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중수청, 법조타운과 31km 거리 ‘수사 효율성’ 우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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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 입지 강서구 명지동 확정
차량 이동 시간만 40~50분 소요
타 지역청 대개 3~6km와 대비
인력 확보·리모델링 일정도 빠듯

중대범죄수사청 부산청이 들어서는 부산 강서구 명지동 퍼스트월드 브라이튼. 부산지방국세청 제공 중대범죄수사청 부산청이 들어서는 부산 강서구 명지동 퍼스트월드 브라이튼. 부산지방국세청 제공

오는 10월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부산청이 부산지법·부산지검이 있는 법조타운과 무려 31km나 떨어진 강서구에 입지를 확정하면서, 수사 효율성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대부분 3~6km 거리인 타지역 중수청과 비교해도 큰 격차다. 중수청 인력 확보 난항과 리모델링 일정 등을 고려하면 정상 가동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행정안전부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지난 2일 부산·수원·대구·대전·광주 등 지방중수청 5곳의 입지를 발표했다. 부산청은 강서구 명지동 ‘퍼스트월드 브라이튼’으로 결정됐다. 이곳은 부산지법·부산지검, 부산경찰청이 모여 있는 연제구 일대와는 자동차로 약 31km나 떨어져 있다. 차량 이동 시간만 40~50분가량으로, 출퇴근 시간이 겹치면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다.

타 권역의 경우 수원청은 수원지검·지법까지 약 3~4km, 광주청과 대구청도 각각 해당 지검·지법까지 약 3~4km, 5~6km 수준에 불과하다. 대전청의 경우 대전에 적합한 부지를 찾지 못해 약 25km 거리인 세종시에 임시 청사를 구했으나, 개청준비단은 향후 대전 이전을 다시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부산 법조계는 피의자를 긴급체포한 후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하는 신속 사건에서, 수사기록과 영장 서류를 들고 법원을 오가야 하는 물리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과거처럼 검찰과 법원이 바로 옆에 붙어 있던 구조와 달리, 중수청의 경우 수사 완료 뒤 공소청과의 협의나 사건 이송 과정에서도 시간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산의 한 검찰 관계자는 “영장 청구가 전자 방식으로 전환됐지만 수사 기록과 물적 증거는 여전히 실물로 제출해야 한다”며 “동영상 CD나 장부 같은 일부 증거는 전자화했더라도 종이나 실물 증거를 병행해 제출해야 하므로 결국 인편으로 오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같은 거리 차이가 실제 수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중수청의 직접 영장 청구 가능 여부, 공소청과의 업무 관계 등 기본적인 운영 틀 자체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산의 한 변호사는 “세부 규정이 미정이라 거리 격차가 실제 수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솔직히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인력 확보 전망도 밝지 않다. 중수청은 기존 검찰과 달리 수사관 체계로 운영되는 방향이 유력해, 검사가 중수청으로 가더라도 검사 신분을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부산청이 시내 중심과 멀리 떨어진 서부산에 자리 잡으면서, 검사 출신 인력이 중수청으로 이동할 유인도 더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건물 임대 계약 이후 내부 리모델링, 보안 시설 구축, 정보통신망 설치 등을 3개월 안에 마치기에는 일정이 빠듯하다. 개청준비단은 지난달 초에야 LG CNS와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KICS)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중수청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공수처도 출범 후 1년 5개월이 지나서야 킥스를 개통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적 시스템 구축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지난달 12일 “공수처보다 10배 이상 큰 조직을 1년 안에 출범시킬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부산 법조계 관계자는 “영장 청구든 수사 공조든 31km가 떨어진 거리에서 진행하는 것은 실무상 분명한 걸림돌”이라며 “입지·인력·전산망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출범을 강행하면 시작부터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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