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스쿨존] 들쑥날쑥 ‘미끄럼방지포장’ 규정, 국가 관리 틀 속으로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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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데이터부터 관리하자

해마다 전수조사 서울시와 달리
규정조차 없는 지자체도 수두룩
국토부 추진 시공 지침 개정에
유지·관리 기준 포함 여론 높아
사고 위험 따라 선별 적용 효율적
기존 제도·인프라 활용해도 충분

지자체마다 스쿨존 미끄럼방지포장의 이력 관리가 제각각이어서 통합된 지침이 필요하다. 부산의 북구의 한 스쿨존에 붉은색 안료를 넣은 미끄럼방지포장이 되어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지자체마다 스쿨존 미끄럼방지포장의 이력 관리가 제각각이어서 통합된 지침이 필요하다. 부산의 북구의 한 스쿨존에 붉은색 안료를 넣은 미끄럼방지포장이 되어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스쿨존(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 미끄럼방지포장은 한번 깔아놓는 것으로 끝나선 안 된다. 내구연한이 2년이 지나면 아스팔트보다 더 미끄러워지는 것을 감안해 명확한 유지·관리 기준이 뒷받침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자체별 관리 편차를 줄이고 국가 차원의 통합 관리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자체마다 관리 ‘제각각’

8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 지자체의 미끄럼방지포장 관리는 제각각 이뤄지고 있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의 미끄럼방지포장 최초 설치연도와 시공 방식, 설치구간 등을 매년 전수 관리하고 있다. 서울시 측은 이를 바탕으로 포장 노후도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유지·보수와 재포장 계획을 세우는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반면 부산시는 스쿨존 미끄럼방지포장이 최근 언제 보수됐는지 기본 현황 자료가 전무한 실정이다. 울산시도 스쿨존 미끄럼방지포장 현황과 유지관리 이력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 경기도와 경상남도 역시 도내 스쿨존 미끄럼방지포장 보수 현황을 취합·관리하지 않는다. 두 광역지자체는 스쿨존이 대부분 시·군이 관리하는 도시계획도로에 설치돼 있어 지방도로에 한정해 관리하는 도의 관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초 지자체별로도 관리에 차이를 보인다. 부산에서는 16개 구군 중 15개 곳이 스쿨존 미끄럼방지포장 이력을 관리하지 않고 있지만, 금정구는 유지·보수 공사 이후 정비 이력을 누적 관리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명확한 지침 필요

서울시와 부산의 금정구가 스쿨존 미끄럼방지포장의 유지 이력을 관리하고 있긴 하지만, 내구연한 2년이 지나 재포장하는 작업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마찰계수 측정 등 유지 보수를 위한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관리 지침이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자체마다 들쑥날쑥한 관리를 보완하고, 도로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국가 차원의 명확한 유지·관리 기준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의무 규정으로 △연 1~2회 정기적인 마찰저항 조사 △장마 전후 마찰계수 측정 △골재 탈락·변색·균열 여부 등에 대한 점검과 기록이 꼽힌다. 또 조사 결과를 지역 도로관리청의 정기보고에 포함시켜 관리의 일관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미끄럼방지포장을 도로 안전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인덕대 최준성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는 “미끄럼방지포장은 도로 안전에 필수적 환경인만큼 정량화되고 신뢰성 있는 성능평가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험도 따라 차별화도

모든 구간을 동일하게 관리하기보다 사고 위험이 높은 구간을 선별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특히 사고다발지역, 어린이 등 교통약자의 통행이 많은 구간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점검과 재포장 주기를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조직을 만들지 않아도 기존 제도와 인프라를 활용해서 관리체계 구축이 가능하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을 활용하면 스쿨존 주변 사고의 발생 위치와 유형을 분석해 미끄럼방지포장 유지·관리와 연계할 수 있다. 또 미끄럼방지포장 단체표준 인증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청 산하 도로교통안전기술협회가 관련 전문 심사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관리체계 구축 과정에서 전문성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대 황진욱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자체를 포함해 한국교통안전공단과 도로교통공단, 경찰청 등 유관기관이 협력해 특별관리가 필요한 구간을 선별하고, 어린이 등 취약계층을 고려한 관리 우선순위를 정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로교통안전기술협회 관계자는 “성능점검과 유지관리 제도가 마련되고 권한이 부여된다면 현재 확보된 전문 인력을 활용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끝-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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