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줄 잇는 경찰 조작·부실 수사, 보완수사권이 필요한 이유
부산·광주 사건, 견제 필요성 드러내
권한 남용 막는 제도적 장치 존치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타임캡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경찰 수사 독점 땐 국민 피해가 불가피할 것임을 방증하는 각종 사건들이 최근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보완수사권을 존치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8월 17일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 수사를 검증하고 견제할 방안마저 무력화시키는 것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한 과도한 집착 때문이라는 지적도 거세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사회적 약자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크다며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의견이 제기된 마당이다.
최근 광주와 부산, 경남에서 경찰의 부실 수사를 드러내는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다. 너무도 충격적인 일이다. 광주 도심에서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장윤기 사건에서 경찰의 부실 수사와 유착 정황이 잇따라 드러났다. 수사팀은 장윤기의 주거지에서 발견된 주요 증거물을 압수하지 않았고, 범행 차량도 현장에 남겨뒀다. 지역 경찰관인 장윤기 부친이 아들의 성폭행 의도를 입증할 리얼돌과 휴대전화 등의 증거를 폐기한 사실도 밝혀졌다. 광주경찰청은 담당 형사팀장을 증거인멸 혐의로 체포한 데 이어 수사팀 전원을 업무 배제시켰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없었다면 어떤 일이 발생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경남 창원에서도 경찰이 단순 사기로 치부했던 사건을 검찰이 보완수사해 조직적으로 허위 렌털하는 400억 원 대 신종 금융사기라는 것을 입증했다. 부산에서도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심규언 전 동해시장 뇌물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수사 덕분에 1심 법원은 지난달 심 전 시장에게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당초 해경은 수산물 유통업자와 공무원만 뇌물 혐의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보완수사를 진행, 심 전 시장에게 운송주선수수료 명목 11억 원 등의 뇌물이 흘러 들어갔다는 것을 밝혀냈다. 2022년 발생한 부산 서면 돌려차기 사건에서도 검찰은 보완수사로 강간 살인미수 진상을 밝혀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견제장치 없이 경찰에만 수사를 맡길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모든 경찰 수사를 믿기 어렵다는 것이 아니다. 일부 경찰관들의 개인적 의도에 따라 사건이 축소되는 것은 물론 본질조차 완전히 왜곡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반대한 여당 홍기원 의원도 “억울한 피해자를 최소화하는 수준의 보완수사권을 남겨둘 여지는 없는지 심도 있는 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이 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여당과 정부는 보완수사권이 검찰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상기하길 바란다.