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주택 붕괴는 예고편? 부산 주택 3채 중 1채 ‘30년 넘은 노후 주택’
전국 평균 웃도는 부산 노후 주택 비율
안전사고 위험 커지는데 정비는 제자리
“주민 안전 위해 공공 개입 확대해야”
2일 오전 부산 서구 암남동 지상 2층의 다가구주택 일부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붕괴 우려에 거주자는 사전 대피해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관할 서구청은 인근 거주 주민 7명을 추가 대피시켰다. 정종회 기자 jjh@
최근 부산 서구 암남동 노후 주택 붕괴 사고(부산일보 7월 3일 자 8면 보도)가 발생하면서 본격적인 장마철과 맞물려 부산의 노후 주거 안전에 경고등이 켜졌다. 부산 전체 주택의 약 3분의 1이 준공 30년을 넘겼고, 특히 원도심은 절반 안팎이 노후 주택으로 파악돼 선제적인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부산 내 30년 이상 노후 주택은 2022년 36만 3944호에서 2023년 39만 9604호, 2024년 43만 2913호로 해마다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주택에서 노후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도 27.8%에서 30.1%, 32.1%로 꾸준히 늘어났다. 이는 전국 평균(각각 23.5%, 25.8%, 28%)보다 4%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구별로 보면 2024년 기준 영도구가 57.8%로 노후주택 비중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사상구(48.8%)와 동구(46.6%), 중구(46%), 사하구(43.5%), 서구(38.4%)가 뒤를 이었다. 특히 영도·동·중·서구 등 원도심 지역은 전체 주택 중 절반 안팎이 노후주택이라 부산 내에서도 오래된 집들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노후 주택은 건설 자재 강도 저하, 낡은 시설 탓으로 안전사고에 취약하다. 균열과 누수가 발생하기도 쉽고, 설비 고장 위험도 높아져 정주 여건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지난 2일 서구에서 발생한 노후 주택 붕괴 사고가 대표적이다. 이날 오전 5시 30분께 서구 암남동 한 주택재개발구역 내 지상 2층 규모 다가구주택 일부가 무너져내렸다. 이곳은 지난해 12월부터 석축 하부에서 지하수가 지속적으로 유출돼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됐던 곳이다. 서구청이 지난 10일 긴급 안전점검을 통해 거주 중인 주민 1명을 대피시키기도 했다.
건물과 시설 노후화로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지난달 5일 부산 사상구 주례동 한 아파트에서는 에어컨 설치 기사 2명이 베란다에서 난간에 기댄 채 작업을 하다 난간이 통째로 떨어지며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아파트는 1987년 4월 준공된 곳으로, 경찰은 난간 접합부 등에 노후화가 진행돼 이 같은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는 노후주택 증가가 단순한 주거 문제를 넘어 안전사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동아대 권태정 도시계획과 교수는 “부산 내 노후 주택은 민간 주도 방식으로 수익을 내기 힘든 지역에 많아 제대로 정비되지 못하고 늘어나는 추세”라며 “노후 주택은 주민 안전 문제와도 직결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어 “오래된 집들의 철거·정비를 민간에만 맡겨두지 말고, 관이 적극적으로 주도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지자체뿐 아니라 중앙 정부의 예산 지원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