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공수표’… 부산 수륙양용버스 6년째 ‘공회전’
수영강~광안대교 일대 왕복 운행
2021년 사업자 선정 후 표류
업체 간 기술 특허 분쟁 이어져
올해만 운행 일정 세 차례 연기
부산시 “상황 지켜보며 대응”
지난해 8월 부산 수영만요트경기장에서 진행된 수륙양용버스 시험 운항 모습. 부산시 제공
부산 수영강과 광안대교 일대를 오가는 수륙양용버스 운행이 또 미뤄졌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연기다. 사업자 선정 이후 시민들이 버스에 탑승해 보는 시범 운행조차 6년째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특허 분쟁에 따른 추가 지연 가능성까지 커지고 있다.
3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 수륙양용버스 본 운행 일정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연기됐다. 버스 운행은 2023년부터 안전 기준 미충족을 비롯해 차량 검사 인증 결과 대기, 중동 사태에 따른 자재 수급난 등으로 반복해서 늦춰지는 상태다. 새로운 시범 운행 시점 역시 특정되지 않았다.
수륙양용버스 사업은 수영강에서 출발해 광안대교-광안리 해변로-수영강변로 구간을 약 50분 동안 오가는 관광 상품으로 추진됐다. 육상에서는 시속 최대 100km, 수상에서는 약 10노트(시속 18.52km)로 운행할 수 있는 27인승 차량이다. 시는 2021년 5월 A 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수영만 일대 대표 관광 콘텐츠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실제 도입은 사업 초기 기대와 달리 공회전 상태에 빠졌다. 당초 시는 지난해 여름 수륙양용버스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의 수밀검사와 해양 조타장치 시험을 통과했다며 올해 초 운행 가능성을 밝혔다.
하지만 내부 인테리어가 선박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시범 운행을 올해 4월로 미뤘다. 지난 1월에는 차량 기능 검사와 복원성 검사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어 정식 운행을 7월 이후로 다시 조정했다.
지연 배경에는 국내 기술로 제작한 수륙양용버스 전례가 부족하다는 점도 있다. 수륙양용버스는 자동차와 선박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여객 선박 안전 기준이 강화되면서 검사 항목도 까다로워졌다. 국토교통부 차량 검사와 해양수산부 선박 검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인 데다 예측하지 못한 검사 항목이 계속 생긴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문제는 수륙양용버스 기술을 둘러싼 특허 분쟁 결과가 이전과 달라지면서 운행이 더 미뤄질 가능성도 커졌다는 것이다. A 사는 경쟁사였던 B 사가 보유한 특허인 ‘부력 구조가 개선된 수륙양용버스’에 대해 무효심판을 제기했다. 지난해 1심 역할을 하는 특허심판원이 B 사 특허를 무효로 판단했지만 지난 20일 2심인 특허법원은 B 사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B 사는 판결문과 관련 자료를 검토한 뒤 추가 법적 대응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두 업체 간 법적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내년 상반기 운행도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술 분쟁에서 B 사 특허가 인정된다면 기존 A 사 버스의 구조물, 기술 등을 변경해야 할 여지가 있어서다. 2022년부터 기술 분쟁으로 버스 운행이 수차례 발목 잡히기도 했다.
시는 특허법원 판결만으로 곧바로 향후 계획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판결문과 공식 자료를 확인한 뒤 사업 추진에 대해서 법무 부서와 검토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광정책과 관계자는 “소송이 대법원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남아 있고 결론이 어떻게 날지 모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버스가 안전한 부산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는 것이 우선인 만큼 차량 검사 인증에 최선을 다하고 특허 분쟁 상황에 대해 사업자와도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