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하라” 손짓하는 중수청… “지켜보자” 머뭇대는 검찰
10월 출범 중수청 인력 확보전
검사·수사관 대상 임용 설명회
체계 등 불명확… 관망 분위기
거부권 행사 외면한 이 대통령
법무부·검찰청 업무보고 받아
5일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검찰청에서 수사관 등 검찰 관계자를 대상으로 중대범죄수사청 임용 설명회가 열렸다. 연합뉴스
총 정원 2800명 이상 규모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검찰 인력 모집을 앞두고 부산지검에서 전국 순회 임용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인재 영입에 본격 착수했다. 정부는 기존 검찰 수사인력 흡수를 위해 처우 유지와 특별채용 유인책을 내놨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조직과 인사 체계가 명확해질 때까지 상황을 지켜보자는 신중론이 감지된다.
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중수청은 이달 7일부터 20일까지 검사와 검찰수사관 등을 대상으로 임용 희망 신청을 받는다. 이어 9월 말까지 대상자를 선정해 10월 2일 출범과 동시에 임용할 예정이다. 중수청은 본청과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개 지방청 체계로 운영된다.
총 정원은 2874명이며 이 가운데 수사관은 2567명으로 전체의 89.3%를 차지한다. 본청은 수사정책 수립과 지방청 수사 지휘·감독, 인권보호 정책 등을 담당한다. 지방청은 해당 지역의 중대범죄를 직접 수사한다.
수사 조직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범죄 등 법률이 정한 6대 중대범죄와 법왜곡죄 수사를 중심으로 편성된다. 서울청에는 보이스피싱범죄·금융범죄·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과를, 수원청에는 마약합동수사과, 대전청에는 국가재정범죄합동수사과를 설치한다. 부산·울산·경남을 담당하는 부산청은 부산 강서구 퍼스트월드 건물을 사용한다.
검사들의 임용 기준도 구체화됐다. 중수청으로 옮기는 검사는 기존 보직과 법조 경력에 따라 수사관으로 임용된다. 지검장급은 1급, 차장·부장검사급은 2급 상당의 직급을 부여받는다. 나머지 검사는 법조 경력 10년 이상이면 3급, 10년 미만이면 4급 상당 수사관으로 임용된다. 정부는 직급과 처우가 기존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하고, 검사와 검찰수사관에게는 별도의 공개경쟁시험을 면제하는 한시적 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날 부산지검에서는 전국 순회 일정의 첫 설명회가 열렸다. 부산고검과 부산지검 소속 검사와 직원 220명을 대상으로 열린 설명회는 검사와 일반직 공무원을 구분해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사전 신청과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 입장했다. 설명회에서는 중수청 조직 구성과 인사 기준, 예산 규모, 청사 운영 계획 등이 약 40분간 소개됐고 참석자들과의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차분했다. 설명회는 엄격한 보안 속에 진행됐고 참석자도 예상보다 많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검사마다 반응이 천차만별이지만, 아직은 제도가 명시적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서 다들 기다려보는 분위기”라며 “어떤 조직이 되든 규정이 나와야 그에 따라 대응할 텐데 아직은 그런 것이 나온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청와대에서 법무부·경찰청과 행정안전부·검찰청 등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았다. 업무 보고에선 검찰 수사권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보완책 등이 언급됐다. 수사와 기소가 완전 분리되는 만큼 새 형사사법 제도 등에 대한 내용도 다뤄졌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업무 보고에서 “보완수사 요구 이행과 피해자 권익 보호가 현장에서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수사 인력을 보강하고 인적 관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규형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은 “개정된 형사법 체계에서도 국가의 전체 범죄 대응 역량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여러 정부 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