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스피 10000 시대 목전, '빚투'와 변동성 증가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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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 호황에 개인 대출 늘어나
투자 쏠림·시장 양극화 잡을 대책 시급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지난 18일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했다. 19일 소폭 하락했지만 장중 9300선을 넘어서며 코스피 10000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키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AI(인공지능) 특수로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코스피 활황을 견인하고 있다. 삐걱거리던 한국 경제로서는 무척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빚을 내 무분별한 투자에 나서는 이른바 ‘빚투’가 증가하는 등 부작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더욱이 주식 투자를 하지 않을 때 느끼는 소외 불안 심리인 포모(FOMO)에 따른 ‘묻지마 투자’도 확산되고 있다. 지수 상승과 하락 폭이 커 변동성을 높이면서 ‘주식 투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증권사 계좌에 맡겨둔 현금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128조 40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5일 120조 5817억 원에서 16일 124조 5516억 원, 17일 124조 5324억 원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개인 신용대출 잔액도 지난 4월 말보다 4조 원 늘어난 108조 3339원에 달한다. 증시 호황에 따라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빚투’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지난 18일 기준 37조 9797억 원에 달했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달 29일(38조 227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아 최근의 ‘빚투’ 열풍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대형주에 대한 투자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증시 변동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HBM 수요 급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 시가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50%를 넘어섰다. 반도체 종목이 출렁이면 변동성도 커지는 구조 때문에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발동된 사이드카 횟수도 이미 26회에 이른다. 과도하게 급등과 급락을 오가는 것은 우리 유가증권시장이 건강하지 않다는 방증이다. 변동성 증가에 따른 불안감 해소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극화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코스피가 올해 115% 오를 동안 코스닥은 4%에 그쳤다. 이재명 대통령도 양극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증시 양극화를 해소하려면 벤처기업의 산실이라는 코스닥 취지에 걸맞게 유망 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한층 확대해야 한다. 혁신 의지가 없거나 이익 창출 능력을 상실한 부실기업을 솎아내는 등 대대적인 산업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도 서둘러야 한다. 여기다가 원·달러 환율 문제와 기준금리 인상 여부도 지수 10000 시대를 목전에 둔 코스피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선진 자본시장 전환을 염두에 둔 정부의 정밀하고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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