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빚투’ 하루 62조 역대 최대…증권사 이자수익만 1.4조
신용융자 36조·증권담보대출 26조
금감원, 차입투자 상시 점검 착수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연합뉴스
코스피가 사상 처음 9000선을 넘는 등 새 역사를 쓴 지난 2분기,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빌려 주식에 투자한 이른바 ‘빚투’가 하루 평균 60조 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빚투로 증권사들이 거둔 이자수익만 1조 4000억 원에 육박한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6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일 평균 35조 9418억 원으로, 1분기(31조 126억 원)보다 15.9%(4조 9292억 원) 늘며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서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돈으로, 빚투의 대표 지표다. 2분기 초 32조 원대였던 잔고는 지난달 24일 38조 6328억 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미 가진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증권담보대출(예탁증권담보융자)은 1일 평균 25조 9666억 원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시장 활황에 증권담보대출의 상당 부분이 다시 증시로 빨려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 융자를 합친 총액은 2분기 하루 평균 61조 9084억 원으로, 1분기(57조 423억 원)를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빚투가 불어난 만큼 증권사 곳간도 두둑해졌다. 2분기 신용융자에 연 9%, 증권담보대출에 연 8.5%의 이자율을 적용하면 두 융자에서 나온 추정 이자수익은 각각 8086억 원, 5517억 원으로 합계 1조 3603억 원에 이른다. 1분기(1조 2508억 원)보다 8.7% 늘어난 규모다.
빚투 열기가 과열 조짐을 보이자 금융당국도 감시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5일 이찬진 원장 주재로 제3차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를 열고 차입투자 동향을 점검했다.
금감원은 시가총액·예탁금 대비 융자액의 비중은 안정적이라고 보면서도,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지수선물·옵션 거래가 늘어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투자자 손실과 금융사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원장은 앞서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빚투 열풍에 대해 “통계의 착시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고,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최근 신용융자 잔고는 증권사 융자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100%를 넘을 수 없다는 규제에 걸려 38조 원 안팎에서 횡보하고 있다. 다만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이 증자로 신용공여 한도를 늘리고 있어 빚투 잔고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