카로운 도구에 훼손되고 여러 조각으로 나뉜 리얼돌(사람 형상의 성인용품)을 발견하고 성범죄 연관성을 집중 조사했으나, 분풀이 대상으로 고교생을 살해했다는 결론과 함께 일반 살인 등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이 구속 기간을 연장하고 보완수사를 거쳐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만 처벌되는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공소사실에는 장윤기가 사회복무요원으로 지역아동센터에서 복무했던 지난해 6∼7월 여중생의 허벅지 등 신체를 총 7회에 걸쳐 불법촬영한 혐의도 포함됐다. 또 A 씨에게 저지른 강간 등 상해, 살인예비, 감금,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도 함께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전날 피해자인 이채원(17) 양의 이름과 얼굴 초상화를 언론에 공개한 유족은 이날 입장문을 내 "한순간에 딸아이의 미래를 송두리째 빼앗긴 저희 부모는 평생을 그날의 지옥 같은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며 "부디 우리 아이의 억울함이 조금이라도 풀릴 수 있도록, 법이 허용하는 가장 엄중한 처벌을 내려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검찰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유족에게는 심리치료·장례비·생계비 등을, 다른 피해자에게는 치료비·범죄신고자 구조금 등을 각각 지원해왔다. 향후 재판 절차에서도 유족 및 다른 피해자들의 참여권을 보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